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이 없으면 내 가게가 존재할 수 있을까? 수많은 가게들이 고객을 유치하고 단골로 만들기 위해 열정을 쏟아내고 있다. 고객은 내 가게의 존재 이유이며 고객이 매출을 만든다. 고객이 없으면 매출도 없다. 가게를 오픈하고 무작정 손님을 기다리면 올까? 경쟁이 치열한 환경에서는 기다림으로 일관해서는 손님을 유치할 수 없다. 고객이 내 브랜드를 인지하기 위해서는 오프라인, 온라인에 브랜드를 노출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객이 브랜드를 안다고 해서 찾아올까? 아는 것과 찾아오는 행동은 다르다.

브랜드를 알아도 구매행동이 있어야 한다. 고객이 찾아오도록 설득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고객의 마음을 알고 고객의 마음을 사는 것이 중요하다. 고객이 내 가게를 온다는 것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에게는 보이지 않는 인적인 네트워크의 관계를 몰고 오기 때문이다. ‘던바의 법칙’에 의하면 인간이 관계 범위는 150명이다. 고객 한 사람이 왔을 때의 승수효과다. 이처럼 고객 1명이 내 가게의 현재와 미래를 짊어지고 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고객의 마음으로 들어가는 길은 있을까? 고객의 마음을 들여다 보면서 고객이 원하는 것을 찾아내야 한다. 고객 자신도 스스로 의식하지 못하는 무의식적 욕구도 알아낼 만큼 관찰력이 그 출발이다. 2018년에 방영된 tvN 드라마 ‘김비서는 왜 그럴까?’에 기억할만한 한 장면을 떠올린다. 잘생긴 얼굴, 탁월한 경영능력을 갖춘 이영준 부회장과 그를 9년째 보필하고 있는 김미소 개인 비서간 사랑의 이야기다.

이영준 부회장은 김미소에게 프로포즈를 하지만 가정환경과 경제적인 차이도 김미소는 단호하게 거절한다. 이에 이영준은 이에 포기하지 않고 결국 결혼까지 성공한다.

어떻게 성공했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김미소가 원하는 것을 해주었기 때문이다. 김미소가 방문하는 레스토랑의 점주와 은밀하게 짜고 김미소 일행의 테이블에 레스토랑 설문조사를 빙자해 이성과 하고 싶은 것, 받고 싶은 선물, 이벤트 등의 정보를 알아내어 결국에는 다양한 이벤트로 연애는 물론 결혼까지 하기에 이른다. 이처럼 고객의 마음을 얻고 관계를 이어가려면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마음부터 알아야 한다. 고객이 기대하고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좋은 서비스로 응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서 오세요’ ‘뭘 드릴까요?’ 말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영혼 없는 말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고객의 마음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고객은 자신의 마음을 다른 사람에게 절대 보여주지 않는다. 단지 기대만 할 뿐이다. 왜일까? 음식점에 돈을 주기 때문이다. 돈에는 항상 기대와 보상심리가 수반된다. 그만큼 고객의 마음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고객이 내 가게에 대해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어떤 메뉴에 관심이 많은지, 불편한 것은 없는지 등 많은 것을 알아야 한다. 철저하게 고객 관점에서 출발해야 한다.

고객의 마음으로 들어가는 길이 있다면 길에는 그 출발점도 있다. 분명 어디선가 고객과 만나는 지점이 있다. 마음과 마음이 만나는 곳에서는 또다른 관계의 길이 있을 수 있다. 불편함을 해소하는 차원에서 고객의 만족을 더 이끌어낼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있을 수 있다. 침묵을 지키고 가게를 떠난다면 고객은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필자는 식당내에 ‘고객 의견함’을 4곳에 설치하여 고객 설문조사를 한 적이 있었다. 실제 분석결과 고객의 눈에는 보이지만 필자의 눈에는 보이지 않은 것들이 아주 많았다. 고객의 마음을 지속적으로 만날 수 있는 길이 열려야 단골고객이 늘어나고 경영기반을 튼실하게 만든다. 결국 마케팅은 스스로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으로부터 배운다.

고객에게 잘해준다는 것은 어디까지나 본인 생각이다. 고객이 원하는 것을 해주었을 때 잘해주는 것이다. 고객 만족이란 모자람 없이 마음의 흡족함을 말한다. 작은 불편함도 없어야 마음이 충분하고 넉넉해진다. 마케팅의 본질은 결국 고객 만족을 넘어 고객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다. 내 가게에 머무는 동안 작은 불편함은 없이 고객의 마음을 잘 헤아려서 기분좋은 시간을 만들어 가는 것이 점주의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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