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애벌레·가시·집게벌레 등 이물질 잇따라 나와
올해만 7차례 제보 잇따라…위생관리 어떻게 하길래?
​​​​​​​소비자주권 “매번 사과·보상으로 무마…근본대책 세워야”

맥도날드 해시브라운에 달라붙은 모기 [사진=연합뉴스]
맥도날드 해시브라운에 달라붙은 모기 [사진=연합뉴스]

사먹는 음식에서 이물질이 나오는 사례는 흔치는 않지만 간간히 있는 사건들이다. 소비자들은 음식을 먹다 나오는 이물질로 기분이 상하는 것은 물론 심지어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는 경우도 있어 건강에 해롭지는 않을까 하는 불안감마저 든다.

올해 이물질 사고가 연이어 발생한 한국맥도날드가 최근에는 모기가 달라붙은 감자튀김(해시브라운)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올해만 벌써 7번째 위생 관련 사고가 터졌다.

한국맥도날드는 이물질 사건이 터질 때마다 보상과 재발 방지를 약속했지만 사고가 끊이지 않고 일어나고 있다. 연이은 위생 사고가 터지면서 언론은 물론 소비자단체도 한국맥도날드의 위생 체계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소비자시민단체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7일 보도자료를 통해 “한국맥도날드는 각종 이물질이 나올 때마다 보상과 재발 방지를 약속했으나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그만큼 소비자들의 불안감도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면서 “외식업체가 위생을 간과하면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 한국맥도날드는 대대적인 위생점검을 실시하고, 소비자 피해가 더는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 방지 대책도 제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자료=소비자주권시민회의]
[자료=소비자주권시민회의]

부산, 인천, 충주 등 전국적으로 발생

올해 한국맥도날드의 이물질 사건은 햄버거에서 ‘달팽이’가 발견됐다는 한 소비자의 제보부터 시작됐다.

보도에 따르면, 경기도 화성시 동탄에 거주하는 임신부 A씨(30대)는 지난 2월 6일 낮 12시께 동탄 드라이브스루 매장에서 4개의 세트메뉴를 구입했다. 이후 A씨는 집에서 햄버거를 먹으려다 양상추에 붙은 4㎝ 크기의 민달팽이를 발견했고, 곧바로 해당 매장에 연락해 항의하고 환불받았다.

해당 사건 이후에도 부산, 인천 등 전국 각지의 맥도날드 매장에서 벌레, 철사 등의 이물질이 나왔다는 소비자의 제보가 이어졌다.

지난 7월에는 고양의 한 매장에서 소비자가 구입한 햄버거에서 2cm가량의 쇠로 된 이물질이 발견되기도 했다. 자칫 이물질이 소비자 목에 걸릴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었다.

9월에는 강남구에 위치한 맥도날드 매장에서 일부 시설이 청결하게 관리되지 않아 식약처가 식품위생법 위반 사항 적발로 관할 지자체에 행정처분을 요청한 사례도 있었다.

10월에는 충주 맥도날드 매장에서 제조한 ‘핫케이크번’에서 길이가 2cm가 넘는 가시가 발견됐다. 11월에는 인천 매장에서 검은색 벌레가, 부산에서는 해시브라운에 모기가 달라붙어 있는 것이 발견돼 항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소비자주권시민회의]
[자료=소비자주권시민회의]

한국맥도날드 5곳 중 1곳 ‘비위생적?’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11월 6일 2017년부터 올해 6월까지의 위생 위반행위 기준으로 식품 프랜차이즈들의 실태를 조사해 발표했다.

조사결과, 약 400개 매장을 운영 중인 한국맥도날드가 적발률 1위를 기록했다. 400개 매장에서 86건이 발생했으니 매장 5곳 중 1곳은 비위생적이라는 뜻이다. 또한 한국맥도날드는 2018년부터 지난해 7월까지 식품위생법을 76회나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함께 지난해 식약처 자료에 따르면, 해당 기간 맥도날드의 점포당 식품위생법 위반 수는 0.19로 다른 브랜드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다. 버거킹의 6배가 넘는 수준이다. 경쟁사인 버거킹은 0.03회, 롯데리아는 0.08회를 기록했다.

2021년 6월 한국맥도날드 충주DT점에서 햄버거를 구매해 먹었던 한 소비자가 벌레가 발견됐다며 소비자경제신문에 제보했다. [사진=제보자]
2021년 6월 한국맥도날드 충주DT점에서 햄버거를 구매해 먹었던 한 소비자가 벌레가 발견됐다며 소비자경제신문에 제보했다. [사진=제보자]

한국맥도날드 근본적 해결방안 있나

한국맥도날드의 안일한 대응도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논란거리다.

지난 10월 2일 경기도 이천시 한 매장에서 판매한 햄버거에서 기생충으로 보이는 이물질이 발견됐다. 당시 한국맥도날드 측은 피해자에게 외부에 알리지 않는 조건으로 보상금 20만원을 제시하며 합의를 요구했다는 사실이 드러나 뭇매를 맞기도 했다.

소비자주권은 “맥도날드는 매번 소비자 보상과 ‘이물질 제거 과정을 강화하겠다’는 등 원론적인 입장으로 논란을 잠재우려 할 뿐, 근본적인 위생문제 해결에는 소극적이어서 문제가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맥도날드의 2021년 매출은 8679억원으로 2020년 7910억원보다 9.7%나 증가했다(가맹점 제외 수치). 그만큼 많은 소비자가 애용하는 브랜드라는 것이다”면서 “그러나 맥도날드는 소비자에 대한 보답이 아닌 허술한 위생관리로 불안감을 주며 소비자 피해를 불러오고 있다. 제대로된 사과와 행동을 보여주는 것은 물론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소비자경제신문 김세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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