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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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의 한 맥도날드 매장에서 또다시 햄버거 속에서 집게벌레가 나왔다. 한 가족이 조촐한 햄버거 파티를 즐기려 했던 소확행은 순식간에 불쾌감과 구토, 분노로 뒤바뀌었다.

먹거리가 넘쳐나는 요즘도 햄버거는 여전히 라면과 함께 출출할 때 간식 또는 누군가에게는 식사대용으로 전 연령대가 즐기는 대표적인 먹거리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그만큼 많이 먹고 많이 팔리고 있다.

그래서 냉동된 고기패티와 야채를 즉석에서 조리해서 많은 소비자에게 팔다 보니 위생 관리가 철저해야 함은 물론이다. 주문과 동시에 빠른 시간 내에 조리돼야 하기 때문에 빵과 패티 고기를 굽고 켠켠히 얹어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과정이 시스템처럼 셋팅돼 있다.

자연히 햄버거를 만드는 조리 코너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분주할 수밖에 없고 때로는 무신경하게 기계적으로 햄버거를 출고하는데 익숙해질 수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조리과정에 정성은 빠져 있고, 나와 내가족이 먹는다는 마음으로 팔아야 하는 기본적인 먹거리 안전 철칙은 실종될 때가 더러 있다.

그렇기에 더욱 주방과 직원들의 위생 관념과 관리는 철저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다 믿고 먹는 햄버거 브랜드의 매장이라면 당연한 일이다. 먹거리를 파는 식품 기업의 최우선은 씹고 먹고 마시는 음식이 사람의 몸 속으로 들어간다는 점에서 때로는 생명과 직결될 수 있다는 마음가짐이 없이는 장사를 해선 안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소비자들 외식 식탁이 풍성해진 것과 달리 먹거리를 파는 외식기업들의 인식이 갈수록 둔감해지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비판이 나온다. ‘그까짓 벌레 하나 갖고 호들갑이냐’ 식이거나 ‘환불해주면 그만’이라는 오만한 태도로 순수한 피해 소비자까지 블랙컨슈머로 취급하는 못난 외식, 식품기업들은 결국 소비자들에게 외면당해 시장에서 사라질 수밖에 없다.

이런 기업들은 대개의 경우 음식 속에 이물질이나 벌레가 나왔을 때 소비자의 문제 제기나 신체 이상반응이 나오기 전에 신속하게 해당 음식물을 수거해서 본사에서 검증해봐야 한다는 입장이 대부분이다. 소비자를 우롱하는 그 시커먼 속내는 뻔뻔하기 짝이 없다. 그렇게 수거된 문제의 음식은 그 이유를 궁금해 하며 기다리는 소비자에게 정확하게 통보될 리 만무하다.

믿고 먹어야 할 외식 브랜드에서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고 해도 먹거리 안전사고가 끊이질 않는다면 대수롭게 넘길 문제가 아니다. 지금이 어떤 시대인가. 아직도 햄버거에서 벌레가 나온단 말인가.

시장에서 매장에서 파는 음식에서 탈이 나면 믿고 사서 먹는 소비자의 몫이 아니다. 팔지도 못할 쓰레기 음식을 파는 판매자의 잘못이고 기업의 책임이다. 이처럼 당연한 말길 조차 통하지 않는 햄버거 회사라면 국민건강을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를 떠 앉고 있는 것이다. 

맥도날드 햄버거를 먹을 때마다 빵과 빵 사이를 열어보고 우리 아이들에게 먹여야 하는 불신이 나날이 깊어간다면 소비자의 선택은 뻔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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