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현장 [사진=연합뉴스]
건설현장 [사진=연합뉴스]

도시정비사업에 있어 가장 중요한 건 조합의 설립이다. 우리나라엔 수많은 재건축과 재개발 조합이 존재한다. 조합이 많이 존재하는 만큼 조합과 조합원들 간의 갈등도 그만큼 발생한다. 

지난 5월 경기도 A조합은 임시총회를 개최했다. 이 조합은 시공사 해지를 두고 조합과 조합원들 간의 불화가 있었다. 

총회가 개최된 이유에는 여러가지 안건이 있었지만 그 중에서도 ‘프리미엄 사업단 수정제안 수용여부 의결’에 대한 안건이었다. 총회에서 한 조합원은 조합장에게 “시공사해지를 원하지는 않지만 이 안건은 매우 만족스럽지 못하다. 이 안건이 정말 최선안인지? 현재 시공사 타조합 대비 좋은 혜택인지?”라고 물었다. 

그러자 조합장은 이렇게 말한다. “방금 A조합원님이 물어본 질문은 수준이하의 질문이다”면서 조합원의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다. 

결국 총회에서 가장 중요했던 안건은 조합이 밀고 나갔던 대로 가결이 났지만 조합원들이 바라는 컨소사업단 중 A시공사가 단독으로 시공을 한다거나, B시공사가 지분율을 낮춘다거나 하는 정확하고, 구체적인 방안은 아직도 결정된 게 없다고 한다. 

이 곳은 시공사 문제 뿐 아니라 집행부와 조합원들과 잡음이 많다. 조합원들이 조합장에게 질문을 하면 항상 돌아오는 답변은 썩 명쾌하지 않았다고 한다. 답변을 듣기보다는 조합의 설립과 역사를 들려주는 등 동문서답을 한다는 게 조합원들의 설명이다. 그래서 많은 조합원들이 조합을 많이 답답해하고 의견을 많이 제시한다. 

그러면 조합에서는 의견을 제시한 조합원들을 비대위 취급을 하며, 집행부 임원 중 한명이 조합원들끼리 이간질을 한다고 한다. “현재 집행부를 갈아치우고 자기가 조합장을 하려고 한다더라”라는 유언비어를 퍼트리기도 한다는 것. 이렇게 조합원을 믿지 못하는 조합이라니 참으로 슬픈현실이 아닐 수 없다. 

이 조합은 조합설립추진위부터 사업시행인가까지 12년, 사업시행인가부터 관리처분인까지 3년. 총 15년정도의 시간이 걸렸다. 현재 2028년도 입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조합 뿐 아니라 둔촌주공 사태만 봐도 알 수 있다. 현재 둔촌주공은 조합과 시공사업단의 갈등으로 50일 넘게 공사가 중단됐다. 일부 조합원들이 현 조합 집행부에 대한 해임 절차를 밟는다. 둔촌주공 조합 정상화위원회(정상위)에 따르면 공사재개와 조합 파산방지를 위해 현 조합 집행부 해임 절차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정상위는 “공사중단 사태에서도 조합원의 부담만 가중되는 실익 없는 무리한 마감재 변경과 단지 특화 등을 요구하고 불필요한 분쟁으로 공사중단이라는 막대한 피해를 초래한 현 조합 집행부의 무능과 도덕성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둔촌주공 재건축은 조합과 시공사업단이 공사비 증액 문제 갈등이 심화하면서 지난 4월 15일부터 공사가 중단된 상황이다. 둔촌주공 재건축은 역대 최대 규모의 재건축 사업으로 꼽힌다. 강동구 둔촌1동 170-1번지 일원에 지상 최고 35층, 85개동 1만2032가구(임대 1046가구 포함) 규모의 아파트와 부대시설을 짓는 사업이다.

조합은 조합원이 있기에 존재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조합은 조합원을 위해 일을 해야 한다. 그리고, 집행부는 조합원의 의견을 묵살하면 안된다. 조합 집행부가 잘못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조합원들의 몫이 된다. 이 점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소비자경제신문 오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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