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최근 전국의 거리는 술 한잔을 나누는 사람들의 웃음으로 가득합니다. 이에 따라 요식업과 유흥업, 주류제조·유통업계가 어느정도 숨이 트일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최근 술 가격이 오르면서 이를 즐기는 것도 쉽지 않아졌습니다. 최근 업소에서 파는 소주 가격은 5000원에서 6000원 사이로 약 1000원 정도 인상됐습니다. 편의점에서 파는 소주도 1950원으로 150원 정도가 더 올랐습니다. 

맥주도 마찬가지로 5000원에서 6000원으로 올랐습니다. 여기에 ‘편의점 맥주 4캔 1만원’ 공식도 깨지고 있습니다. 500㎖ 편의점 캔맥주의 경우에는 2500원에서 2800원, 병제품은 2950원에서 2200원으로 올랐고, 1L 페트제품의 경우 4000원에서 4700원, 1.6L는 6100원에서 6900원으로 올랐습니다. 

이렇다보니 식당에서 몇 병 먹지도 않았는데 술 값으로 1만원은 아주 쉽게 넘어버립니다. 일각에서는 이 가격이면 차라리 와인과 양주를 먹겠다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싼 값에 자주 먹었던 소주와 맥주가 서민과 멀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대체 무엇이 원인일까요? 가장 큰 원인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 곡물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입니다. 맥주는 보리·홉·밀로 만들고, 소주 역시 발효주정을 곡물로 만들기 때문에 곡물가 급등에 많은 영향을 받습니다.

주류 회사들은 이미 2월 말부터 원재료 가격 인상과 공급 문제를 이유로 출고가를 100원 올렸습니다. 출고가가 오르면 유통 과정에서 마진이 추가로 붙어 최종 소매 가격은 매우 커집니다. 주류 유통의 경우 주류제조사·수입업체에서 주류 취급 면허 취득 전문 도매상, 소매점, 소비자로 이어지는 복잡한 구조를 띄고 있기 때문입니다. 즉, 주류 공장에서 소주 1병이 1100원에 출고되었다면 도매상에서는 1400원~1600원, 소매점에서는 5000원이 되는 겁니다.

특히 소매점에서 주류는 마진율이 매우 많이 남는 품목입니다. 식당 주인의 입장에서는 인건비와 임대료 상승 등의 이유로 영업을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주류값을 우선적으로 올리는 것이 가장 합리적입니다. 여기에 출고가 인상이라는 이유도 생겼습니다. 

물가 인상이 지속되면 더 큰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특히 채소와 해산물 가격 인상으로 안주 가격도 함께 오르면서, 서민들이 밖에서 술을 마시는 것은 커다란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고달픈 하루를 사는 서민들의 애환을 달래주던 술과 안주. 이제는 취하는 것마저도 사치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소비자경제신문 권찬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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