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업자 골프채 제공 진술·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입건
경찰 조사 받은 이동훈 금품수수 부인·정치공작설 주장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여권 회유설 당 차원 진상 규명

조선일보 이동훈 전 논설위원이 13일 서울경찰청에서 정치공작설을 주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선일보 이동훈 전 논설위원이 13일 서울경찰청에서 정치공작설을 주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Y(윤석열)을 치고 우리(여권)를 도우면 없 던 일(금품수수 혐의)로 만들어준다?

금품수수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은 이동훈(51)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이 정치공작을 주장했다. 야권 유력 대선주자로 손꼽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 대변인이었던 이동훈 전 논설위원은 13일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에서 수사를 받은 뒤 향응 제공에 대해 묻던 취재진에게 정치공작이라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은 3류 자작극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공작이라면 이름을 밝히고 수사를 의뢰할 일이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여권 회유설에 대해 당 차원에서 진상을 규명하겠다고 나섰다. 윤석열 전 총장과 친분이 있는 권성동 의원도 “여권의 습관적 정치공작의 실체를 철저히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이동훈 전 대변인은 지난달 10일 야권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총장 대변인이 됐다. 그러나 불과 열흘 만에 “일신상의 이유로 직을 내려놓는다”며 대변인 사퇴를 밝혔다. 당시 연합뉴스가 윤석열 전 총장과 안 맞는 부분이 있었냐고 묻자 이동훈 전 대변인은 “해석하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경찰은 포항 일대에서 100억원대 사기 혐의로 구속된 가짜 수산업자 김모(43)씨에게서 이동훈 전 대변인에게 골프채 등을 줬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금품수수 혐의로 입건된 이동훈 전 대변인은 서울경찰청에서 8시간 동안 조사를 받았다. 취재진이 경찰청을 나서는 차량으로 몰리자 이동훈 전 대변인은 차에서 내렸다. 취재진이 “룸살롱 접대 몇 차례 받았는지”를 묻자 이동훈 전 대변인은 “성실히 조사를 받았다”며 말문을 열었다. 

“여권 사람이 찾아온 적이 있다. ‘Y를 치고 우리를 도우면 없던 일로 만들어주겠다.’ 이런 말을 했다. ‘경찰과도 조율이 됐다.’ 그런 식으로 이야기했다. 저는 안 하겠다. 못하겠다(고) 했다. 제 얼굴과 이름이 언론에 도배가 됐다. 윤 총장이 정치 참여를 선언하던 그 날이다.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공작이다.”

이동훈 전 대변인은 금품수수에 대해서 말하지 않은 채 택시를 타고 현장을 떠났다. 이동훈 전 대변인은 김씨에게 국민의힘 홍준표, 김정재 의원을 소개했다고 알려졌다. 홍준표, 김정재 의원은 김씨가 수상해 보여서 거리를 뒀다고 밝혔다. 김씨는 경찰 수사 과정에서 검찰과 경찰 간부에게 금품을 제공했다고 진술했고 TV조선 엄성섭 앵커 등에도 금품을 주었다고 말했다. 

구속된 김씨의 지인은 MBC와 인터뷰에서 “지바겐(벤츠)을 주면서 뒤에 골프채 실려있으니까 이거를 이동훈 위원 드리라고…. 서울 올라가실 때 이거를 들고 가셨다”고 말했다. 골프채와 과련하여 이동훈 전 대변인은 “중고 골프채를 빌려 쓴 뒤 집 창고에 아이언 세트만 보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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