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자 “죽여버리겠다고 협박을…기사 담당지역을 바꿔주면 안되겠냐”
​​​​​​​한진택배측 “담당자 바꾸겠다…향후 이런 일 없도록 기사교육에 만전”

추석 연휴를 앞두고 서울 송파구 동남권물류단지에서 택배 물류 작업이 한창이다.  [사진=연합뉴스]
추석 연휴를 앞두고 서울 송파구 동남권물류단지에서 택배 물류 작업이 한창이다. 이 사진은 기사와 관련없음 [사진=연합뉴스]

“한진택배 기사가 막말에 욕설까지 해 택배를 시키기가 두렵다. 직업상 택배를 많이 주문해야 하는 상황인데 택배기사를 혹시 만날까봐 겁이 난다. 택배기사 담당지역을 다른 곳으로 변경해 주면 안되겠냐?”

14일 소비자경제 제보에 따르면, 구로에 사는 K씨는 택배기사의 막말이 이렇게 공포스러울지 몰랐다며 한진택배가 빨리 조치를 취해줬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제보자 K씨에 따르면, 지인이 대만에서 홈쇼핑 관련 사업을 하고 있어 국내 제품을 해외로 보내는 일이 많아 택배 이용이 많다고 했다.

코로나로 비대면 택배가 실시되면서 택배를 문앞에 두고 가는 경우가 많지만 K씨는 택배기사에게 배송시간을 알려달라고 특별히 주문했다. 문이 닫혀있을 경우에는 미안하지만 문을 두드려 달라고도 몇 번 부탁한 터였다. 

9월 4일 토요일, K씨는 오후 2시쯤 도착한다는 택배기사의 문자메시지를 확인하고 기다렸지만 오지 않았다. 오후 5시가 돼서야 택배가 도착한 것을 알았다. K씨는 물론 늦을 수는 있는데 문을 두드려 달라는 부탁을  들어주지 않은 택배기사에게 전화를 걸어 항의했다. 그러나 택배기사의 뜻밖의 대응에 당황했다.

택배기사는 “문 두드렸다고! 두드렸는데 왜 난리냐?”며 소리치고는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너무 당혹스러운 K씨는 다시 전화를 했지만 더 무서운 욕설을 들었다.

누구랑 싸우는 중인지 흥분한 목소리로 전화를 받은 택배기사는 “왜 자꾸 전화질이냐? 너 어디에 사는지 내가 다 안다. 월요일에 찾아가서 죽여버리겠다!”면서 제보자보다 더 흥분한 상태로 소리를 질렀다.

이 사진은 기사와 관련없음 [사진=연합뉴스]
이 사진은 기사와 관련없음 [사진=연합뉴스]

K씨는 욕설에 협박까지 들으니 해코지라도 당할까봐 겁이 났다. K씨는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어 “택배기사가 개인적인 일로 힘들더라도 고객에게 이런 협박까지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조치를 취해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K씨는 고객센터 담당자의 답변에 더 화가 났다. 고객센터는 “내부적인 조치에 따라 처리하겠다”고만 답했다.

K씨는 “요즘 추석 명절이라 택배량이 많고 힘든 것은 이해한다. 하지만 택배기사의 말을 듣고나서는 택배를 신청할 때 한진택배는 이용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남긴다. 혹시 얼굴이라도 마주치면 무슨 일이 일어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택배 시키는 것이 이렇게 무서운 일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제발 이 지역을 담당하는 기사를 바꿔줬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한진택배 홍보팀은 소비자경제와의 통화에서 “택배기사가 개인적으로 어려운 일이 있더라도 고객에서 화를 내거나 욕설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지금은 성수기라 바로 기사를 변경할 수는 없고 추석이 지난 후 담당지역을 변경토록 조치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향후 이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기사 교육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덧붙였다.

소비자경제신문 노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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