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섭 소셜외식경영연구소 대표
조건섭 소셜외식경영연구소 대표

코스피 지수가 3000을 넘어서면서 영혼까지 끌어모아 집을 산다는 ‘영끌족’이 급증했다. 평생 월급으로는 집을 살 수 없는 절박한 마음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사람들이 주식투자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항상 리스크가 따르기 마련이다. 아내 몰래 은행에 빚을 내어 투자를 했다가 실패로 이혼위기에 놓인 가장도 있다고 한다. 고공행진으로 치솟는 집값과 빈부의 격차가 심한 상황을 벗어나는 유일한 방법이 주식투자로 생각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또다른 단면에서 볼 때 인생이라는 것이 본래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열심히 일하고 노력한 가운데 결실이 맺어지는 ‘과정’을 중시하면서 사는 사람도 많다. 지금 현재의 모습의 결과물보다는 현재의 모습을 만들기 위해 그동안 얼마나 열심히 노력하면서 살아왔는지 그 응축된 삶의 과정에 대한 스토리가 중요하다. 부의 상속으로 남들에게 과시하면서 사는 사람도 있으나 그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그다지 존경을 받지 못한다. 자신이 노력해서 얻은 결과가 아니니까 말이다.

우리 외식업 종사자도 잠시 이런 ‘한방주의’에 빠진 경험은 없는가? 필자도 식당운영을 하면서 ‘먹는 장사만큼 정직한 장사도 없다’는 것을 알았다. 물론 방송보도를 보면 먹는 것 가지고 소비자를 기망하는 사례도 있지만 그것은 극히 일부다.

음식장사는 노력하는 것만큼 얻어지는 땀으로 얼룩진 ‘노동의 댓가’다. 그런데 노력은 하지 않고 TV방송, 온라인·SNS 마케팅을 통해 한방을 기대하는 사람들이 있다. 네이버에 정기적으로 큰 돈을 헌금하고 있다. 한달에 100만원, 많게는 천만원 이상의 광고비를 지출하면서 식당을 운영하는 것을 보면 뭐가 남는게 있을까?

차라리 그런 생각이라면 식당사업을 접고 차라리 다른 사업을 하면 훨씬 더 돈을 많이 벌 수 있을 것이다. 소비자에게 식당의 의미는 배고픔을 해결해주는 우리 인간에게 가장 성스러운 ‘축제의 공간’이다. 즉 뇌가 음식을 앞에 두고 춤을 춘다는 말이다.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만큼 즐거운 일도 없다. 

창업시 인테리어, 집기비품 등은 한번에 설치하지만 그 공간에서의 일은 하루 하루가 쌓여 한달이 되고 한달 한달이 1년이 된다. 하루를 다시 시간으로 쪼개어 고객에게 최선을 다할 때 그 최선이 쌓여 식당의 총체적인 이미지를 만든다. 이미지는 점주의 태도와 행동에 따라 항상 가변적일 뿐만 아니라 증폭된다. 

우리는 ‘서비스 개선’이라는 단어를 생각하면 우선 당장 내부 인테리어 보수, 전등 및 테이블 교체 등의 큰 것만 생각한다. 돈 한푼 안들이고 할 수 있는 것들 너무나 많다. 예를 들면 고객이 불편해할 수 있는 것을 불편하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 개선이고 고객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다. 고객은 그런 큰 것이 아닌 ‘작은 세심한 배려’를 원한다. 상품의 가치는 결과만을 보여주는 유형의 가치보다는 상품이 전달되는 과정에 더 많은 가치를 둔다. 직원은 생산된 상품을 고객에게 최종으로 전달하는 전달자다. 직원이 어떤 방법으로 전달하느냐에 따라 상품의 가치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고객의 입장에서 본다면 어떤 특정한 한가지로 식당을 선택하는 것은 아니다. 서비스 접점에서 고객이 경험하는 모든 단계 요소의 전체 집합에 의해서 식당의 품질이 결정된다. 품질이 좋다고 반드시 만족하는 것은 아니다. 만족은 감정이다. 이런 긍정적인 품질평가의 결과가 하나둘 쌓여지고 시간이 지나면 좋은 평판이 만들어진다. 평판은 브랜드와 광고보다 강력한 자산이다. 

평판은 그 사람의 얼굴이고 삶 그 자체다. 통장에 한푼 두푼 돈이 모아지듯이 매일 매일 쌓아진 덕망이 오랜 시간이 지나 평판이 구축된다. 소셜자산 통장에 성실한 노력의 동전이 입금되어 동전이 쌓일 때 그것이 고객이 바라는 평판이다. 노포(老鋪)가게가 당대에서 끝나지 않고 대대로 이어지는 것은 맛이상의 평판이다. 식당에서 한방주의는 없다. 있다면 그것은 소비자를 기망하는 사기일 것이다. 

소셜외식경영연구소 조건섭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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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끌족 #평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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