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기획사 잘못된 관행과 맞물리면서 해마다 증가
정부의 폐기물부담금·EPR 제도운영도 사각지대 있어
“기업 포함 정부 엄격한 규제와 친환경대책 마련해야”

이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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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해 K-POP 음반 앨범의 과포장·중복소리로 버려진 폐기물이 100톤을 넘어 환경오염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일부 기획사의 잘못된 관행으로 해마다 폐기물이 증가하고 있어 음반 과대포장·생산에 대해 기업은 물론 정부의 엄격한 규제와 친환경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9일 시민단체 소비자주권시민회의(이하 소비자주권)는 작년 한 해에만 K-POP 음반 5708만장이 판매됐지만 과포장, 중복 소비를 조장하는 일부 기획사의 잘못된 관행으로 매년 100톤 이상의 폐기물이 배출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음반 포장 및 폐기물과 관련된 규제는 폐기물부담금과 EPR(생산자책임부담금) 부담금으로 집행된다.

소비자주권에 따르면, 정부는 재활용이 어려운 CD나 굿즈 등은 폐기물부담금으로 플라스틱 요율 150원/kg을 부과하고 있다. 음반의 비닐포장재, CD케이스 등은 EPR 제도를 활용해 직접 제품 포장재를 회수해 재활용하거나 재활용이 어려우면 기획사가 공제조합에 분담금을 내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폐기물부담금·EPR 제도운영이 ‘자원 절약과 재활용 촉진’이라는 취지를 구현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다는 것이 소비자주권의 주장이다. 1kg당 폐기물부담금으로 150원을 부과하는 것은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라는 것이다.

특히 연간 출고량이 10톤 이하인 경우는 부과 대상에서도 면제되므로 현 제도는 음반제조사들에게 적절한 책임을 부과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자료=소비자주권시민회의]
[자료=소비자주권시민회의]

버려지는 음악앨범이 환경에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는 것도 심각한 문제다. 실물음반들은 대부분 폴리염화비닐(PVC)로 포장돼 있고 염소 성분이 포함된 폴리염화비닐은 불에 타면 강한 부식성 가스가 배출된다. 

또 앨범 CD는 플라스틱 재질이지만 가정에서 분리배출 시 일반 쓰레기로 버려지는 경우가 많다. 음반 포토북이나 포토카드에 쓰이는 코팅 종이는 코팅 비닐과 종이를 떼어서 버려야 하지만, 잘 분리되지 않아 일반 쓰레기에 버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음악앨범은 대부분 재활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와 함께 팬들에게 음반 과소비를 유도하는 기획사들의 행태가 음반 폐기물을 증가시키는 원흉으로 꼽히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음악 산업백서에 따르면 음반을 구매한 후 순수하게 구매한 음반을 사용해 음악을 감상하는 소비자는 11.5%에 불과했다. 기획사들은 앨범 속에 포토카드나 팬사인회 응모권 등을 끼워 판매하는 ‘팬심을 이용한 마케팅’을 통해 팬들이 불필요한 음반을 대량 구매하도록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소비자주권은 “음반기획사는 팬심을 이용해 팬들이 실물음반을 대량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행위를 멈추고 불필요한 플라스틱 생산을 줄여야 한다”면서 이와 함께 “정부 역시 음반 과대포장 방지, 부과금 개선 등 폐기물을 줄이고 환경을 지키는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우원식 의원이 환경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8~2021년까지 음반제조업자에 부과한 폐기물부담금은 총 1억 9145만원, EPR 분담금은 총 8100만원으로 나타났다. 주요  기획사인 ‘하이브’, ‘SM’, ‘YG’는 코로나19로 인해 대면 공연을 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도 지난해 각각 1903억, 685억, 506억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매년 수천 만장의 플라스틱 실물음반을 판매해 막대한 영업이익을 얻고 있지만, 업체당 실제 부과된 부담금은 평균 1천만원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경제신문 김세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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