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크래프톤]
[사진=크래프톤]

‘바이오 하자드(레지던트 이블)’과 ‘데드 스페이스’ 등 호러액션은 많은 게임사들이 탐내던 영역이지만 ‘명작’으로 불릴 만큼 완성도 있는 모습을 보여준 타이틀은 극히 드물다. 처음에는 흠칫하면서 플레이를 하더라도, 적응만 된다면 어느샌가 별 생각없이 패드나 키보드 버튼을 두드리고 있는 플레이어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크래프톤이 도전하는 호러 액션 게임 ‘칼리스토 프로토콜’은 많은 영역에서 비슷한 분위기의 명작인 데드 스페이스 시리즈와 닮아 있다. 이는 애초에 칼리스토 프로토콜이 데드 스페이스의 정신적 후속작을 표방하고 있기도 했고, 데드 스페이스 개발자들이 중심이 된 개발사 ‘스트라이킹 디스턴스 스튜디오(SDS)’가 제작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넘어야할 벽은 만만치 않다. 데드 스페이스는 SF세계관을 바탕으로 우주공간에서의 크리쳐(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진 괴물)와 사투를 그렸고, 긴박함과 흥미진진한 전투 속에 함께 많은 게이머들이 감명을 받는 ‘장르의 교과서’로 남아있다. 그렇기 때문에 게임에 대한 기대감은 엄청났고, 개발팀의 숙제는 자신들의 손으로 전작을 뛰어넘는 일을 수행해야만 했다. 

이번 기사에서는 스포일러를 제외하는 선에서 칼리스토 프로토콜에 대해 전반적으로 다뤄본다. 

[사진=칼리스토 프로토콜 인게임 캡쳐]
[사진=칼리스토 프로토콜 인게임 캡쳐]

공포를 극대화시키는 음악과 연출, 그래픽

칼리스토 프로토콜의 배경은 먼 미래인 2320년 목성의 위성인 칼리스토에 위치한 ‘블랙 아이언 교도소’로, 주인공인 ‘제이콥 리’는 이곳에서 갑작스럽게 등장한 크리쳐들을 헤치고 탈출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게 된다. 

교도소 내부는 어둠에 잠긴 채 기이한 불빛들을 드문드문 내면서 플레이어를 미로 속으로 인도한다. 언뜻보면 그냥 어두운 공간처럼 보이지만, 크리쳐는 항상 예상치 못하는 곳에 숨어있으며, 기습적으로 튀어나와 플레이어를 놀래키고 당황을 유도한다. 여기에 드문드문 드러나는 생체조직 가득한 통로는 “여기 들어가도 되는건가”라는 진행방향에 대한 의심을 가지게 만들기도 한다. 

바로 이 과정에서 사운드가 유저에게 큰 역할을 한다. 조용한 가운데 울려퍼지는 배경음악과 발소리는 플레이어에게 긴장감과 두려움을 고조시키고, 크리쳐가 기습할 때 나오는 찢어지는 비명과 고통에 찬 주인공의 신음, 무언가 넘어지고 부서지는 소리는 순간적으로 플레이어를 전율시킨다. 

그렇다고 사운드가 무조건 긴장감과 두려움만을 유도하는 것은 아니다. 긴장감이 다운되어야할 필요성이 있는 장면에서는 적절하게 플레이어의 상태를 침착해질 수 있도록 풀어주기도 한다. 

여기에 시각적인 그래픽 역시 연출, 사운드와 어우러진다. 인물들과 크리처의 피부 질감과 움직임의 자연스러움은 게임이 아닌 실사영화의 영상미를 보는 것 같고, 돌아다녀야만 하는 공간들도  정교하게 구성되어 소위 ‘보는 맛’이 있었다.

추가로 플레이어 캐릭터가 ‘어떻게 죽는지’에 대해 여러 모습으로 구현한 것에 대해 추가 점수를 주고싶다.  당연한 소리겠지만 일반적으로 캐릭터가 사망할 때 무조건 모델링이 흐느적거리지 않고, 자연스럽게 몸이 무너지며 여기에 더해 각종 상해로 인한 인체 손상과 장기의 드러남 등은 호러라는 장르에서 플레이어에게 본질적인 혐오감을 더해줌으로서 역설적으로 더욱 게임에 빠져들게 만든다. 

[사진=칼리스토 프로토콜 인게임 캡쳐]
[사진=칼리스토 프로토콜 인게임 캡쳐]

화끈한 전투, 그러나 갈수록 문제되는 반복 작업

미래를 배경으로 하는 게임이기 때문에 총기가 존재하긴 하지만, 근본적으로 전투 방식은 다양한 지형지물을 이용하되, 대체로 근접전을 선호하도록 방식이 짜여져있다. 특히 가지고 있는 무기로 냅다 쳐서 적들이 멀리 튕겨나가고 부위가 파괴되는 것을 보고 있자면 확실히 데드 스페이스와는 다른 타격감이 느껴진다. 또 여기에 근접 공격을 넣다가 원거리 공격으로 이어질 수 있는 콤보 시스템도 존재하다보니 확실한 재미를 보장하고 있었다. 

