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 롯데마트에서 판매되고 있는 무와 배추. 연합뉴스
서울역 롯데마트에서 판매되고 있는 무와 배추. 연합뉴스

11월이면 집집마다 김장을 하느라 우리네 어머님들은 매우 바빴다. 그러나 이젠 11월이 김장철이라는 말이 무색해질 것 같다. 올해 김장을 포기하는 사람들(일명 김포족)이 56%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장 대신 ‘포장김치’를 선택한 것.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대면 접촉도 꺼져지는데다 긴 장마로 배춧값이 치솟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장 큰 이유는 ‘김장이 힘들고 번거로워서’였다.

이제 김치도 ‘편리미엄’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1인 가구가 나날이 증가하고 비대면 소비가 증가하면서 이제 값싸고 품질도 좋은 ‘포장김치’가 대세가 됐다.

통계 자료=대상(주) 종갓집
통계 자료=대상(주) 종갓집

주부 56.2% ‘김장 포기’

대상㈜ 종가집이 10월19일부터 23일까지 총 5일간 종가집 블로그를 통해 총 2845명의 주부들을 대상으로 ‘올해 김장 계획’에 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56.2%가 김장 포기를 선언, 지난해(54.9%)보다 1.3%p 높은 수치를 보였다.

올해 김장을 포기한다는 주부들 중 ‘포장김치를 구입해 김장을 대체하겠다’는 답변은 62.6%로 지난해(58%)보다 4.6%p 증가했다. 2018년(54%)에 비해서도 상승해 매년 꾸준히 증가 추세다. 올해 이례적으로 길었던 장마와 태풍 영향으로 높게 치솟았던 김장재료 가격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전 연령대에서 김장하는 것이 번거롭고 힘들다고 느끼며, 포장김치를 구매하는 편이 더욱 편리하고 합리적이라고 인식하는 경향도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해마다 김장을 포기하는 ‘김포족’이 늘고 있다. ‘고된 노동과 스트레스가 걱정돼서(31.2%)’가 가장 큰 이유였다. ‘긴 장마로 배추 등 채소값이 비싸서(28.1%)’, ‘적은 식구 수로 김장이 불필요해서(16.4%)’ 등이 뒤를 이었다.

올해 김장에 대한 부담감도 전년보다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보다 올해 김장에 대해 부담을 더 느끼는지’에 대한 질문에 ‘많이 느낀다’고 답한 응답자는 35.6%, ‘조금 느낀다’는 31.4%로, 전체의 67%가 작년보다 올해 김장에 대해 더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

그 이유로는 ‘김장 재료 구매 비용이 비싸서’라고 답한 응답자가 44.4%를 차지해 가장 많았으며, ‘체력적으로 부담돼서’라는 응답은 29.2%, ‘김장에 자신이 없어서’는 18%,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 4.6% 등 순이었다. 올해 세계적으로 확산된 코로나19 영향으로 ‘코로나19 여파로 대면이 부담돼서’라는 이유도 3.8% 답해 눈길을 끌었다.

‘김장한다면 지난해와 비슷하게’ 68%

올해 김장 계획이 있는 주부들의 경우 김장 양은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적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 김장 양은 어느 정도 계획하는지’에 대해 물었을 때,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라는 답변이 67.7%로 가장 많았다. ‘지난해보다 김장을 줄일 계획’이라는 응답자도 18.5%를 차지했다.

김장 양을 줄이는 이유로는 ‘배추, 무 등 재료값이 상승해서’(53.5%)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체력적으로 부담돼서(27.5%)’가 뒤를 이었다. ‘얼마나 줄일 예정인지’에 대한 질문에는 ‘5~9포기 미만’이 27.5%, ‘1~5포기 미만’이 26.5%, ‘9~15포기 미만’ 24% 순이었다.

특히 이들 중 40.5%가 줄어든 김장을 ‘시중 포장김치로 대체하겠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 ‘필요한 양만큼 간편하게 구입할 수 있어서’라는 답변이 45.7%로 높은 편의성을 가장 중시했다. 다음으로 ‘김장이 힘들고 번거로워서’라는 응답자가 29.6%였다.

통계 자료= 대상(주)
통계 자료= 대상(주) 종갓집

‘김장 대신 포장김치 구매’ 63%

김장 대신 ‘포장김치 구매하겠다’는 주부가 10명 중 6명을 넘었다. 김포족 중 ‘포장김치로 김장을 대체하겠다’는 응답자도 지난해보다 증가했다. 올해 김장 대신 ‘포장김치를 구매하겠다’고 답한 응답자는 62.6%로 지난해(58%)보다 4.6%p 증가했고, ‘가족·지인에게 얻음’(25.4%), ‘아직 계획 없음’(11.7%) 순이었다. 올해 3040 김포족 중 포장김치 구매 의사를 보인 응답자는 63%로 지난해(57.8%) 대비 5.2%p 상승했다.

김포족이 포장김치를 구입하려는 이유로는 ‘김장의 고된 노동’ 또는 ‘포장김치의 높은 편의성’을 주된 이유로 꼽았다. ‘김장하는 것이 힘들고 번거로워서’라는 답변이 34.3%, ‘필요한 양만큼 간편하게 구입할 수 있어서’가 31.6%를 차지했다. 그 다음으로는 ‘직접 김장하는 것보다 저렴해서’라는 답변이 24.9%, ‘직접 담근 것보다 맛있어서’라는 답변은 7.5% 등 순이었다.

김장 대신 포장김치를 구매할 계획인 주부들은 작년과 동일하게 중용량 제품을 선호했다. 올해 ‘포장김치 구매 단위’를 물었을 때, ‘3~5kg 중용량 제품을 수시로 구입한다’는 응답이 50.2%로 지난해(50%)와 동일하게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것. ‘10kg 이상 대용량 제품을 구입한다’는 25.3%, ‘1.7kg 이하 소포장 제품을 수시로 구입한다’는 응답은 23.7%였다.

올해 김장 대신 포장김치를 구매하겠다는 응답자 중 56.4%가 ‘온라인(정기배송 포함)’으로 김치를 구매하겠다’고 답했으며, 지난해(48.2%) 대비 8.2%p 상승했다.

같이 김장하고 싶은 연예인 1위 ‘공유’

코로나19 여파로 집밥을 먹는 기회가 늘면서 지난해보다 김치 구매 횟수도 함께 증가했다. ‘올해 코로나19로 집밥 횟수가 지난해보다 늘었는지’에 대한 질문에 ‘지난해보다 늘었다’고 답한 응답자가 66%로 가장 많았다. ‘집밥 횟수가 얼마나 늘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주 5회 이상 늘었다’는 비율이 35.9%, 다음으로 ‘주 3회 늘었다’(27.4%), ‘주 2회 늘었다’(19.9%) 순이었다.

특히 ‘집밥 증가로 김치 구매 횟수가 늘었다’고 답한 응답자가 63.1%로 가장 많았다. 구매 주기에 대한 질문에 ‘1개월에 한 번’이 38%로 가장 많았으며, 2개월에 한 번(23%), 3개월에 한 번(15.4%) 등의 순이었다. 한 달 구매하는 양은 ‘3~5kg 중포장’이 52.9%로 가장 높았다.

‘김장 예상 시기’를 묻는 질문에는 지난해와 동일하게 11월 중순(34%)이 가장 많았다. 11월 말(29.5%), 12월 초(20.5%) 순으로 답했다.

‘함께 김장을 하고 싶은 연예인’으로는 공유가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김수미, 3위는 유재석, 4위는 박나래, 5위는 백종원이 뒤를 이었다.

소비자경제신문 노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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