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기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소비자정책팀장
김한기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소비자정책팀장

SKT는 지금까지 가입자들이 무료로 이용했던 T맵 서비스를 오는 4월 19일부터 유료로 전환한다. T맵의 서비스 제공 주체가 기존 SKT에서 새롭게 분사한 T맵모빌리티로 이관됨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SKT의 T맵 서비스 유료 전환은 자사의 수익에 따라 고객서비스를 내팽개치는 오직 돈벌이에만 혈안된 처사이며, 데이터 무제한 이용고객과 그렇지 않은 고객을 분리시키는 이용자 차별 행위임은 물론 이동통신시장 1위 사업자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횡포라고 볼 수밖에 없다.

SKT는 지난해 T맵모빌리티를 분사하고 그룹 내 5대 핵심 사업으로 키워 2025년까지 4조5000억원 규모의 회사로 성장시킬 계획을 세웠다. T맵모빌리티 설립을 통해 그룹 내 이동통신, 미디어, 보안, 커머스, 모빌리티 영역까지 전방위적 탈통신 기반을 마련한다는 것이다. T맵 서비스 유료화 전환은 이같은 배경에서 결정된 것이다. 그러나 SKT의 T맵 서비스 유료화 결정은 다음과 같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먼저 무료였던 기존 서비스의 유료화 전환은 돈벌이에 혈안된 장사치적인 접근에 불과하다. T맵은 현재 가입자수 1845만명으로 전체 네비게이션 시장 점유율 70%를 차지하고 있으며, 월간 실사용자가 1289만명에 이른다. 그러나 그동안 이를 통한 수익이 미미해지자, 신사업 육성이라는 이유로 유관회사를 분사시키고 그에 따라 기존 무료 서비스를 유료로 전환하게 되었는데, 결국 유료화의 명백한 이유는 ‘수익’ 때문인 것이다.

둘째 무료 서비스의 유료 전환은 통신서비스 이용자의 차별을 가속화할 것이다. 이동통신시장에서의 이용자 차별을 개선하기 위해 단통법이 제정되었지만, 이동통신사들이 가입자들을 늘리기 위한 점유율 경쟁 때문에 불법보조금 살포가 횡행하여 고가 보조금을 받는 고객과 그렇지 못한 고객 간의 이용자 차별이 심화되고 있다. 이번 T맵 서비스 유료화로 인해 일반 데이터를 사용하는 이용자의 경우 데이터가 차감되지만, 무제한 요금제를 사용하는 이용자는 무료로 계속 사용하게 되어 이로 인한 이용자 차별은 더욱 심화될 것이 뻔하다.

셋째 SKT가 그간 추구한 ‘사회적 가치’는 ‘허구’에 지나지 않았음을 이번에도 증명하게 되었다. SKT는 ‘다양한 혁신 기술을 통해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하고 지속 가능한 사회적 가치 추구 생태계 확산에 기여하고자 한다’라는 ‘사회적 가치’를 전면에 내세워 기업 이미지를 홍보해 왔다. 그러나 지금까지 SKT가 보여줬던 모습들 즉 △수익극대화를 위한 불법보조금 살포, △디지털 격차 심화시킨 2G서비스 종료  △허위과장홍보한 5G서비스  △마케팅 수단으로만 활용한 멤버십 포인트제도 등은 SKT가 지향하고 있는 ‘사회적 가치’와는 전혀 동떨어져 있는 허구적인 모습들이다.

그런데 이번에 오로지 ‘수익’만을 위해 기존 무료서비스를 유료로 전환한 조치는 SKT의 이같은 허구적 이미지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 것에 다름 아니다. 따라서 지금이라도 SKT는 T맵 서비스 유료화를 철회하고 무료서비스로 재전환하여 이를 계기로 ‘사회적 가치’에 부합하는 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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