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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예 안 풀린 것보다는 낫지만 중국 상황도 그렇고 쉽지 않네요.”

한 면세업계 관계자가 올해 3월 해외입국자 자가격리 의무가 해제되고 5000달러였던 내국인 면세점 구매 한도 폐지 이후 취재 과정에서 한 말이다.

코로나19 엔데믹 전환 시점에도 국내 면세점이 언제 웃을 수 있을지 기약이 없다. 일부 중국 지역의 코로나19에 따른 봉쇄에 따른 영향이 막대하다. 매출의 효자노릇을 하는 보따리상의 발이 다시 묶였기 때문이다.

27일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3월 말 해외입국자에 대한 자가격리 조치가 해제되고 4월 중순 사회적 거리두기까지 해제됐지만 지난 4월 국내 면세점 매출은 1조 3833억원으로, 지난달(1조 6630억원)보다 17% 감소했다.

지난달 면세점을 방문한 내국인 수는 70만 3119명으로 전월(53만 1153명)보다 32% 늘었고 매출 역시 41% 증가한 1088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외국인 수 역시 6만 5283명으로 같은 기간 31% 상승했지만, 매출은 20% 떨어진 1조 2745억원에 그쳤다.

면세한도에 대한 업계의 볼멘소리도 여전하다. 내국인은 면세 한도가 600달러인 만큼 고객 수가 늘어난다고 해도 매출이 함께 오르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 업계의 목소리다.

중국의 경우 면세한도는 5000위안으로 한화 약 94만원이다. 면세 특구인 하이난성의 면세한도는 10만 위안으로 한화 1880만원에 달한다. 가까운 나라 일본은 20만엔으로 한화 199만원이다.

인천공항면세점 입점 여부도 국내 면세기업들에겐 상당한 고민꺼리다. 동아시아 3대 공항 중 하나로 면세기업들에겐 입점만으로도 ‘상징성’이 큰 곳이지만 임대료가 문제다.

당초 인천공항면세점은 고정 임대료 방식이었지만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지난 2020년 9월부터 올해 6월 말까지 매출과 연동된 품목별 영업요율 방식으로 책정되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조만간 1·2터미널 7개 면세점 입찰에 돌입할 예정인데 기존대로 고정 임대료 방식으로 돌아갈 경우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이어지는 와중에도 입점 면세기업들이 매달 내야 하는 임대료가 3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최근에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에 면세점 업계는 또다시 긴장하고 있다. 이와 함께 국토교통부가 인천공항 면세점 임대료 감면 종료를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면세점업계의 주름살이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며 지난 2년동안 면세점업계는 꽁꽁 얼어붙었다. 특수를 기대했던 올해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중국이 빗장을 걸어잠그며 잠시나마 품었던 희망은 물거품이 됐다.

코로나19 엔데믹에 돌입하는 시점에서 유통업계는 서서히 부활의 날개짓을 펴려고 하고 있다. 물론 아직 좀더 지켜봐야 한다. 그러나 출혈이 컸던 면세점 업계는 부활이라는 단어조치도 사치인 상황이다.

언제까지 중국이 빗장을 열기만 기다릴 상황은 아니다. 면세점 업계가 목말라하는 면세 한도에 대한 조정과 임대료 감면 정책의 재검토 등이 필요한 시점이다.

소비자경제신문 심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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