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저들, 운영진에 “관리 소홀이다” 비판
옥성태 디렉터, “사과 및 악용 유저 제재 조치”
개발진, “사태 해결 총력…아직 미해결된 부분 있어”

해방의 열쇠(아이템)를 대량으로 사들이는 장면. 정상적으로 이벤트를 진행했다면 절대로 저렇게 많은 양을 살 수 없다. 이후 해방의 열쇠는 경매장으로 흘러들어가 대량의 테라(유료재화)를 챙기는데 이용됐다. [사진=던전앤파이터 모바일 디시인사이드 갤러리]
해방의 열쇠(아이템)를 대량으로 사들이는 장면. 정상적으로 이벤트를 진행했다면 절대로 저렇게 많은 양을 살 수 없다. 이후 해방의 열쇠는 경매장으로 흘러들어가 대량의 테라(유료재화)를 챙기는데 이용됐다. [사진=던전앤파이터 모바일 디시인사이드 갤러리]

넥슨의 게임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이하 던파 모바일)’에서 이벤트 재화가 무한정 복사되는 버그가 발생하고 이를 악용한 유저들이 확인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문제가 발견된 시점 이후 해결이 늦어지면서 게임 경제가 악영향을 받고 있으며, 유저들이 운영진의 ‘관리 소홀’을 비판하고 있는 상황이다.

옥성태 던파 모바일 디렉터는 1일 던파 모바일 공식 홈페이지의 개발자노트를 통해 해당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옥 디렉터는 “이벤트 주화 획득, 봉인된 자물쇠 이용, 오즈마 레이드 경매 등 비정상적인 재화 획득·사용·이동과 관련된 시스템과 데이터를 정밀하게 확인하고 논의하는 과정이 필요했다”면서 “다시 한번 모험가 여러분께 안내가 늦어진 점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사건은 지난 12월 22일부터 시작된 메이플스토리와의 콜라보 이벤트인 ‘핑크빈과 함께하는 2023 카운트다운 출석 이벤트’ 도중 발생했다. 해당 이벤트는 전용재화인 ‘메소’를 모아 ‘스페셜코인 상점’에서 사용해 각종 보상과 교환하게 되는데, 인벤토리가 가득찬 상태에서 메소를 수령할 경우 무한정으로 받을 수 있었다. 이는 명백한 버그로, 무려 10일이나 지난 시점인 지난달 31일 한 중국유저의 제보로 유저들에게 알려졌다. 

문제는 이후 이를 악용하는 유저가 다수 발생했다는 점이다. 악용 유저들은 버그를 이용해 메소를 무한정 복사하여 스페셜코인 상점에서 판매하고 있는 골드(재화)와 해방의 열쇠(아이템)를 대량으로 사들였다. 이 중 해방의 열쇠는 경매장으로 흘러들어가 대량의 테라(유료재화)를 챙기는데 이용되었으며 대량의 골드도 오즈마 레이드의 아이템 경매 시스템을 통해 세탁됐다. 

버그 악용유저의 아이템 내역(오른쪽). 최고급 아이템을 최대 강화치로 둘둘만 것을 볼 수 있다. [사진=루리웹]
버그 악용유저의 아이템 내역(오른쪽) [사진=루리웹]
중국 유저가 제보한 내용 중 일부 [사진=루리웹]

결국 운영진 측은 1일 새벽 5시 30분에 급히 경매장 문을 닫고 버그 악용 유저를 제재함과 동시에 임시점검에 들어가 해당 버그를 수정했다. 그러나 임시점검으로 복사된 재화들은 회수가 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점검 이후에도 여전히 악용되어 게임 내 경제에 실시간으로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점검 몇시간 전인 1일 0시를 기해 게임내 캐시 상점에서 신년기념 패키지가 판매되기 시작하면서 유저들은 “운영진이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못하는게 분명하다”고 비판했다. 현재 유저들은 게임에서 이탈했거나 상황을 지켜보고 있으며, “게임의 흥망을 결정지을 수 있다”고 말할 정도로 심각하게 인지되고 있다. 

특히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디시인사이드 갤러리에서는 입장문을 내면서 한층 더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RPG(역할놀이게임) 계열에서는 PVP 콘텐츠를 즐기지 않는다면 으레 장비 아이템의 강함과 레이드와 같은 PVE 콘텐츠의 플레이가 다른 이들과 비교하는 척도이자 즐거움이 되는데, 이게 무너졌기 때문이다.

입장문에서는 “현재까지 던파 모바일은 모든 종류의 사태가 전부 일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순항중이다. 그 이유는 사람마다 기준은 저마다 다르겠지만 운영진이 지금까지는 나쁘지 않은 대처를 선택했기 때문이다”면서 “하지만 이번은 조금 다르다. 이번 사태로 많은 유저들이 모든 장비를 20강(최대 강화치)하여 플레이 하는 중국인 유저를 보며 매우 큰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입장문에서는 “해당 사태에 대한 운영진의 입장을 듣고 싶으며, 이에 대해 만족스러운 대응을 보이지 못하거나 소통하지 않는다면 재벌집 막내아들 트럭엔딩을 보여드릴 생각이다”고 밝혔다. 상황에 따라 트럭 시위를 진행하겠다고 예고한 것이다.

현재 개발진은 사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개발진은 이벤트 재화에 해당되는 모든 아이템의 획득 로그를 확인한 상황이며, 추가적으로 오즈마 레이드 경매 시스템을 통해 비정상적으로 재화가 이동한 경우도 있는지 현재 확인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버그 악용으로 의심되는 계정들은 임시제한 조치와 함께 모든 게임 플레이 기록 조사에 들어가며 오류 악용 여부가 확인될 경우 회수 및 계정 정지 등의 추가적인 조치가 가해질 예정이다. 만약 정상적인 게임 플레이 기록으로 확인될 경우 임시 이용 제한에 대한 보상을 별도로 지급한다. 

추가로 운영진은 2일 공지를 통해 오류 악용 계정 730개 계정을 제재조치했다고 알렸다. 확인된 오류 악용 계정 중 오즈마 레이드 경매 참여 계정은 61개 계정, 75개 캐릭터이며, 회수 검토 대상인 골드의 규모는 915억 7160만 6283 골드로 알려졌다. 단 2개 계정은 정상경매 금액에 낙찰된 것으로 확인되어 회수대상에서 제외됐다. 

소비자경제신문 권찬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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