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기자간담회 기준 1900명 돌파…전체의 절반 넘어
최근 몇 년간 상황과는 이례적…“사 측에 대한 불만 높아지고 있어”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는 서승욱 지회장 [사진=연합뉴스]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는 서승욱 지회장 [사진=연합뉴스]

최근 카카오 노조가 ‘과반 노조’가 되면서 판교 IT업계에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그동안 IT업계에서는 노조가 기자회견에 직접 나서는 일이 있어도 그렇게까지 많은 주목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카카오 노조의 대형화를 계기로 다른 회사들의 노조 역시 근로자의 권리를 찾기 위한 발언이 강해질지 주목되고 있다.

서승욱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크루유니언) 회장은 25일 소비자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기자회견 이후 아직 명확하게 나온 것은 아니지만, 사측과의 과반 기준 협의 시점을 조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크루유니언은 지난 17일 카카오판교아지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노조의 조합원수가 1900명을 넘었다고 발표했다. 카카오 본사의 전체 사원수(2022년 6월 반기보고서 기준)가 3603명이기 때문에 절반가량을 넘긴 셈이다. 이후 근로기준법상으로 과반 노조로서 확정이 되면 카카오 내부에서의 입김이 더욱 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매우 이례적인 현상으로, 그동안 판교에 위치한 IT회사들은 노조의 힘이 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IT업계의 특성상 성과주의에 따른 처우 보장과 잦은 이직 등 타 업계보다 근로자들의 관심이 덜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2021년 웹젠 노조의 파업 선언 등 최근 몇년간 게임사들을 중심으로 크고 작은 노사문제들은 존재했다. 당시 웹젠 노조의 파업선언은 실제 파업에 들어가지 않고 국회의 중재로 임금협약을 마무리되었지만, 최근 대형사를 중심으로 근로시간·성과급 지급 문제와 엔데믹 종료로 인한 재택 근무 종료, 직원복지 축소 등으로 회사에 불만을 가진 근로자가 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카카오 노조는 기자간담회 당시 “작년까지 매주 단위로 부서 발령이 났다”면서 과도한 조직 개편을 문제로 지적했다. 여기에 카카오가 지난해 12월 재택근무와 격주당 ‘놀금(노는 금요일)’제도의 축소를 발표하고 전면출근으로 근무제를 확전하면서 사측에 대한 불만이 커졌다.

현재 과반을 달성한 것으로 알려진 IT 노조는 넥슨 자회사 네오플, 한글과컴퓨터, 카카오모빌리티 등이 있으며, 네이버 ‘공동성명’·넥슨 ‘스타팅포인트’·스마일게이트 ‘SG길드’ 등도 과반 노조는 아니지만 많은 근로자들이 가입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서 지회장은 당시 기자간담회에서 “아직 (다른 IT노조와의) 공동행동에 대한 계획은 없는 상황이다”면서 타 IT노조와의 공동행동에 대한 계획은 아직 없는 상황이라고 일축했다. 

이어서 서 지회장은 노조 가입이 급증 이유에 대해 “조합 규모는 이번 근무 제도 (변경)만으로 급증한 것이 아니다”면서 “가입률 증가 원인은 복합적인 내용이 결합해 있는데, 회사에 대한 믿음이 부족해지며 노동조합으로서 회사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역할에 많은 의미를 부여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경제신문 권찬욱 기자

 

저작권자 © 소비자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