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자 “사과 요구했지만 기사도 대리점주도 사과하지 않았다”
​​​​​​​한진택배 측 “다시 재발하지 않도록 고객 서비스 만전 기할 것”

이 사진은 기사와 관련없음 [사진=연합뉴스]
이 사진은 기사와 관련없음 [사진=연합뉴스]

택배가 도착하지 않아 확인해달라고 하자 오히려 화를 내며 심한 욕설까지 하는 한진 택배기사가 무서워 결국 이사를 가게 됐다며 소비자가 분노했다. 특히 욕설에 대해 사과를 요구하자 오히려 역정을 내며 여성비하적인 욕까지 되풀이해 고객센터에 대책을 요구했으나 아무것도 개선되지 않았다고 호소했다.

2일 소비자경제 제보에 따르면, 경기도 의정부시 신동아파라디움 아파트에 사는 L씨는 지난 9월29일 배송이 완료됐다는 메시지를 받고 확인했으나 물건이 도착하지 않아 택배기사에 확인 전화를 걸었다. 그러나 택배기사는 “분명히 배송 완료했다. 가족들한테 물어봐라. 나는 잘못한 것이 없다”고 오히려 화를 냈다.

아무리 찾아봐도 택배가 없어 계속 택배기사에게 전화했지만 전화를 받지 않았다. 화가 난 제보자는 간신히 통화가 되자 기사에게 항의했다.

[사진=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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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님! 기사님은 배송을 완료했다고 하고 저는 택배를 받지 못했고 이런 경우는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묻는 겁니다. 기사님에게도 책임이 있는 것이니 조치를 취해달라는 건데 왜 이렇게 화를 내는 겁니까?”라며 의견을 물었지만 되돌아오는 것은 욕설이었다.

택배기사는 “나는 분명히 배송을 완료했다고! 아잇 ○○년이 말같지도 않은 말을 하고 있네!!”하면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너무 화가 난 제보자는 전화와 문자를 반복해 보냈지만 묵묵부답이었다. 

제보자는 한진택배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어 항의했다. 그러나 고객센터에서는 형식적인 답변만 반복했다. 고객센터 담당자는 “지역 담당 택배기사에게 페널티를 주겠다. 향후 교육도 철저히 하겠다”라고 답했지만 제보자는 다른 건 필요없고 ‘진정한 사과’를 원한다고 재차 요구했다.

[사진=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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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밤 9시20분경 뜻밖의 전화 한통이 왔다. 옆 건물 아파트에 사는 503호 주민이라며 1503호 택배가 잘못 왔으니 찾아가라는 거였다. 결국 제보자는 택배를 찾았지만 불친절하고 욕설을 내뱉는 택배기사를 계속 볼 생각에 겁도 나도 짜증도 났다. 앞으로 택배를 주문할 때마다 택배기사가 신경이 쓰일 것 같았다.

결국 10월 19일 제보자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그 택배기사를 다시 만났다. 너무 화가 난 제보자는 기사를 보자마자 “사과하세요! 옆 건물에 배송한 것이 맞잖아요. 기사님 잘못이면서 고객에게 그렇게 쌍욕을 하는 건 아니지 않냐?”며 따져물었다.

그러나 여전히 택배기사는 불친절했다. “뭘 더 어쩌라구요? 택배 찾았으면 됐잖아요!”라며 사과하지 않았다. 주위에 아파트 주민들도 많았으나 아랑곳하지 않았다. 제보자도 결국 화를 내며 같이 싸웠다.

한진택배 홍보팀 관계자는 1일 소비자경제와의 통화에서 “택배기사의 욕설로 불쾌감을 느낀 고객님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해당 기사는 고객님과 통화가 끊어진 걸로 알았다고 하지만 어떠한 사유로든 있어서는 안 될 행동으로 고객님께 심려를 끼쳤드렸다”면서 “서비스 담당부서장이 고객님께 정중히 사과드렸으며 이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고객 서비스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한진택배 측의 조치에도 불구하고 제보자는 그 어떤 사과도 받지 못했다며 항의했다. “요즘 택배가 많아 기사님들이 힘든 것은 알고 있다. 아파트 주민들도 최대한 택배기사에게 친절하도록 노력하자는 얘기도 오갔다. 하지만 일을 감정적으로 처리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면서 “기사님을 바꿔달라고 한 것도 아니고 최소한의 사과라도 받고 싶다고 요구했지만 대리점주나 기사에게서 그 어떤 사과를 받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제보자는 “집안 사정으로 이사를 고민하고 있던 중이었는데 이런 일이 생기니 이사를 해야겠다는 맘을 굳혔다. 이번 주에 다른 지역으로 이사간다”고 전했다.

소비자경제신문 노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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