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명의신탁, 농지법 위반, 업무상 비밀 이용 소지 등 의혹 다양해
국민 의혹 떨쳐내 당내 도덕 기반 재건 목적…의혹이 해소되는 대로 복당시킬 예정

더불어민주당 고용진 수석대변인이 8일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고용진 수석대변인이 8일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부동산 투기 의혹이 있는 국회의원 12명에게 전원 자진탈당을 권유했다. 형식은 권유지만 송영길 대표가 집권당 의원이란 꼬리표를 떼고 남들과 똑같이 조사를 받으라고 촉구해 사실상 출당을 선언한 셈이다.  

민주당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8일 비공개 최고위원회가 끝나자 취재진에게 탈당 권유를 알리며 “부동산 투기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너무 크고 정치인의 내로남불에 비판적인 국민 여론이 높은 것이 현실이다. 부동산 투기 의혹 사안만큼은 선제적 조치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최고위원회는 부동산 불법거래 등 각종 비리 의혹이 드러난 의원 12명에게 전원 자진탈당을 권유하기로 결정했다. 탈당이라는 극단적인 카드를 꺼내든 민주당은 부동산 문제를 둘러싼 국민의 의혹을 떨쳐낼 수밖에 없다고 판단한 셈이다. 

민주당 의뢰를 받아 부동산 투기 의혹을 조사했던 국민권익위원회는 7일 민주당 의원 전원과 식구를 조사한 결과 부동산 명의신탁 의혹(4인)과 업무상 비밀 이용 의혹(3인), 농지법 위반 의혹(5인)이 드러났다고 발표했다. 윤미향 의원을 비롯해 김주영, 김회재, 문진석 의원은 부동산 명의신탁 의혹이 드러났다. 김한정 의원과 서영석, 임종성 의원은 업무상 비밀을 이용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원내대표 출신인 우상호 의원과 양이원영, 오영훈, 윤재갑, 김수흥, 우상호 의원은 농지법 위반 의혹이 문제가 됐다. 

그러나 우상호 의원을 비롯한 일부 의원은 결백을 주장했다. 특히 우상호 의원은 “갑작스런 모친 사망으로 토지를 구입했고 포천시청에 문의해 가매장 한 뒤 묘지를 써 법 위반은 없던 걸로 알고 있었다”며 수사기관에 적극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몇몇 의원은 불만을 토로했지만 민주당은 사실상 탈당 조치를 고수했다. 무죄 추정의 원칙상 탈당 권고가 과도한 선제 조치이지만 개별의원의 불이익을 최소화하기 위해 자진 탈당 형식을 취했다고 설명했다. 의혹이 해소되면 복당을 허용할 테니 민주당 밖에서 의혹을 해소하란 뜻이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충분한 소명 절차도 없는 데다 경미하고 중복된 사안이라는 등 논란이 많이 있었지만 집권당의 외피를 벗어 똑같이 조사를 받고 해명을 하고 돌아오길 바라는 차원에서 불가피한 결정을 했다”고 잘라 말했다. 송영길 대표는 제1야당인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들을 향해 “당대표가 되면 전수조사에 대해 어떻게 할것인지 입장을 밝혀달라”며 야당에도 국회의원 전수조사를  요구했다.

소비자경제신문 권찬욱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자진탈당을 권유한 의원들. 왼쪽 위부터 김주영, 김회재, 문진석, 윤미향, 김한정, 서영석, 임종석, 양이원영, 오영훈, 윤재갑, 김수흥, 우상호 의원이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자진탈당을 권유한 의원들. 왼쪽 위부터 김주영, 김회재, 문진석, 윤미향, 김한정, 서영석, 임종석, 양이원영, 오영훈, 윤재갑, 김수흥, 우상호 의원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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