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뇌는 기쁨, 쾌락을 느끼는 정신작용이 있다. 그런데 쾌락을 느끼는 이 정신작용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점점 감퇴하는 성질이 있다. 맛있는 음식도 매일 먹으면 맛이 떨어지고 매일 방문하는 단골고객도 처음에 가졌던 감사한 마음이 점점 약화되어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이게 된다. 옛 속담에 ‘잡은 물고기는 먹이를 주지 않는다’는 말이 있듯이 처음에 고기를 잡기 위해서는 고기가 가장 좋아하는 미끼를 써서 잡지만 잡은 후에는 먹이를 주지 않는다. 내 어항에 넣으면 도망을 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인간의 본래적 심리이며 처음에 가졌던 플러스의 감사한 마음이 점점 제로 상태로 떨어진다.

일례로 결혼 전 아주 많이 사랑했던 연인이 결혼하여 오랜 시간 살다보면 권태기를 느끼는 것이 이런 이유가 아닐까? 단골고객이 이탈했을 때 그때가 되어서야 비로소 그 소중함을 자각하지만 ‘소잃고 외양간 고치지 말라’는 옛 속담처럼 그때는 이미 많이 늦다. ‘있을 때 잘해’라는 유행 가사처럼 자주 방문하는 단골고객에 대해 늘 감사한 마음을 갖는 노력이 중요하다.

일일신우일신(日日新又日新)의 마음으로 단골고객을 대하는 내 마음이 어제의 나보다 조금 더 나아지고 조금 더 새로워졌는지 우리는 매일 스스로에게 질문을 하고 자기 성찰을 해야 한다. 그만큼 고객 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한 정성이 필요하다. 고객이 내 가게에 찾아온다는 것은 우연일까? 찾아오는 이유는 각양각색이지만 대부분 기대와 호감을 가지고 온다. 고객의 기대에 부응하는 점주의 태도와 행동은 매일 같아서는 안된다. 끊임없는 노력과 서비스 정신으로 재무장하여 더 나은 사람으로 거듭나야 한다. 이것이 고객을 응대하는 진정한 자세이며 고객에 대한 존중과 감사한 마음의 표현이다.

필자가 프랜차이즈기업 본사에 마케팅담당 이사로 재직 시 매출이 높은 가맹점주들과 집단 인터뷰를 한 적이 있다. 대부분 공통적인 의견은 ‘초심(初心)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했다. 많은 돈을 투자하여 개점 초기 고객이 내 가게로 찾아와 주기를 얼마나 간절하게 기다리고 또 기다렸는가? 출입문을 열고 들어오는 고객의 얼굴만 봐도 얼마나 반갑고 감사한 마음을 가지지 않았던가? 그런데 테이블 점유율이 점점 높아지고 방문 고객수도 많아지면서 고객에 대한 감사한 마음은 점점 퇴색되어 가고 그 자리에는 자신도 모르게 온갖 오만과 자만으로 가득 채워지기 일쑤다. 바쁘다는 핑계로 입장하는 고객의 시선은 물론 고객의 필요한 것을 놓칠 때도 많다. 이때부터 고객은 하나둘 소리없이 이탈한다.

스피치 아카데미 김효석 대표는 YTN Science 인터뷰에서 “내가 진정 상대방을 설득하려면 내가 을로 내려와야 한다. 그걸 인정하는 순간 뭐가 보이냐면 상대방이 필요한 게 보인다. 내가 갑이 되면 상대방이 필요한 것에 관심없다”고 했다. 즉 을의 마음으로 고객을 잘 섬겨야 고객의 마음이 보인다는 말이다. 실제 현장에 다녀보면 점주가 영접 서비스는 하지만 고객이 기대하는 것만큼 그들의 눈빛과 표정에는 감사한 마음이 보이지 않는다. 창업을 하면서 고객을 처음 맞았던 그때의 설레임과 절실한 초심이 없어서일 것이다.

초심과 같은 절실한 마음이 크면 클수록 감사한 마음 또한 커지고 인사를 할 때 허리를 굽히는 각도도 달라진다. 인사는 모든 마케팅으로 통하는 관문이다. 가게의 좋은 인상은 인사에서 시작된다. 허리를 굽히는 미세한 각도와 표정 하나에서 받아들이는 마음 또한 다르다. 자신의 진심어린 마음이 언어나 비언어로 고객에게 잘 전달이 되어야 고객의 마음이 움직여진다.

화향백리(花香百里) 인향만리(人香萬里)란 말이 있다. ‘꽃의 향기는 백리를 가고 사람의 향기는 만리를 간다’는 말이다. 말은 입밖에 내뱉는다고 살아남는 것은 아니다. 말도 상대의 마음에 닿아야 살아남고 오래 기억된다. 말 한마디도 그만큼 마케팅의 중요한 요소다. 이런 모든 것은 초심의 마음으로 고객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가질 때 발현된다. 고객을 만족시킬 만한 서비스의 모든 가치는 점주의 마음안에서 비롯된다. 고객을 잘 섬겨야 하고 고객에게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가게 안에서는 항상 우호적이고 보살핌을 받고 있다는 느낌을 줄 수 있어야 한다. 고객이 단골이 될 때 고객은 내 가게에 어마어마한 것을 몰고 온다. 그의 가족은 물론 지인들까지 동반하기 때문이다.

[주요 약력]
소셜외식경영연구소 대표
소비자경제신문 칼럼리스트
서울신용보증재단 자영업자 교육(마케팅) 전문강사
자영업성공학교 마케팅담당 선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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