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마음의 발현은 어디에서부터 출발하는 것일까? 지인과 함께 자주 가는 갈빗집 식당을 갔다. 메뉴를 주문하고 불판에 갈비를 올려놓는데 그때 젊은 여직원이 곧바로 앞치마를 가져다 주면서 이것저것 불편하지 않게 잘 챙겨주었다. 불판을 갈아달라고 말하지도 않았는데 테이블로 다가와 “불판 갈아드릴까요?” 물었다. 아주 신속하고 센스있는 그의 서비스 행동이 참 인상적이다. 장사가 안되는 가장 큰 원인의 70%가 ‘무관심’이라는 조사결과도 있다. 대부분 음식점에 가면 직원을 불러야만 필요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심지어 불러도 대답없는 경우도 있다.

편의점 3개로 연 매출 40억을 올리는 편의점 여왕 전지현 대표가 생맥주 전문점을 했을 때의 숨은 일화가 있다. 손님이 “요기요” 소리를 하면 그 매장 직원을 집으로 돌려보냈다고 한다. 그 손님의 눈빛만으로도 그 손님이 물을 원하는지, 술을 원하는지, 안주를 원하는지 알아야 한다고 했다. 한 조사기관의 설문결과를 보면 ‘다시 방문하고 싶은 음식점’은 ‘말하지 않았는데 알아서 서비스 해주는 경우’의 응답이 24%였다. 손님이 “요기요” 말을 하면 그만큼 서비스 응대가 한 템포 늦다는 의미다. 몇 번 반복해서 직원을 불러야 한다면 성의없는 직원 태도에 정말 짜증나지 않을까?

필자가 그날 본 직원은 갓 20살 된 아르바이트 대학생이었고 이 식당에서 일을 한 지 며칠 되지 않았다고 했다. 같은 일을 하면서도 이처럼 직원들의 서비스 행동이 왜 많이 다른 걸까? 점주가 공부를 하지 않으면 직원에게 가르칠 것이 없기 때문이다. 점주가 지속적으로 공부를 하고 솔선수범하는 서비스 행동이 곧 그 가게의 서비스 표준이며 매뉴얼이다. 많은 음식점은 표준이 없고 매뉴얼이 없다. 그냥 일만 한다.

따뜻한 배려의 마음의 원천은 어디일까? 우리는 흔히 마음은 가슴에 있다고 생각하지만 뇌과학적 관점에서 마음은 뇌의 작용이라는 사실은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인간의 뇌에는 1000억개가 넘는 신경세포가 정보를 교환하면서 그 결과 마음이 탄생한다. 즉 뇌 신경세포간의 움직임이 결국 마음으로 표출되는 것이다.

일례로 국내 한 방송사에서 한글날 특집 방송으로 흥미로운 실험을 했다. 쌀밥을 유리용기에 두 개로 나누어 담고 하나는 ‘고맙습니다’ 등 긍정의 말로, 다른 하나는 ‘짜증나’ 등의 부정의 말을 한 결과 긍정의 말을 한 쌀밥에는 하얀 곰팡이가 피어 구수한 누룩내가 나는 반면 부정의 말을 한 쌀밥은 시커먼 곰팡이로 썩어 버렸다. 물리학자들이 밝힌 ‘관찰자 효과’를 보면 물질의 최소 구성단위 미립자는 관찰자의 마음에 따라 변화할 수 있다고 한다. 마음은 뇌의 작용이며 사람의 마음에서 표현되는 말과 행동이 사람간 마음에도 영향을 준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것이 곧 말의 힘이다. 말은 마음에서 우러난다.

그 여직원의 이런 센스있는 서비스 행동은 고객의 기분을 좋게 한다. 이것이야말로 고객의 마음을 끄는 힘, 즉 매력이 아닐까? 수많은 가게의 상호를 기억하면서도 특정 가게를 찾아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오래 전 호텔 총지배인과 대화를 나눈 적 있다. 아무리 시설이 좋은 호텔이라고 해도 직원들이 고객을 내 가족처럼 대하는 따뜻한 마음의 봉사정신이 없으면 그 호텔은 좋은 호텔이라고 할 수 없다고 했다. 서비스 분야에 종사하는 직원은 고객을 응대하는 과정에서 따뜻한 마음씨를 가져야 한다. 우리는 마케팅을 배우기 위해 많은 것을 공부하지만 공부는 기술이 아닌 사람을 공부해야 한다. 결국 ‘이태원 클라스’ 드라마의 명대사 ‘장사는 사람이다’를 기억한다. 결국 음식점은 맛이든, 가격이든, 서비스이든 여러 분야에서 고객의 마음을 얻는 것이 우선이다. 마음을 얻기 위해서는 고객의 눈빛과 표정 관찰만으로 부족하다. 고객의 마음 속까지 들어가야 고객이 알아차리지 못하는 무의식적 잠재욕구까지 발견할 수 있다. 어떻게 하면 고객의 마음 속에 들어갈 수 있을까? 머리가 아닌 마음에 호소해야 행복한 기억이 마음 깊이 파고 든다.

<주요 약력>

소셜외식경영연구소 대표
소비자경제신문 칼럼리스트
서울신용보증재단 자영업자 교육(마케팅) 전문강사
자영업성공학교 마케팅담당 선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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