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정영제 안잡나 못잡나? 펀드사기 로비의혹 핵심인물 없이 재판진행
밀항준비 정영제 경호원과 함께 잠적, 중국 밀항조직 코로나 사태 몸사려

옵티머스 펀드사기 로비의혹의 주역 신○○ 회장이 
옵티머스 펀드사기 로비의혹의 주역 신○○ 회장이  구속영장 실질 심사를 받으러 가는 모습. 신 회장과 함께 로비의혹의 핵심으로 꼽히는 정영제씨는 검찰 수사를 피해 잠적했다. 연합뉴스

옵티머스 펀드사기 핵심인물로 알려진 정영제(57)씨가 중국 밀항을 준비했다고 알려졌다.

옵티머스자산운용 대체투자 대표를 지낸 정영제씨는 2017년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으로부터 1천억원대 투자를 이끌었다. 각종 로비 의혹에서도 핵심으로 손꼽히는 정영제씨는 옵티머스 핵심사업인 봉현물류단지 개발사업을 추진하는 ㈜골든코어 대표이사이다. 정영제씨가 잠적하자 검찰은 출국금지 조처를 내렸다.

정영제씨 지인은 22일 “정영제가 중국으로 도망치려고 밀항선을 찾았다”고 말했다. 범죄자나 피의자가 밀항선을 타고 중국으로 도망가는 일은 비일비재하다. 게다가 정영제씨는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에서 커피숍을 운영했을 정도로 중국과 관련이 깊다. 익명을 요청한 제보자는 “정영제가 경호원과 함께 다니며 중국 밀항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와 전쟁을 선포한 중국은 불법 밀입국을 단속하고 있다. 제보자는 “정영제가 경호원과 함께 다니며 중국 밀항을 준비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제보자는 “밀항설이 돌았던 10월 정영제가 밀항선을 찾는다는 소식을 들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밀항조직이 몸을 사리고 있다. 밀항을 시도하다 중국 공안에 적발되면 사형된다는 소문이 돈다”고 설명했다.

정영제는 누구?

대우그룹 출신인 정영제씨는 주로 증권업계에서 활동했다. ㈜대우를 거쳐 한화증권 법인금융팀장을 지낸 정영제씨는 2003년 동부증권 법인금융담당 이사가 됐고 2006년 부국증권 법인금융본부 본부장(상무보)을 맡았다. 증권사에서 잔뼈가 굵은 정영제씨는 2008년부터 C&그룹 최고재무관리자(CFO) 겸 C&우방 대표이사로 일했다. 이때부터 각종 로비 사건에 연루됐다.

정영제씨는 2010년 9월 동부증권 부사장으로 증권업계로 복귀했다. 당시 C&그룹 비리를 수사했던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2010년 12월 임병석 회장의 각종 비리에 가담한 혐의로 정영제씨를 구속했다. 정씨는 2009년 부동산 개발사업 대출심사를 맡았던 금융기관 직원에게 돈을 건넨 혐의로 기소돼 유죄 판결(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받았고, 2011년에는 저신용 건설사에 금융 대출을 알선하고 골프장 회원권과 명품 등을 수수한 혐의로 징역형(1년 6개월)을 받았다.

펀드사기 의혹

곤욕을 치렀던 정영제씨는 2017년 봄 금융계로 돌아갔다. 옵티머스자산운용(당시 애스크베리타스자산운용) 대체투자 부문 대표였던 정영제씨는 공기관인 전파진흥원으로부터 1,060억원대 투자를 유치했다. 옵티머스는 방송통신발전기금을 활용해 성지건설을 인수한 엠지비파트너스에 펀드 자금을 투입했다.

옵티머스 펀드사기를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은 정영제씨가 전파진흥원 최○○ 본부장에게 로비한 정황을 파악해 수사하고 있다. 펀드 사기로 구속된 옵티머스 김재현 대표이사는 정재계 인맥이 두터운 정영제씨가 전파진흥원에 로비를 벌였다고 진술했다고 알려졌다. 최 본부장은 정영제씨와 함께 해외여행도 다녀왔다. 최 본부장은 “금전 거래가 없다”고 말했지만 옵티머스 관계자는 “전파진흥원 로비가 있었다”고 말했다.

옵티머스가 펀드자금을 활용해 추진했던 핵심 사업은 봉현 물류단지 개발이었다. 시행사 골든코어 지분은 정영제씨와 옵티머스가 50%씩 갖고 있다. 정영제씨는 옵티머스자산운용을 떠났지만 핵심 사업 수익을 똑같이 나눌 정도로 핵심인물이었다.

각종 로비의혹

옵티머스 김재현 대표는 올해 7월 4일 검찰에 체포됐다. 김재현 대표는 구치소 안에서 동아줄을 기다렸다. 동아줄 가운데 하나가 바로 법무부 장관 출신 법조인과 호형호제했던 정영제씨였다. 그는 성지건설 회장으로 활동했던 2017년 11월 성지건설 임직원에게 법조계 거물을 소개하기도 했다. 정영제씨는 펀드 판매를 위해 NH투자증권와 접촉했다고 알려졌다.

김재현 대표는 검찰에 NH투자증권 로비 창구가 정영제씨라고 진술했다. 옵티머스가 상환하지 못한 펀드 규모는 5,151억원대인데 이 가운데 4,327억원대를 NH투자증권이 판매했다. NH투자증권 전달래 상품기획부장은 올해 11월 12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옵티머스 펀드사기 3차 공판에서 “사장님(정영채)을 통해 연락처(김재현)를 소개받았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 정영채 사장은 올해 국정감사에서 로비와 외압은 없었다고 답변했다. 정영채 사장은 정영제씨가 아닌 김진훈씨(옵티머스 고문)에게서 옵티머스 김재현 대표 연락처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옵티머스 관계자인 유현권씨는 “정영제가 정영채 사장에게 봉현물류단지 개발사업 수익을 넘겨야 한다고 말했다”고 언급했다. 게다가 정영제씨와 정영채 사장의 주거지가 겹치고 목욕탕에서 만난 적 있다는 사실도 석연치 않다.

소비자경제신문 이상준 기자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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