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 증빙이 관건…각각 생산력과 자금력에서 장점
일각에서는 정상 경영과 지속 성장에 의문 표하기도

쌍용차 평택공장 [사진=쌍용자동차]
쌍용차 평택공장 [사진=쌍용자동차]

쌍용자동차를 운영할 새주인이 오는 29일 결정된다. 

쌍용차와 매각주간사 EY한영회계법인은 오는 29일 우선협상대상자 1곳과 예비협상대상자 1곳을 선정해 통보하겠다고 23일 밝혔다. 본입찰에 참가한 업체는 총 3곳으로 이엘비앤티(EL B&T) 컨소시엄이 5000억원대 초반,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이 2000억원대 후반, 인디EV가 1000억원대 초반의 금액을 각각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인디EV를 제외한 두 회사 중에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이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서울회생법원이 쌍용차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3사에 경영 정상화 계획 등을 보완해 입찰 서류를 다시 제출하라고 요구한 상황이고 쌍용차 측이 인수제안서를 바탕으로 자금 증빙에 중점을 두고 투자확약서와 은행 지급보증서 등을 꼼꼼하게 살펴보고 있어 예상보다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는 것이 업계 후문이다. 

두 회사는 저마다의 무기를 앞세워 쌍용차 인수에 대한 강점을 내세웠다. 이엘비앤티는 전기차·배터리 제조사로 전기차 제조 원천기술을 쌍용차로 이전해 미래 전기차 시장에 대응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독일에 배터리 회사를 보유하는 등 전기차 제품 설계·공정 기술과 배터리 제조 기술을 이미 확보했다는 것도 강점으로 내세웠다.

이엘비앤티의 컨소시엄은 이전 쌍용차 유력 투자자였던 HAAH오토모티브의 새 법인 카디널 원 모터스와 사모펀드 운용사 파빌리온PE으로 구성됐다. 이엘비앤티는 유럽 투자사로부터 조달한 자금을 바탕으로 본입찰에 참여했으며 파빌리온PE가 투자자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카디널 원 모터스를 이엘비앤티 측과 연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카디널 원 모터스는 미국과 캐나다에 135개 판매 채널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이엘비앤티는 2023년부터 북미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쌍용차 판매에 나설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또 최근 사우디 국영 SIIVC와 사우디 한국산업단지 프로젝트 참여를 위한 합의각서(MOA)를 맺은 만큼 쌍용차의 수출 경쟁력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에디슨모터스의 전기버스. [사진=연합뉴스]
에디슨모터스의 전기버스. [사진=연합뉴스]

에디슨모터스는 현재 1톤 전기트럭과 9.3m 전기저상버스, 8.8m 전기저상버스를 판매하는 등 인수 후보 중 사실상 유일하게 전기 상용차를 양산해서 판매하고 있는 회사다. 에디슨모터스는 인수제안서에서 2022년까지 10종, 2025년까지 20종, 2030년까지 30종의 신형 전기차를 생산·판매하는 등 쌍용차를 전기차 업체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에디슨모터스의 계획은 이르면 2022년 하반기 전기차 스마트S를 처음 출시하는 등 에디슨모터스의 전기차 시스과 소프트웨어 기술을 쌍용차의 양산형 내연기관차 시스템과 합쳐 시너지를 내겠다는 것이다. 또 전기 승용차, 12m 전기고상버스, 2.5∼30톤 전기트럭, 전기트랙터 등의 출시계획도 공개했다.

에디슨모터스는 사모펀드 KCGI·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PE)와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4000억원 가량을 투자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외에도 개인 투자자 등으로부터 2700억원을 확보한 상황으로 향후 3년 내에 최대 1조 5000억원을 조달할 예정이다.

쌍용차 측은 인수 희망가 외에도 인수 이후 쌍용차를 안정적으로 성장시킬 의지와 능력을 고려해 우협을 선정한다는 계획을 세워둔 상태다. 우선협상대상자와는 10월 초까지 구속력 있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 약 2주간의 정밀실사와 인수 대금 및 주요 계약조건에 대한 협상을 거쳐 11월 중에 투자계약을 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쌍용차는 인수 후보 모두 전기차 관련 업체라는 점에서 미래차 전환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거기에 3곳 모두 벤처 기업이라는 점에서 구조조정 등의 우려도 다소 불식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새우가 고래를 삼키려고 한다는 우려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인수 후보의 매출 규모나 업력 등을 따져봤을 때 이들이 상대적으로 덩치가 큰 쌍용차의 지속 성장과 안정적인 경영을 이어나갈 수 있을지가 관건인 상황이다. 특히 쌍용차의 지난해 매출은 2조 9297억원, 영업손실은 4460억원인데 반해 에디슨모터스는 직원 수도 180명에 작년 매출은 897억원, 영업이익은 27억원 수준을 기록했으며 이엘비앤티의 경우 작년 매출이 1억원도 채 안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빠르게 친환경차 전환을 추진 중인 현대자동차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비교하면 쌍용차가 격차를 줄이고 꾸준히 신차를 개발해 시장에 내놓을 수 있을 지 우려된다. 쌍용차는 15일 첫 전기차 코란도 이모션 200대를 유럽 시장 판매를 위해 선적했으나 해당 차량은 충전시 최대 주행 가능 거리가 339㎞(WLTP 유럽기준)에 불과하다.

소비자경신문 권찬욱 기자

코란도 이모션은 쌍용차의 첫 전기차로 지난 15일 첫 유럽 판매에 나섰다. [사진=연합뉴스]
코란도 이모션은 쌍용차의 첫 전기차로 지난 15일 첫 유럽 판매에 나섰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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