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소통은 서로 간의 정보, 생각, 감정 등을 공유하고 나누는 일상의 활동이다. 상대방과 함께 주고 받는 쌍방향의 대화이며 현재의 의사소통은 과거의 경험에 의해 많은 영향을 준다. 의사소통의 구조로는 언어와 비언어로 구성돼 있다. 비언어적 요소는 눈빛, 표정, 몸짓, 자세, 행동 등 눈으로 보여지는 요소다. 의사소통의 가장 큰 목적은 무엇일까? 상대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정보를 쉽게 이해시키고 오래 기억하게 하며 정서 몰입과 공감 확장으로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다.

독일의 실존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는 “언어는 존재의 집이다”라고 했다. 그 사람이 사용하는 언어는 그 사람 자체를 드러낸다. 내가 알고 있는 언어만큼 사고를 하고 사고의 길이만큼 언어로 표현된다. 언어는 생각을 담는 그릇이다. 언어를 통해 상대의 감정과 마음의 온도를 느낄 수 있다. 우리는 이 언어를 통해 서로를 알아가고 이해와 공감을 통해 관계를 형성한다.

유홍준 교수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서문에 보면 ‘인간은 아는 만큼 느낄 뿐이며 느낀 만큼 보인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고 했다. 우리는 대화를 하면서 상대에 대한 앎을 통해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것을 알고 보게 된다. 이처럼 우리는 장사를 하면서 고객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행여 무관심한 것은 아니었을까?

실제 장사가 안되는 원인 중 70%가 무관심이라는 응답이 많았다. 무관심은 고객과의 관계를 만들지 못한다. 점주의 진정성이 잘 전달이 되도록 짧은 말 한마디라도 해야 관계의 기회를 만들 수 있다. 말은 곧 고객에 대한 관심표현이다. 말은 상대방에게 웃음과 기쁨을 줄 수도 있고 마음에 상처를 주는 칼날이 될 수도 있다. 말은 잘 쓰면 최상의 서비스 효과를 가져오지만 반대로 잘못 쓰면 최악의 서비스 실패를 가져올 수 있다. 말은 언제가 되든 자신에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수도 있다.

온라인 환경이 되면서 말(글)은 천리를 가는 것이 아니라 공간적 거리에 제한을 받지 않을 만큼 무한하다. 일전에 한 식당에서 먹고 남은 음식을 재탕하는 사례로 큰 화제가 된 사례가 있었다. 먹다 남긴 곤이를 재탕했는데 이를 항의한 손님에게 “끓였잖아”라고 말하면서 되레 화를 낸 사건이다. 이 짧은 답변의 말 한마디가 손님의 화를 재촉한 것이다. 우리 옛 속담에 ’발없는 말이 천리를 간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도 곱다’, ‘말한마디가 천냥빚을 갚는다’ 등 말에 대한 위력을 말해주고 있다.

우리의 귀는 청각신경이 있어서 말을 정보로 인식해서 뇌의 측두엽에 반응을 일으킨다. 뉴런의 신경세포는 우리에게 들려오는 언어를 실제상황으로 인식한다. 즉 지인에게 전화를 한통받는다. “친구 ○○○가 교통사고 나서 크게 죽었대” 이런 말을 들으면 우리는 어떻게 반응할까? 놀라고 심장이 뛰고 슬픔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10분 뒤에 다시 그 지인으로부터 전화가 온다. “아니야 내가 잘못 알았어. 안 죽었대” 이런 전화를 받으면 마음이 금방 가라앉고 안정된다. 이처럼 말은 우리에게 실제상황으로 인식하게 하는 마술도구다. 따라서 우리의 뇌는 언어와 실제상황을 구분하지 못한다. 말하는대로 믿는다는 얘기다. 식당에서 손님 테이블에 김치 반찬을 전달하면서 “이 김치는 어머니가 직접 정성 들여 담근 김치입니다. 아주 맛있습니다”라고 말했다고 가정해보자. 어떤 맛일까? 그냥 먹는 것보다는 훨씬 더 맛있게 느껴진다. 이처럼 우리 인간은 단순한 1.4kg의 뇌를 가지고 있다. 보이는 대로 믿고 듣는 대로 믿는다.

언어는 우리의 행동에도 영향을 미친다. 한 예로 MBC에서 한글날 특집 방송을 보면 몇 가지 주목할만한 실험이 했다. 피실험자에게 단어를 노출한 후 걸음 속도를 측정했다. 노인과 관련된 단어를 본 사람들은 실험 전보다 2초 32를 늦게 걸었고, 젊음과 관련된 단어를 본 사람들은 실험 전보다 2초 46을 빨리 걸었다. 이처럼 말에는 행동이나 그 사람의 인생까지도 뒤바뀔 수 있는 엄청난 힘이 숨어 있다. 언어의 힘은 알게 모르게 우리의 행동을 지배한다. 따라서 점주가 하는 말과 글 한 줄에 고객은 많은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언어에 대한 기술과 언어에 대한 톤 등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멀리서 찾아온 고객에게 항상 감사한 마음이 표정과 말, 행동으로 발현되도록 고객에게 마음의 보약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

고객의 비언어적인 요소를 통해 내면의 동기와 음식 맛에 대한 태도를 유추할 수 있지 않을까?

말은 하지 않지만 고객의 표정만 잘 관찰해도 내가 만든 음식이 맛있는지의 여부를 알 수 있다. 인간은 언어보다 비언어적인 수단을 통해서 자신을 정확하게 그리고 보다 많은 표현을 하는 경우가 많다. 대화에서도 언어로 표출되는 것은 10~20% 밖에 안되며. 나머지 80%는 대부분 비언어로 표출이 된다. 따라서 고객의 비언어적인 표현에 담긴 의미와 감정을 이해해야 한다. 오래 전 KTF 광고 ‘사랑해’편을 보면 똑같은 말의 ’사랑해‘라고 하지만 말하는 사람의 표정에 따라 받아들여지는 의미가 다르다.

우리는 이것을 맥락적 경청이라고 한다. 일례로 휴일날 남편이 아내에게 외출준비를 하면서 “친구 좀 만나고 올게” 말했는데 아내는 표정을 찡그리면서 “알았어요” 답변했다면 어떻게 받아들일까? 잘 갔다 오라는 건지, 아니면 휴일날은 가족과 함께 보내라는 건지 알 수가 없다. 우리는 언어보다는 시각적인 표정에 더 많은 의미를 둔다.

고객과 이야기를 할 때는 언어적인 표현을 넘어서 그 이면에 숨겨진 감정적인 의리까지 이해해야 한다. 말에 포함되어 있는 정서, 동기, 요구 등을 면밀하게 알려고 노력해야 한다. 제3의 귀를 가지고 들어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제3의 귀는 소리로 들리는 음성만이 아니라 가슴에 있는 ’소리없는 소리‘ ’마음의 소리‘를 듣는 제3의 귀가 필요하다. 그것은 표정과 행동으로 발현된다.

표정도 마찬가지다. 얼굴 표정이 밝으면 내 마음도 밝아지고 얼굴 표정이 어두우면 내 마음도 어두워진다. 따라서 내 가게에 고객이 방문했을 때의 마케팅은 일상적인 말과 행동이 아니라 고객의 마음을 지배하고 움직일 수 있는 표정과 말이 필요하다. 이처럼 언어는 광고보다 강력한 마케팅 기술이다. 눈에 보이는 것보다 눈에 보이지 않는 고객의 마음의 뼛속 깊이까지 헤아려야 한다. 이것이 점주의 자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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