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맹주산(拘猛酒酸)이란 사자성어가 있다. ‘개가 사나우면 술이 쉰다’는 말이다. 개가 사나운데 왜 술이 쉴까? 다소 엉뚱한 이야기 같지만 여기에는 숨은 참뜻이 있다. 중국 한비자 외저설우하(外儲說右下)편에 나오는 이야기다. 주막집 주인이 술을 아주 잘 담그기로 소문이 났다. 그런데 술은 맛있기로 소문이 났으나 손님이 없어 시간이 지나 술이 쉬어 자주 버리게 된다. 주막집 주인은 고민하다 못해 마을 사람들에게 물어봤다.

“우리 집 술이 맛이 없느냐?” 물었더니 마을 사람들이 하는 말 “당신이 만든 술맛은 최고다. 그런데 당신 집에 키우는 개가 무서워서 가지 않는다”라고 답변을 한다. 구맹주산(拘猛酒酸)이 주는 참뜻을 알까? 개 주인은 자신이 기르는 개가 얼마나 무서운 줄 모른다. 개는 주인을 잘 따른다. 왜일까? 주인이 자신에게 밥을 주고 잠을 재워주기 때문이다. 이런 친절한 주인을 공격할까? 그러나 주인에게는 잘 순종하는 개도 다른 사람에게는 아주 사납고 심지어는 공격적으로 돌변하여 습격을 하기도 한다.

최근 연예인의 대형견들이 습격해 80대 노인이 중상을 입은 사례도 있었다. 이런 유사한 사건사고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자신이 기르는 개가 다른 사람에게 사나울 수 있다는 것을 주인만 모른다. 맹견도 주인에게는 잘 따르는 충견이다.

식당을 예로 들어보자. 여러분의 식당에는 여러분이 모르는 무서운 개를 키우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한번 돌아보길 바란다. 여러분 자신은 몰라도 고객에게는 보이는 것들이 너무나 많다. 손님을 내쫓는 개, 어떤 것들이 있을까? 불친절한 직원, 말투가 퉁명스러운 직원, 인터넷 악플 등 다양한 요소들이 있다. 특히 인터넷 악플은 가게에 방문하기도 전에 먼저 악플 내용을 보고 부정적인 편견을 갖는다. 이런 리뷰가 많으면 많을수록 신규고객 확보의 어려움을 초래한다.

특히 배달앱의 경우는 부정적인 리뷰 하나가 그날 매출에 상당한 영향을 준다. 1점 평점이 한번 올라올 때마다 그날의 매출은 절반으로 뚝 떨어진다는 점주의 현장 인터뷰도 있다. 소비자들은 배달앱의 리뷰를 보고 가게 전체를 평가하기 때문이다.

필자는 얼마 전 지인과 함께 양고기집에 방문했다. 두 번째 방문하는 집이다. 처음 방문했을 때는 점주가 직원들과 함께 일을 했고 두 번째 방문했을 때는 직원들만 근무를 했다. 두 번째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양고기를 주문한 후 먹는 내내 이것 저것 서비스가 불편했다. 주방 안에 직원이 최소 1~2명은 남아서 고객의 식사를 도와야 하는데 직원 전원이 담배를 피우러 밖에 들락거려서 주변이 산만했다. 더욱이 실내 인테리어가 고급인데도 불구하고 손님이 식사를 마친 빈 테이블에는 큰 고무통을 들고 그릇을 수거하는 모습을 보았다. 처음 방문했을 때는 점주와 직원들이 일사분란하게 조직적으로 움직였는데 그날은 관리 감독자인 점주가 없어서인지 모든 상황이 어수선해 보였다.

1인 미디어 환경에서 고객은 자신의 특별한 경험을 SNS에 업로드 하여 공유하고 있다. 맛있게 보이는 음식점 이미지 사진을 보면서 소비자는 점점 이전보다 기대수준이 훨씬 높아지고 있다. 비주얼이 좋은 것 하나만으로도 음식맛, 친절 서비스, 분위기, 가격 등 많은 요소를 긍정적으로 판단하고 기대를 한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는 것이다. SNS에서 본 사진 한 장으로 높은 기대를 가지고 가게를 방문한다. 비주얼 만큼 기대수준에 충족해야 고객은 만족한다.

점주가 해야할 일 중에 중요한 것은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점주가 가게를 비워도 직원들이 사장의 일을 대신할 만큼 충분한 동기부여와 훈련이 잘돼 있어야 한다. 그것이 성공으로 이끄는 큰 동력이 된다. 점주가 가게에 있어야만 열심히 하는 직원들로만 구성돼 있다면 점주는 잠시라도 현장을 떠나지 못할 것이다. 점주가 보는 앞에서만 열심히 하는 직원은 신뢰성이 떨어진다. 따라서 손님을 내쫓는 개를 키우지 않으려면 평소 직원들에게도 점주의 부재를 대비해 인력을 양성하고 권한위임을 통해 점주를 대체할 수 있는 능력있는 전문인력을 양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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