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불원정대’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 ‘둘째이모 다비’ 등
​​​​​​​과감하고 신선한 그들만의 도전에 시청자들 ‘대리 만족’

환불원정대 시청 후기 올린 블로그  캡쳐
환불원정대 시청 후기 올린 블로그 캡쳐

요즘 연예계는 바야흐로 ‘언니들 세상’이다. 아니 어쩌면 우리 누나들 세상? 아니면 우리 엄마 세상?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보여주는 우리 주변 언니들의 유쾌·상쾌·통쾌한 도전에 시청자는 마냥 즐겁다.

그야말로 쎈 언니들(?)이 ‘환불원정대’라는 이름으로 다시 모였다. MBC 예능프로그램 놀면 뭐하니?는 가요계의 대표적인 쎈 언니 엄정화, 이효리, 제시, 화사를 모아서 걸그룹 ‘환불원정대’를 결성했다. 이런 언니들이 함께라면 어느 매장에서도 쉽게 환불이 될 것 같다는 뜻으로 지은 그룹명이다.

지난 8월31일 첫방부터 11% 시청률을 찍으며 바로 전 프로그램인 ‘싹쓰리’의 인기를 넘어섰다. 화려한 스타일에 거림낌없는 말투, 그 무엇에도 기죽을 것 같지 않은 걸쭉한 입담을 선보이며 사람들을 들었다놨다 한다.

자꾸 웃음이 난다. 기분이 좋다. 보기만 해도 뭔가 가슴이 뻥 뚫리는 것 같은 ‘해방감(?)’을 느낀다. 이유가 뭘까? 약간은 건방지고 조금은 날티나는 그들의 행동에 왜 우리는 환호하는 것일까?

‘환불원정대’와는 전혀 다른 느낌의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도 화제다. KBS의 예능 프로그램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는 실버세대 여성 연예인인 박원숙, 김영란, 문숙, 혜은이 등이 한집에 모여 사는 모습을 흥미롭게 그린다. 왕년에 잘 나갔던, 우리의 스타였던 아줌마들이 나이가 들어 미모를 잃고 이혼을 하고 빚더미에 눌려 살더라도 희망을 잃지 않고 의지하며 사는 모습을 보여준다. 실버세대의 여성판 ‘미운 우리 새끼’라는 평을 받으며 순한 웃음을 전해주고 있다.

‘환불원정대’가 과감하고 화려한 반격을 꾀하는 여성상을 보여준다면, ‘박원숙의 같이삽시다’는 나이든 여성들의 순한 화합을 보여준다.

김신영의 부캐 둘째이모 다비. 연합뉴스
김신영의 부캐 둘째이모 다비. 연합뉴스

송은이 사단으로 불리는 김신영, 신봉선의 ‘과감한 도전’도 눈에 띈다. 김신영은 요즘 부캐로 불리는 ‘둘째 이모 다비’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형광색 골프웨어에 허리춤에 다는 가방, 신부 화장급 올림머리, 경상도 사투리까지. 둘째 이모 김다비는 우리 동네서 흔하게 보이는 우리네 엄마를 떠오르게 한다. 둘째 이모 김다비의 ‘주라주라’ 음원의 인기로 가수 못지 않은 활동을 하고 있다. 웃음을 넘어 우리네 엄마들을 위로해주고 있다. 최근 신봉선도 ‘캡사이신-매운사랑’ 음원을 발표, 과감하고 섹시한(?) 도전에 나섰다. 송은이 사단의 또다른 작품으로 김신영을 이어받아 ‘부캐 신드롬’을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우리들의 쎈 언니, 왕 언니, 재밌는 언니들이 부럽다. 나이를 뛰어넘는 도전이 멋있고, 세상의 선입견에 대항하는 자유가 부럽고, 여성이라는 굴레를 벗어던지는 과감함이 신선하다. 대리만족을 시켜준다. 나도 ‘저 언니들’처럼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나이가 어려도, 나이가 들어도 ‘사람들이 원하는 여성’이 아니라 ‘나다운 나’로 살고 싶게 만든다.

소비자경제신문 노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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