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컬리 해물잔치에서 나온 이물질
마켓컬리 해물잔치에서 나온 이물질

‘악마의 디테일이 경쟁력’이라고 말했던 마켓컬리가 이물질 논란에 휩싸였다. 특히 이물질 확인조차 제대로 되지 않아 늑장대응이라는 비판까지 나왔다. 코로나 특수를 누리는 대표적인 이커머스 업체인 마켓컬리가 급속도로 커지는 외형에 비해 고객서비스 대응체계가 따라가지 못하는 형국이다.

해물잔치에서 기괴한 이물질 발견 

30대 주부인 우○○씨는 20일 마켓컬리가 주문한 식품에서 나온 이물질을 수거한 후 한 달이 넘도록 이물질이 무엇인지 밝히지 않고 있다며 소비자경제신문에 제보했다.

우씨는 12월 3일 홍합, 오징어 등 말린 해산물모음 ‘해물잔치’(200g 5500원)를 주문했다. 마켓컬리는 11시 이전까지 주문해야 다음날 도착하는데 11시 30분쯤 주문하는 바람에 제품은 이틀 뒤인 5일 도착했다. 우씨는 받자마자 냉장고에 넣어뒀다.

우씨는 8일 해물잔치로 오일스파케티를 만들어 식구들과 먹었다. 그러나 다 먹어갈 때쯤 기괴하고 흉측한 물체를 발견하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해물인지 벌레인지 알 수 없는 이상한 이물질을 보자마자 식구들은 역한 기분에 속이 메스꺼려 한동안 아수라장이 됐다.

이물질 수거 후 연락도 잘 안돼

배달된 제품에서 이물질이 나와 수거해 간 마켓컬리는 검사에 들어간다는 말만 거듭할 뿐 한달이 넘도록 이물질을 밝히지 않고 있어 소비자를 더 분노케 했다.

우씨는 바로 다음날인 9일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었고 이물질 사진을 보냈다. 상담사는 제조업체인 한길에스디와 연락했는데 공정과정에서 나올 수 없는 물질이라며 검사가 필요하다며 수거해간다고 했다. 다음날인 12월10일 퀵서비스가 왔고 이물질을 마켓컬리에 보냈다. 검사는 일주일 정도 소요되며 바로 연락을 준다고 했다.

그러나 연락이 없었고 참다못한 우씨는 계속 전화를 걸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열흘이 지난 21일에서야 겨우 연락됐지만 여전히 알 수 없다는 답변만 되풀이했다. 24일에도 연락했지만 외부업체에서도 무엇인지 알아내지 못했다고 답했다.

우씨는 믿었던 마켓컬리의 늑장대응에도 울화통이 치밀었다.

“그동안 믿고 구매했던 마켓컬리에 실망만 커졌다. 어떻게 이물질의 정체도 알아내지 못하고 소비자를 최우선으로 한다면서 전화조차 받지 않는지 생각할수록 화가 났다. 우리 식구가 무엇을 먹었는지도 모르겠고 혹시 위험한 것은 아닌지 불안하고…. 아직도 그 기괴한 형체를 생각하면 소름이 끼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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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불만 해주면 다인가

우씨는 마켓컬리의 무성의한 대응에 화가 나서 1월 14일 소비자경제신문 등 언론에 제보하고 식약처에도 신고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그러자 마켓컬리서 부랴부랴 연락이 왔다.

“결국 1월 16일 고객서비스팀장이라는 사람이 전화가 왔는데 여전히 밝혀내지 못했다고 했다. 베트남의 유명회사에도 검사를 의뢰했지만 확인이 안됐다고 하더라구요. 갑자기 베트남 업체에 왜 검사를 맡겼는지 이해가 안갔어요. 자꾸 변명만 하고. 혹시 뭔가 숨기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까지 들었어요.”

우씨는 혹시 마켓컬리가 이물질의 정체에 대해 속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제기했다. 20일 현재까지 마켓컬리에서는 연락이 없다.

마켓컬리 홍보팀은 20일 소비자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현재 환불 조치한 상태다. 보통 이물질을 검사하는 작업은 쉽지 않다. 제조사와 협의를 해야하고 전문검사기관에 의뢰해야 해서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 고객이 조금만 더 기다려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마켓컬리에서 판매되고 있던 문제의 이 ‘해물잔치’는 현재 홈페이지에서 내려진 상태다.

소비자경제신문 노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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