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3사 자회사들의 알뜰폰 시장 점유율이 사실상 50%를 넘어섰다. [사진=연합뉴스]
이동통신3사 자회사들의 알뜰폰 시장 점유율이 사실상 50%를 넘어섰다. [사진=연합뉴스]

“통신시장은 이미 상위 감시기관이 많고 알뜰폰 시장도 확대돼 있다. 이미 합리적인 중저가 요금제가 이전부터 출시되었고 지금도 만들어지고 있다. 이전 단통법처럼 유통에 관해서 과도한 간섭은 이전 통신판매 시장에 혼란만 줄 뿐이라고 생각한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가 기자에게 한 말이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3사의 독과점을 막기 위해 도입한 알뜰폰 제도가 되려 3사의 시장 지배력을 높이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통신 3사가 과반에 가까운 점유율을 확보한 만큼 당초 취지와 어긋나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윈회 양정숙 의원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 10월말까지 이동통신3사 자회사들의 알뜰폰 휴대폰회선 점유율이 49.9%에 달했다. 

알뜰폰 시장에서 수익이 되는 휴대폰회선 시장을 이동통신3사 자회사가 싹쓸이하면서 당초 이동통신3사가 장악한 시장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도입한 알뜰폰 도입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고, 통신 3사 자회사가 알뜰폰 시장까지 모두 점령하면 알뜰폰 사업 자체가 불필요하다는 알뜰폰 무용론까지 고개를 들고 있다.

양 의원 자료에 따르면 2021년 10월말 국내 알뜰폰 가입자수는 총 999만 1000명에 달해 전체 가입자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알뜰폰 가입자 중 IoT가입자를 제외한 순수 휴대폰회선 가입자만을 놓고 보면, 2021년 3월 606만 5000명에서 10월말 현재 596만 8000명으로 감소추세가 뚜렷하다.

눈에 띄는 점은 휴대폰회선 가입자가 전체적으로 감소하고 있는데도 이동통신3사 자회사 가입자수는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는 데 있다. 이동통신3사 자회사의 휴대폰회선 가입자수는 2021년 3월 222만 7000명에서 10월말 297만 5000명으로 20만명 이상 크게 늘어났고, 시장점유율도 45.7%에서 49.9%까지 급증했기 때문. 이렇듯 통신 자회사들의 알뜰폰 시장 점유율을 제한해야 한다는 목소리와 통신 자회사에게 등록조건으로 부여되어 있는 시장 점유율 산정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요구도 커지고 있다.

지난 국정감사에서도 이동통신3사 자회사 등록조건에는 알뜰폰 시장을 50% 이상 점유할 수 없지만, 통신 자회사들이 돈이 안 되는 IoT가입자 보다는 수익이 되는 휴대폰회선 가입자 유치에 치중하면서 시장 왜곡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특히 등록조건 부여 당시와 달리 사물인터넷이 활성화되면서 알뜰폰 IoT 회선이 가파르게 증가해 현행 시장 점유율 산정방식으로는 통신 자회사 점유율이 사실상 50%에 도달하기 어려운 구조다. 이런 사실은 IoT가입자를 포함한 알뜰폰 전체 가입자 대비 이동통신3사 자회사의 시장점유율은 2021년 3월 32.6%에서 10월말 현재 32.0%로 줄어든 반면, IoT가입자를 제외한 순수 휴대폰회선 가입자 점유율은 같은 기간 45.7%에서 49.9% 크게 증가한 통계 수치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또 통신 자회사의 점유율 제도 개선 논의가 본격화된 이후, 규제가 마련되기 전에 최대한 많은 가입자를 확보하려는 자회사들의 과열 경쟁이 심화되는 등 제도 개선 논의 이후 오히려 시장 혼탁이 가중되는 상황을 감안할 때 정부의 신속한 정책 수립 및 집행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알뜰폰을 사용하는 고객이라면 이전 알뜰폰 가격보다 조금 더 저렴하게 가입할 수 있어서 나쁘지는 않다. 단, 이렇게 자회사가 알뜰폰 시장까지 왜 진출하는지에 대해서 생각해봐야 한다. 기존에 자회사가 아닌 알뜰폰 회사들이 노력해서 만들어 놓은 시장을 더 낮은 도매대가로 들어와서 장악한다면 기존에 있던 회사들은 버티지 못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사실상 이통통신망 사업자(mvno)의 출범 이유가 사라지게 되기 때문이다. 

기존메이저 요금제는 말 그대로 단말기 구매와 사용기간에 강제화에 있고, 알뜰폰 요금은 기존 단말기로 고객이 쓰고 싶은 요금제로 사용기간에 제한 없이 이동 가능하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이대로 알뜰폰 시장을 다시 자회사로 채워간다면 당연히 알뜰폰 휴대폰 요금은 올라갈 것이고 알뜰폰 시장에 진입해 있는 자회사가 아닌 회사들은 버티지 못할 것이다. 그 회사들이 하나둘씩 사라지면 결국 다시 이전에 mvno가 출시하는 요금으로 가입하고 보급폰이나 구형폰 재고 털이시장으로 알뜰폰 자회사들을 운영할 것이라고 본다. 

소비자경제신문 오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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