▲ 출처=아비노 홈페이지

[소비자경제=이남경 기자] 아이의 피부건강을 위해 구매한 로션에서 정체불명의 벌레가 나와 제품제조 및 배송단계, 위생상태 등이 도마위에 올랐다. 판매업체에서는 ‘종종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설명해 논란에 불을 지폈다.

대구 달서구에 거주하는 정 모씨(여·34세)는 지난 9일 소셜커머스 위메프를 통해 ‘아비노(Aveeno) 데일리 모이스춰 라이징’을 구매했다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아이에게 발라주기 위해 로션을 짜다가 검정색 이물질을 발견한 것. 확인결과 벌레였다. 정씨는 곧바로 위메프와 아비노 측에 상황을 알리고 설명을 요구했다.

위메프에서는 “제품의 주입, 인수, 배송 등 다양한 과정 가운데서 벌레가 들어갔을 수 있다”고 인정하면서 “포장용기 면에서 관리가 소홀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정씨는 ‘가끔 벌레가 들어갈 수도 있다’는 설명에 다시 한 번 놀랐다. 정씨는 “이 겨울에 날파리가 들어갈 정도로 위생상태가 불량한 것 아니냐”며 “아비노는 어린이들도 많이 사용하는 제품인데 문제라도 생겼으면 어땠을지 아찔하다”고 말했다.

아비노 측은 “소셜커머스의 경우 판매자가 공식 셀러가 아닌 경우가 종종 있다”며 “제품의 시점과 송장번호 등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물질의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제품을 수거·조사하겠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정씨는 “업체 내에서의 성분조사를 어떻게 믿을 수 있느냐”며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격”이라고 제품회수를 거부했다.

▲ 정씨가 구매한 아비노 베이비 로션에서 나온 검정색 벌레

면역력이 약한 유아, 어린이들의 제품 및 식품은 위생관리가 특히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최근 사업자들의 부실관리가 다량 적발됐다.

지난 20일 한국소비자원이 영유아 이유식 30개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이중 12개 제품이 일반식품으로 분류돼 일반세균, 대장균 등 세균에 대한 제한기준이 없거나 느슨했다. 이중 세 개 제품은 일반세균과 개장균군이 기준을 초과하기도 했다.

미생물 오염 및 부패 방지를 위한 보존제 다량 함유가 문제되기도 했다. 한국소비자원의 2011년 발표에 따르면, 어린이용 로션 및 크림 20개 제품을 조사한 결과 9개의 제품(45%)에서 표시되지 않은 보존제가 검출됐다. 이중 3개 제품은 배합한도의 36~49%에 해당되는 높은 함량이 검출됐다. 보존제함량이 많은 경우 접촉성 피부염 같은 피부이상이 발생할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소비자가 거주하는 지역 해당 식품의약품안정청에 질의해 민원접수 할 수 있다”며 “접수를 받으면 해당제품에 대해 조사한 뒤 처리해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남경 기자 npce@dailycn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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