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방이 웃는 얼굴을 보면 나도 모르게 따라서 웃는다. 상대방의 슬픈 얼굴을 보면 나도 모르게 슬픈 표정을 짓는다. 왜 그럴까? 인간의 뇌에는 다른 사람의 몸짓을 보거나 말을 듣고 그 사람과 같은 느낌을 받게 되는 이른바 거울뉴런(mirror neuron)이 있기 때문이다. 세포 속에는 거울뉴런이 존재한다. 다른 사람의 정서를 흉내 내도록 프로그램이 짜여져 있다는 말이다.

거울뉴런 이론은 1996년 이탈리아 리촐라티(Giacomo Rizzolatti) 연구팀이 원숭이 실험에서 발견한 이론이다. 원숭이에게 접시에 땅콩을 담아 먹도록 했는데 원숭이가 손으로 땅콩을 집으면 신경신호가 발생한다. 이를 지켜본 상대 원숭이 뇌에도 신경신호가 동일하게 발생한다는 것을 발견한 것이 큰 계기가 되었다.

부부는 닮는다는 말이 있다. 거기에는 거울뉴런 비밀이 숨겨져 있다. 우리는 타인의 모습에서 끊임없이 자신을 비추고 있다. ‘내가 웃으면 고객도 웃는다. 내가 친절하면 고객도 친절하다’라는 말을 되새기면서 거울을 자주 들여다봐야 하는 이유다. 거울은 얼굴 표정의 메이크업 도구다. 가게 안에 거울을 달아놓고 끊임없이 얼굴 표정을 메이크업해야 한다. 인간의 얼굴표정은 6만 7000개에 달하며 이 가운데 웃는 표정은 1700여개라고 한다. 폴 에크먼 교수는 인간은 얼굴의 2개 근육만으로도 무려 300가지 표정을 만들어 낼 수 있으며 3개의 근육으로는 4000가지 표정을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전문가의 말에 의하면 매일 2시간씩 40일동안 웃는 연습을 해야 자연스러운 표정이 만들어진다고 한다. 윌리엄 프라이 박사는 6세 유치원생이 1일 300번을 웃는데 반해 성인이 되면 5%인 15번으로 줄어든다고 했다. 최근 1년째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 사태를 겪고 있는 우리는 웃을 일이 이전보다 훨씬 더 줄어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점주의 해맑은 웃음의 표정은 고객의 마음을 열게 하는 좋은 마케팅이 아닐까? 무표정만큼 무서운 것도 없다.

하루 24시간 중 내 얼굴을 가장 많이 보는 사람은 누구일까? 바로 고객이다. 점주의 얼굴표정은 광고보다 강력한 도구이며 점주는 걸어다니는 휴먼 광고판이다. 얼굴 표정을 통해 자신의 수많은 감정이 전달된다. 점주의 밝은 얼굴표정을 바라만 봐도 기분좋고 행복해야 하지 않을까? 행복한 긍정의 감정이 전이될 때 고객도 행복하다.

이창준 IBS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 공동단장연구팀이 행복한 경험을 했던 장소를 선호하는 뇌의 메카니즘을 밝혀냈다. 연구진은 2개의 작은 공간을 준비하고 실험용 쥐가 자유롭게 오갈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실험을 통해 쥐가 2개의 공간 중 어느 공간을 선호하는지 관찰했다. 그 후 쥐가 선호하지 않는 공간에 있을 때 모르핀을 주사했다. 그 결과 놀랍게도 그 쥐는 선호하지 않던 공간을 더 선호하는 행동을 보였다는 사실이다. 모르핀은 아편의 주성분이 되는 알칼로이드다. 이러한 맥락을 볼 때 음식점의 경우도 고객이 식사를 하면서 매장에 머무는 동안 드라마틱한 표정연기로 마약같은 감동의 짜릿한 서비스를 경험한다면 그 음식점을 훨씬 더 선호하지 않을까? 표정은 대면접촉을 통해서만 전달되는 것이 아니라 배달하는 음식에도 점주의 마음 표정을 담을 수 있다.

이처럼 표정은 마음속 감정이나 정서의 상태가 얼굴을 통해 드러나는 다양한 모양의 형태를 가지고 있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명연기자는 누구일까? 다름 아닌 표정연기를 잘하는 배우일 것이다. 그러나 0.04초, 찰나의 표정에도 거짓인지, 아닌지 감정이 숨어 있다. 특히 계산대에서 고객에게 질문을 해보면 경험할 수 있다. “음식은 맛있게 드셨어요?” 질문을 해보면 대부분 고객은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라고 대답을 할 것이다. 그러나 제각각 표정은 다르다.

감정과 표정 연구의 선구자인 심리학자 폴 에크먼 UCSF 명예교수는 미표정(미표정. micro expression)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즉 1/25초에서 1/5초 동안 지속되는 매우 빠른 얼굴 움직임을 말한다. 이런 표정은 감정을 의도적으로 은폐하거나 억압할 때 나타난다. 우리가 대화를 하면서 짧은 찰나의 순간이지만 상대방의 웃는 표정에서도 뒤센 미소처럼 웃는 표정과 웃지 않는 가짜의 웃음을 구분해낼 수 있다. 즉 거짓말은 미세한 표정에서 드러나며 표정은 절대 거짓말 하지 않는다는 것을 시사한다. 행복한 감정의 공유는 고객과의 유대감을 높이는데 기여한다. 행복한 표정에는 17가지가 있다. 사람의 표정 가운데 가장 다양한 것은 행복감을 드러내는 표정이다. 고객 앞에서 무표정은 그만큼 17가지의 행복 표정의 기회를 잃는 것이며 고객으로부터 부정적인 감정을 받을 수도 있다.

멀리서 어렵게 찾아온 손님을 앞에 두고도 무관심한 표정으로 응대를 하고 TV나 스마트폰에 열중하고 있는 태도의 모습을 본다면 무관심으로 각인될 것이다. 결국은 점주와 직원들의 표정과 태도 하나 하나가 쌓여서 가게의 전체 인상을 만든다. 좋은 인상보다는 나쁜 인상이 더 오래 기억된다. 따라서 오늘부터라도 고객을 영접하고 서비스를 하는 동안 내 가게의 좋은 인상이 전달될 수 있도록 표정관리 좀더 신경을 써야할 때다.

[주요 약력]
소셜외식경영연구소 대표
소비자경제신문 칼럼리스트
서울신용보증재단 자영업자 교육(마케팅) 전문강사
자영업성공학교 마케팅담당 선임교수

저작권자 © 소비자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