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 실적도 좋고 수익도 많이 나고 있는 핵심 점포들을 폐점 매각해 정상적인 영업 및 사업 활동으로 보기에는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박석운 홈플러스 폐점매각 저지 대책위원회 공동 대표)

홈플러스 노조와 여러 시민단체는 14일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사모펀드 MBK파트너스(MBK)의 홈플러스 폐점 매각을 저지하기 위한 대책위원회를 출범했습니다. 기자회견에는 홈플러스 노동자와 입점 상인, 각계 시민단체 대표가 모여 저마다 MBK에 대한 규탄 발언을 쏟아냈습니다.

MBK는 지난해 5월 언론을 통해 홈플러스의 폐점매각 소식을 알렸습니다. 현재 매각이 확정된 점포는 총 6곳으로 경기 안산점, 대전 둔산·탄방·동대전점, 부산 가야점, 대구점으로 대부분이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매장입니다.

참석자들은 MBK가 처음부터 부동산 투기를 목적으로 홈플러스를 사들여 공중분해 시키려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늘상 해오던 매각 후 재임대방식이 아닌 폐점 후 고층 주상복합건물을 짓는 개발사업을 벌일 예정이고, 그 과정에서 직원들의 고용과 입점 상인들의 고통은 내버려두는 ‘먹튀’를 자행하려고 한다는 겁니다.

또 참석자들은 MBK가 지난 2015년 홈플러스 인수 비용 7조 2000억원 중 차입매수(LBO)로 조달한 5조원 때문에 홈플러스의 영업이익 165%를 배당금으로 가져가 인수차입금과 이자를 갚는데 써 정상적인 기업 성장이 불가능하게 만들었다면서 1조 5000억원 이상의 폐점매각 대금도 사실상 빚 갚는데 사용될 예정이라고 분노했습니다.

“실제로 작년 10월에 매각 이슈가 터졌을 때 제가 홈플러스에서 6년 정도 장사를 했는데 하루 매출이 정말 0원이 나온 적이 있었어요. 고객분들이 와서 여쭤보세요. ‘오늘 언제까지 영업하세요’라고 하면 ‘저희는 코로나 방역 지침 때문에 8시까지 합니다.’ ‘아니요, 여기 언제까지 실제 운영을 하시냐고요’. 그게 인사였습니다.(채희주 한상총련 대규모 점포 입점주협의회 사무총장)

“도대체 사모펀드가 기업을 인수해서 하는 역할이 뭡니까. 이걸 지속 가능하게 발전시켜서 노동자들이나 소비자들이 거기서 행복하게 일하거나 물건을 구입할 수 있도록 투기자본이 이 홈플러스를 인수했겠습니까. 5년, 10년 후에는 최대한 자기네들이 투자 투기한 이익을 뽑아먹고 먹튀하려고 인수하는 겁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아무런 공적 규제 장치가 없습니다.”(김주호 참여연대 경제사회팀장)

대책위는 정부와 국회가 이러한 투기자본 규제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면서 사모펀드 투자자 공개, 기업사냥 및 약탈 규제, 공적연금 투기자본 투자제한 등의 투기자본규제법 입법을 적극 촉구했습니다. 또 대책위는 지난달 18일 정치권과의 논의와 투쟁 끝에 안산시의회에서 도시계획 조례 일부개정안을 통과시켜 안산점 폐점과 개발계획을 저지시킨 사례를 들며 다른 시민사회단체에 적극 협력을 요청했습니다.

한편 대책위는 기자회견 직전 어떻게 활동을 이어나갈지에 대한 토론도 진행했습니다. 토론에서는 점포 폐지를 앞두고 벌어지는 회사와 노동자의 갈등 사례와 해결방안, 앞으로의 계획 등이 논의되었습니다.

이날 토론회에서 노동자들은 그동안 MBK가 이윤극대화를 위해 신규인력 채용중지와 기존인원 전환배치 등 무리한 인력감축을 밀어붙혔다고 호소했습니다. 또 고용 불안과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MBK가 투자한 기업 노조들과의 연대와 정기적인 정책토론회 및 간담회를 통해 MBK의 악행이 투명하게 공개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소비자경제신문 권찬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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