UI(User Interface ; 유저 인터페이스)를 완전히 삭제한 것도 특기할만하다. 기본적으로 플레이어는 오로지 넓은 공간에 놓여진 화면만을 마주보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제공되는 넓은 시야는 플레이어가 주위를 좀더 꼼꼼하게 탐색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한편, 적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함으로서 대응책을 세울 시간을 주기도 한다. 물론 무기 강화 등의 필수적인 기능은 미래 신기술을 통한 패널을 통해 진행함으로서, 플레이어가 문제없이 게임을 진행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러나 문제는 초기에는 재미있었던 전투가 가면 갈수록 반복작업이 되면서 새로움이 부족해진다는 것이 문제다. 우선 전투는 후반으로 갈수록 먼저 적을 공격하는 것 보다는 회피에 집중하다가 기회가 있을 때 몇번씩 공격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는데, 문제는 이러한 전투방식에 새로움을 더해줄 무언가가 느껴지질 않아서, 전투가 원패턴이 되어 버린다. 여기에 ‘난 분명히 크게 무기를 휘두르는데 한명한테만 맞는다’는 상황도 가끔 발생해서, 불쾌함도 같이 발생했다. 

마지막으로 인벤토리 공간 부족 문제와 손전등 문제가 있다. 이 문제는 생각보다 체감이 굉장이 빨리 오는데, 대부분의 문제는 총알에서 오다보니 결국 근접무기를 숙달해야만 하는 상황이 펼쳐진다. 이는 ‘교도소라는 배경 특성상 제한된 상황에서 제대로 된 무기를 수급하기 힘들다’는 제작진의 의도라고 생각하고 싶지만, 아무리 그래도 인벤토리를 좀 넉넉하게 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여기에 손전등 문제가 연계된다고 할 수 있는데, 손전등이 비추어주는 평상시의 시야가 적고 희미하다는 게 문제다. 크게 비추고자 한다면 원거리 무기로 조준을 해야되는데, 조준 화면으로 넘어가면 화면 자체가 클로즈업되면서 UI를 없애면서까지 제공해준 넓은 시야의 이점을 오히려 활용하지 못한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사진=칼리스토 프로토콜 인게임 캡쳐]
[사진=칼리스토 프로토콜 인게임 캡쳐]

시작은 나쁘지 않다

현재 칼리스토 프로토콜에 대한 유저들의 평가는 복합적이다. 뛰어난 연출력을 바탕으로 오랜만에 플레이 해볼만한 호러액션 게임이 나왔다는 평가가 있고, 다른 한편에서는 전투를 중심으로 ‘플레이하기가 너무 불편하다’는 의견으로 나뉘어져 있다. 

하지만 데드 스페이스 역시 초기에는 이같은 평가를 받았다는 것을 기억해야만 한다. 데드 스페이스는 시리즈를 거듭할 수록 게임성이 더욱 발전했고, 데드스페이스 3에 와서는 게임성이 매우 훌륭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여기에 대입하면 칼리스토 프로토콜의 경우 앞으로 더욱 발전 가능성이 있다는 점, 첫 작품인데도 호러 액션이라는 장르에 걸맞는 공포를 플레이어에게 줄 수 있었는 완성작이라는 부분은 좋은 평가를 받을만하다. 

칼리스토 프로토콜의 경우에는 특유의 ‘생존’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말했듯이 플레이어는 굉장히 제한적인 환경에서 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 자유로운 무기의 수급 등이 어렵고, 넉넉하게 가지고 다닐 수가 없어 철저하게 계획하에 움직여야만 한다. 즉 단순히 게임을 즐기겠다는 것이 아닌 자신의 상황에 대한 점검과 현 상황에 대한 고민을 끊임없이 해야한다는 뜻이며, 이 역시 칼리스토 프로토콜만의 재미로 개발진은 생각한다는 뜻일 것이다. 여기에 자동저장을 제공해주지는 않으므로 플레이어는 언제 어디서 튀어나올지 모르는 크리쳐들을 상태로 항상 긴장감 최대치를 유지할수 밖에 없다.

다만 이런 부분에 대해 개발진이 ‘조금은 관대해도 괜찮지 않았을까?’하는 의문이 든다. 기본적으로 호러액션을 즐기던 유저라면 어느정도 감내는 할 수도 있을테지만, 호러액션과는 연이 없는 플레이어라면 이러한 제한 사항은 그대로 불편함으로서 남을 것이기 때문에, 어느정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느낀다. 

엔딩에서 후속작이나 DLC(Downloadable Content ; 다운로드 콘텐츠)로 추가 스토리를 예고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앞으로를 기대해본다. 

소비자경제신문 권찬욱 기자

[사진=칼리스토 프로토콜 인게임 캡쳐]
[사진=칼리스토 프로토콜 인게임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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