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교통 수단 이용 시 마스크 착용…상황 따라 규제 복원”
미 언론 “접종 완료자 규제 완화로 팬데믹 이전의 활동 재개 기대”

미국 보건 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친 후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고 권고했다.

지난 13일(현지시간) 열린 미 백악관 코로나19 대응팀 브리핑에서 로셸 월렌스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은 “흥분되고 강렬한 순간”이라며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친 사람은 대부분의 실외나 실내에서 마스크를 쓰거나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할 필요가 없다는 새 권고안을 발표했다고 CNN 방송과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전했다.

미 CDC가 실외 마스크 착용 지침을 완화한 이후인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의 베니스 비치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들이 거리를 지나가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 CDC가 실외 마스크 착용 지침을 완화한 이후인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의 베니스 비치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들이 거리를 지나가고 있다. AFP=연합뉴스

백신 접종을 마친 사람에 한해 마스크착용을 안하고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하지 않은 채 어디서든 마음껏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권고안은 과학적 뒷받침을 근거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AP는 “미국을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전의 삶으로 되돌려 놓으려는 조치로서 CDC가 대부분의 실내에서 안전하게 마스크를 벗도록 허용했다”고 보도했으며 WP도 “사회의 전면적 재가동을 위한 초석을 놨다”면서 “이번 변화는 1년 넘게 규제 속에 살며 팬데믹에 지친 미국인들에게 거대한 전환을 상징한다”고 평했다.

월렌스키 국장은 “백신 접종을 마쳤다면 팬데믹으로 인해 중단했던 일들을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며 “우리 모두 어느 정도 정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이 순간을 기다려왔다”고 말했다.

CDC에 의하면 12일까지 미국 내 백신 접종 완료자는 전체 인구의 35.4%인 1억 1764만 7000여 명이다. 18세 이상 성인 중에서는 45.1%가 백신 접종을 마친 것으로 나타났다.

월렌스키 국장은 “이번 규제 완화 결정의 배경은 최근 2주간 달라진 상황 최근 2주간 달라진 상황”이라며 “신규 코로나19 확진자가 3분의 1가량 줄었고 맞힐 수 있는 백신이 늘어난 데다 12∼15세 청소년으로도 접종 대상자가 확대됐다”고 말했다.

또한 “실험실이 아닌 현실세계에서 백신 효과가 입증됐고 백신이 변이 바이러스나 전염의 차단에도 효력이 있다는 과학적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부연했다.

미 정부의 이번 조치는 ‘백신을 맞았는데도 달라진 게 없다’거나 ‘CDC가 지나치게 조심스럽다’는 여론을 일정 부분 수용한 것으로 보임과 동시에 백신접종을 꺼리는 사람들을 위한 유인책으로도 풀이된다. WP 역시 “이번 지침 업데이트가 미국 독립기념일인 7월 4일까지 성인의 70%가 최소한 1회 백신을 맞도록 하겠다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미 언론들은 이번 규제 완화로 백신 접종을 완료한 미국인들이 팬데믹 이전의 활동을 재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월렌스키 국장은 “공항과 기차역은 물론 버스나 기차, 그리고 다른 형태의 대중교통 수단을 타고 이동할 때는 마스크를 쓰라는 의무화는 지금도 여전히 시행 중이며 병원과 요양시설 등에서는 여전히 마스크를 써야 한다”며 “면역체계가 손상된 사람은 마스크를 벗기 전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마스크 착용 완화 대상은 마지막 접종분 백신을 맞은 지 2주를 넘겨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에게만 적용된다.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은 계속 마스크를 써야 한다.

월렌스키 국장은 “과학은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들에 대해 아주 명쾌하다. 여러분은 경미하거나 심각한 증상, 사망 등 타인에게 코로나19를 옮길 위험이 있다”면서 “여러분은 여전히 마스크를 써야 하고 즉각 백신을 맞아야 할 것이다”고 백신 접종을 독려했다. 그는 “지난 1년은 이 바이러스가 예측 불가라는 것을 보여줬다”면서 “사태가 악화된다면 이 권고안을 변경해야 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화상 브리핑에 동석한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백신을 맞아도 여전히 마스크를 쓴 사람들에 대해서 잘못했다거나 비난의 말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전 미 식품의약국(FDA) 국장 스콧 고틀리브는 “코로나19의 위험이 크게 낮아졌으며 코로나19는 이제 예방할 수 있는 질병이다”라고 평가했으며 전 CDC 국장 대행 리처드 베서는 “오늘은 미국의 팬데믹에서 진정한 전환점으로 기록되는 날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소비자경제신문 김세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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