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치커뮤니케이션학회 14일 5·18 역사왜곡 실태발표 및 토론 개최
정부 주도 5·18 역사왜곡 2000년대 들어 민간 세력이 왜곡 주체로 등장
김덕모 학회장 “역사왜곡과 가짜뉴스 많아 진지하게 논의하는 장 마련”

북한 특수군은 5ˑ18 민주화운동 당시 광주에 침투했을까? 북한이 광주민주화운동을 배후 조종했다는 소문은 사실일까? 세 사람이 모이면 호랑이도 만들어 낸다는 속담이 있다. 5ˑ18 민주화운동에 대한 역사왜곡은 유튜브를 통해 극우세력을 중심으로 널리 퍼졌다.

극우인사 지만원씨가 민주와 반민주라는 인식틀을 좌익과 우익으로 바꾸기 위해 5ˑ18 관련 역사를 왜곡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5ˑ18기념재단 이재의 연구위원은 “1980년대 역사 왜곡을 보안사, 국방부, 안기부 등 정부가 주도했다면 2002년부터 왜곡의 주체가 민간으로 바뀌었다”고 분석했다. 

5ˑ18 민주화운동 관련 역사 왜곡은 두 단계로 진행되었다. 5ˑ18 광주항쟁은 1997년 대법원 판결을 계기로 폭동사태가 아닌 민주화운동으로 인정을 받았다. 이재의 연구위원은 “역사왜곡 사례를 분석한 결과 대법원 판결 전까지 정부가 실상을 은폐하기 위해 역사를 왜곡했다면 민주화운동으로 인정을 받게 되자 2000년대 지만원씨를 중심으로 민간이 왜곡의 주체로 등장했다”면서 “북한군 침투설이란 프레임은 한 사람의 주장에서 시작했지만 극우 정치세력과 결합하면서 탄핵 정국에서 정치적으로 악용되었다”고 설명했다.

극우인사 지만원씨는 2002년 8월 16일 동아일보 광고를 통해 “광주 사태는 소수의 좌익과 북한에서 파견한 특수부대원들이 순수한 군중들을 선동하여 일으킨 폭동이다”고 주장했었다. 역사 왜곡에 대한 비판여론이 거셌지만 지만원씨는 여전히 광주시민을 북한특수군이라고 부르며 “5ˑ18은 북한이 일으킨 폭동이다”고 주장했다. 법원이 유죄 판결을 내리고 국방부가 5ˑ18 당시 광주에 북한군은 없었다고 밝혀도 북한군 침투설은 유튜브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고구려대학교 강철수 교수는 “허위조작정보와 오정보로 인한 왜곡은 정치적 이해와 상업적 이해에 원인이 있다”고 분석하면서 “언론 보도는 5ˑ18 민주화운동에 대한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중요하다”고 말했다. 진상규명 조사백서 발간의 필요성을 언급한 강철수 교수는 가짜 뉴스의 개념과 실태를 분석한 뒤 학술과 저널리즘 측면에서 주기적으로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정치커뮤니케이션학회(회장 김덕모)와 5ˑ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가 14일 오후 2시부터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교육원에서 <5ˑ18민주화운동 언론보도의 실태와 과제 토론회>를 개최한다. 김덕모 학회장은 “광주민주화운동이 일어난 지 41년이나 됐지만 아직까지 발생 원인과 책임 소재조차 불분명하다. 최근 특별법이 제정됐지만 역사 왜곡과 가짜 뉴스가 많아서 안타까웠다. 근본 대책을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되고자 학자와 언론인 등 전문가를 모셔서 진지하게 논의하는 장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발제자로 나선 이재의 연구위원과 강철수 교수는 각각 5ˑ18에 대한 역사왜곡과 가짜뉴스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한다. 이재의 연구위원는 역사 왜곡 실태에 대한 연구를 <5ˑ18 민주화운동 왜곡의 기원>이란 제목으로 발제한다. 강철수 교수는 5ˑ18 관련 가짜뉴스의 문제를 분석한 결과를 <5ˑ18 민주화운동 언론보도와 왜곡보도의 문제 및 과제>란 제목으로 발제한다. 이재의 연구위원은 “특별법이 제정되면서 허위사실을 날조한 사람을 처벌할 수 있게 됐지만 일반 국민이 유언비어에 속지 않도록 사회 각계각층이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스웨덴 정치학자 웨스터스탈이 분석한 객관성 구성요소를 인용하며 5ˑ18 민주화운동에 대한 객관 보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왜곡은 사실에 기초하지 않는다는 점을 들어서 5ˑ18 민주화운동에 대한 언론 보도가 사실성(factuality)과 불편부당성(impartiality)을 바탕으로 충분한 설명과 함께 내용까지 정확해야 한다는 뜻이다. 강 교수는 “발굴 보도 저널리즘에 충실할 수 있도록 지원 규모의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웨스터스탈의 객관성 구성요소
웨스터스탈의 객관성 구성요소

JTBC 팩트체크팀 최재원 기자와 한국방송통신대 김재형 교수, 민주언론시민연합 박진솔 5ˑ18왜곡 모니터링 활동가 등은 언론보도 실태와 과제를 토론할 예정이다. 

한국정치컴학회와 5ˑ18조사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를 고려해 토론회 참석자를 최소화하고 토론회를 유튜브로 온라인 녹화중계할 예정이다.

이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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