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63스퀘어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모습 [사진=연합뉴스]
여의도 63스퀘어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모습 [사진=연합뉴스]

“나는 OO아파트에 살아. 너는 무슨 아파트에 살아?” 

요즘 아이들의 인사방식이라고 한다. 이는 마치 불과 몇년 전 초등학교 가정통신문에서 ‘아버지가 타고 다니는 차는 무엇입니까?’이라는 질문과 매우 흡사하다. 

실제로 직방이 자사 애플리케이션 이용자를 대상으로 아파트 브랜드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다양한 아파트 브랜드 가운데 선호하는 브랜드가 있냐는 질문에 73.0%가 ‘있다’고 답했다. 아파트 브랜드가 아파트 가치(가격) 형성에 얼마나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전체 응답자 중 87.4%가 ‘영향있다’고 응답했다. ‘보통’이라고 답한 응답은 8.0%, ‘영향없다’는 4.6%에 그쳐 90%에 가까운 응답자들이 아파트 브랜드가 가치(가격)에 영향이 있다고 생각했다. 

또 과거에 비해 브랜드가 아파트 선택 시 얼마나 중요해졌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75.7%가 ‘중요해졌다’고 답했다. ‘변화없다’는 13.4%, ‘중요해지지 않았다’는 10.9%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40대(78.5%)와 50대(78.5%)에서 중요해졌다는 의견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브랜드 아파트를 선택하는 가장 큰 이유가 ‘단지 내부 품질 및 설계구조’로 나타난만큼 브랜드 자체만의 리뉴얼보다 변화해가는 가구 형태와 수요자들의 니즈에 맞춘 아파트 구조와 품질 개선 노력이 최우선으로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아울러 지난해 10대 건설사 브랜드 아파트 평균 경쟁률이 26.08대 1로 나타났다. 평면, 설계, 마감재, 커뮤니티시설 등 우수한 상품성을 갖춘 브랜드 아파트는 입주 후 지역을 대표하는 단지로 자리 잡고 주거 트렌드와 시세를 주도하는 등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았다. 

특히 브랜드 아파트는 지역 시세도 결정하기도 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울산 남구 신정동에 위치한 ‘울산 신정 푸르지오’ 전용 84㎡는 1월 6억 3500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 2020년 1월 같은 타입 거래 금액인 4억 1500만원 대비 2억 2000만원 오른 것이다.  

그에 비해 인근 위치한 ‘신정동풀비체’ 전용 84㎡는 지난달 3억 9500만원에 거래되며 2020년 2월 거래된 3억원 대비 9500만원 상승했다. 이 결과를 놓고 봤을 때 같은 입지라도 브랜드에 따라 시세 상승률에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시공능력에 따른 우수한 상품성이 보장되다 보니 주거 만족도도 높게 나타나 지역 주거트렌드를 리드하는 단지로 인식되는 것 같다. 

이제 더 이상은 브랜드 아파트가 집값에 영향을 미치기 보다는 그 아파트의 내·외부적인 요인으로 집값이 정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파트의 내·외부적인 요인 교통은 좋지 않은데 브랜드만으로 가격이 정해지는 건 아직도 외모지상주의를 그대로 보여주는 식인 것 같다. 겉으로 보이는 게 우선이 아니라 내실을 더 다져서 살기 좋은 곳이 그 값을 받았으면 한다. 

소비자경제신문 오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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