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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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앞에 장사 없다. 금전만능주의. 돈이면 무엇이든 다 되는 세상인가?  HDC현대산업개발을 두고 하는 말일게다. 

신규 재건축, 재개발 등 신규 사업장에서 현대산업개발 입지가 심상치가 않다. 현대산업개발이 광주 화정동 사고 이후 관양현대에 이어 서울 월계동신아파트 재건축 수주까지 따냈다. 이는 화정동 사고에 대한 처벌수위가 정해지지 않아 언제 수주활동이 금지될지 모르는 만큼 최대한 많은 일감을 확보하기 위한 행보로 여겨진다.

현대산업개발은 지난 27일 열린 시공자 선정총회에서 조합원 887명 가운데 총회성원 800명 중 739명의 표를 얻어 92.4%의 지지로 시공사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2826억원 규모의 해당 사업지는 현산과 코오롱글로벌이 수주를 두고 맞붙은 곳이다. 월계동신아파트는 1983년 지어진 864세대 규모의 아파트 단지로, 이번 재건축을 통해 지하 4층~지상 최고 25층 14개동에 1070세대 및 부대복리시설이 들어선다.

하지만 연이어 두 번의 대형 참사를 낸 현대산업개발이 적자가 예상되는 수주를 감행한 동기가 석연치 않다. 이 때문에 한 업계 관계자는 “수익성 없이 수주에 올인한 것”이라며 “오히려 수익이 나면 이상할 정도”라는 평가를 내놨다.  

특히 현대산업개발은 화정동 사고 이후 바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27일 엠엔큐튜자파트너스는 HDC 보통주 30만5146주를 장내 매수했다. 이달 3일에는 14만5183주를 추가 매입했다. 총 취득금액은 25억5000만원에 달한다. 이로 인해 엠엔큐튜자파트너스의 HDC 지분률은 기존 39.82%에서 40.34%로 올랐다. 주목할 점은 이 회사가 정 회장이 지분 100%를 들고 있는 개인회사라는 것. 정 회장은 최근 사고 책임을 지고 HDC현대산업개발 수장 자리에서 물러났으나 여전히 HDC그룹 회장직을 유지하고 있다.

한 조합원은 “잇따른 사고가 발생하고 비난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수주를 진행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면서 “실제로 약속이 다 이뤄지거나 건물이 제대로 지어질지 모르겠다”고 비난했다. 

더불어 사고가 난 화정동 아이파크 201동 만을 철거하는 데에도 2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과 예비 입주자회, 관할 지자체인 광주 서구청의 한숨이 깊어질 전망이다. 201동만 철거 후 재시공하더라도 1년 6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안정화 후 부분 철거, 전체 철거 등 방법을 논의 중인 가운데 어떤 방법을 선택하든 최소 2년 6개월(30개월)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철거 후 재시공할 경우 3~4년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입주예정자들의 주거 대책 마련도 시급하다.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을 포함해 예비 입주자는 874가구다. 입주예정자들은 당초 11월 입주 예정에 맞춰 생활과 대출 등 금융 자금, 이사, 아이들 진학 계획 등을 세웠다. 현재 이들은 수분양자라 ‘기 주택자’로 구분되고 법적 제도적으로 ‘무주택자’에게 주어지는 혜택을 받을 수 없다.

그렇다면 이 많은 돈을 어디서 해결할까? 답은 하나다. 화정동 사고 이전에 계약했던 수주 현장들이다. 다시 말해 기존 현장 조합원들이 새로 수주한 사업장 조합원들의 주머니를 채워주는 식이다. 기존 현장 조합원들이 가만히 있을 지는 의문이다. 그들도 바보가 아닌 이상 현대산업개발에게 더 좋은 조건을 받으려 할 것이다. 

현대산업개발에게 묻는다. 돈으로 해결하는 게 정말 최선의 방법이었을까.

소비자경제신문 오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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