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상조업체의 부도·폐업 등으로 소비자피해가 급증하고 있지만 실제 보상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김기준 의원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받은 자료 분석 결과에 따르면, 상조업체가 폐업·등록취소 등으로 소비자피해 보상금 지급사유가 발생해 보상을 실시했거나 현재 실시하고 있는 업체는 20개에 달했다.

이들 상조업체는 상조업 소비자피해 보상기구로 공정위의 인가를 받아 설립된 한국상조공제조합 및 상조보증공제조합이 공제계약을 체결한 업체이다.

이중 한국상조공제조합이 보상을 종료한 5개 상조업체의 경우 가입회원은 9,643명이지만 보상금을 받은 회원은 1,395명(14.4%)에 불과했다.

나머지 8,243명은 소비자피해 보상금을 전혀 받지 못한 상태에서 보상신청이 종료돼 한국상조공제조합이 상조 소비자피해보상에 미온적이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할부거래법은 상조업체의 부도·폐업 등으로 소비자피해 보상 사유가 발생할 경우 상조서비스에 가입한 소비자가 이미 납부한 선수금의 최고 50%를 보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공제조합에 속한 상조업체가 선수금을 보전하기 위해 조합에 담보금으로 납부한 금액은 선수금에 비해 턱없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한국상조공제조합이 피해보상을 종료한 5개 상조업체의 총 선수금은 97억원인 반면 이들 업체가 조합에 납부한 담보금은 7억7,500만원(7.9%)에 불과했다.

상조업 공제조합이 소비자피해 보상을 제대로 실시하지 않은 것은 공제조합이 상조업체들로부터 받은 담보금이 적기 때문이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는 “공제조합이 소비자피해 보상을 적게 한 이유는 (공제조합이) 소비자에게 피해보상금을 신청하라고 등기우편을 보내면 반송되는 경우가 많고, 나이가 많은 어르신 회원들이 많아 보상공지 전달이 용이하지 않아 피해보상을 받지 못한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상조공제조합, 상조보증공제조합에 가입한 상조업체 중 디에이치상조, 씨엠상조개발 등 15개 업체가 부도·페업 등으로 보상금 지급사유가 발생해 현재 조합이 보상을 진행하고 있는 소비자는 총 7만5,600여명에 달한다.

이들 15개 상조업체에 가입한 고객들이 이미 납부한 총 선수금은 779억원으로, 업체가 선수금 보전을 위해 공제조합에 납부한 담보금은 84억8,700만원(10.8%)에 불과하다.

두 공제조합이 7만5,000여명에게 피해를 보상하기 위해서는 최대 350억~390억원이 소요되지만 두 공제조합이 이들 업체로부터 받은 담보금은 소비자피해 보상을 해줘야 할 금액보다 265억~305억원 정도 부족한 실정이다.

이러한 실정에 부실·방만 경영 등으로 문을 닫는 상조업체들이 늘어나며 소비자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 7월 한달 동안 한국소비자원 ‘1372 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소비자상담건수가 2,000건을 넘었다. 또 국민권위위원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들어 8월까지 국민신문고를 통해 접수된 상조회사 관련 민원은 598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43건)보다 35% 늘어났다.

이는 대부분 상조상품 가입자가 해약을 요구할 때 상조업체가 해약환급금을 제때 지급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권익위원회는 설명하고 있다.

김기준의원은 “공제조합이 선수금을 보전하는 상조업체들로부터 담보금을 적게 받은 것이 소비자피해 보상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공제조합이 담보율을 높여 소비자피해보상에 적극 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유진 기자 npce@dailycn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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