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보건원 동물실험…임신능력 22% 감소·발가락 기형 7% 증가
​​​​​​​고위험 음주 산모, 비음주 산모보다 거대아 출산위험 2.5배 많아

이 사진은 기사와 관련없음.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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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중 음주하면 태아발달 능력을 감소시키고 기형아·거대아 출산율을 크게 증가시킨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특히 고위험 음주를 하는 산모의 경우 비음주 산모보다 거대아 출산 위험이 2.5배 높았다.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은 28일 가임기 여성의 임신 전 음주가 임신과 태아발달 능력을 감소시키고, 기형아 및 거대아 출산율을 크게 높인다고 밝혔다. 국립보건연구원에 따르면, 이같은 사실은 동물 실험모델과 임신코호트에서 동시에 확인됐다.

우리나라의 최근 가임기 여성 음주율은 크게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대생 월간 음주율이 72.9%에 달하고 19~29세 여성은 64.1%에 달했다. 특히 고위험음주율도 여대생이 17.2%, 19~29세 여성이 9.6%로 전체성인 여성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보건연구원 김원호 박사 연구팀(이유정·김지연·이대연)은 5% 알코올이 든 식이를 임신 전 2주 동안 마우스에 섭취시킨 후, 임신을 유도하고 태아발달-출산-성장에 이르는 각 단계에서 생체 내 산모와 태아 각 조직들에서의 대사기능 변화를 조사·분석했다. 5% 알코올은 맥주(4.5%)와 유사한 도수로 하루 평균 약 4.4g 섭취토록 했다.

실험결과 임신 전 알코올 섭취한 군에서 임신능력이 2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태아수는 11%, 태아발달능력도 23% 감소했으며 발가락 기형은 7%나 증가했다. 또 새끼 마우스의 출생 직후 몸무게는 정상군보다 1.87배 높았지만 생후 1주, 2주, 3주에는 몸무게가 많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신 전 음주를 한 산모에서는 혈당 분해 능력이 감소하고 지방간 형성이 증가했는데, 이런 현상은 태아 발달 이상 및 거대아 발생 증가의 주요 원인이 된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후속 연구로 국립보건연구원이 구축한 한국인 임신 코호트(cohort;특정 경험을 공유하는 사람들의 집합) 2886명을 최종 연구에 포함시켰다.

음주량에 따라 비음주군(561명), 일반음주군(2099명), 고위험음주군(226명)으로 구분하고 거대아 출산율을 비교했다. 고위험 음주군은 한 번에 5잔 이상, 주당 2회 이상 음주를 하는 경우다.

비교 결과 고위험음주군에서는 거대아 출산율이 7.5%로 비음주군(2.9%)보다 2.5배, 일반음주군(3.2%)보다 2.3배 높았다. 또 거대아 출산에 영향을 미치는 위험요인을 보정한 이후에도 고위험음주군의 거대아 출산 위험은 비음주군보다 2.3배 높았다.

국립보건연구원 권준욱 원장은 “가임기 여성, 특히 임신을 계획하는 여성의 경우 원활한 임신과 산모와 태아의 건강, 출생 후 아기의 정상적인 성장발육을 위해서는 임신 전부터 음주를 중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한편 실험동물모델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최근호에 게재됐고, 한국인 임신코호트를 이용한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에 제출해 개정 작업 중이다.

소비자경제신문 노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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