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라조와 세븐틴의 카레…“인도인에 대한 고정관념이 가득하다”
블랙핑크…“가네샤 신은 장식물로 땅바닥에 있을 물건이 아니다”

문제가 된 노라조의 대표곡 카레. 원더케이 엔터테인먼트 공식 유튜브 채널

노라조와 블랙핑크 등 K팝 가수들이 잇따라 인도 팬들의 항의를 받고 있다.

노라조 조빈은 15일 2010년 발매한 4집 앨범 <환골탈태>의 대표곡인 카레를 두고 불거진 인종차별 논란에 사과했다. 카레가 논란의 중심에 선 것은 지난 13일 아이돌 그룹 세븐틴이 네이버 V앱 라이브 채널을 통해 카레를 부르는 모습을 공개하면서 아시아권 해외 시청자들을 중심으로 카레의 가사가 인종차별적이며 인도에 대한 고정관념으로 가득 차있다는 주장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해당 곡에는 ‘노랗고 매콤하고 향기롭지는 않지만 타지마할, 양파넣고 감자넣고 소고기는 넣지않아 나마스테, 샨티 샨티 카레 카레야, 완전 좋아 아 레알 좋아, 샨티 샨티 요가 화이야, 핫 뜨거운 카레가 좋아’ 등 ‘카레가 좋아’라는 노랫말이 반복된다.

세븐틴의 한 해외 팬은 “이 곡에서 인도인과 남아시아인은 카레 사랑꾼·요가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으로 그려진다”며 ‘샨티 샨티 요가 화이야’라는 가사가 인도의 신 가네쉬를 찬양하는 단어인 샨티를 희화화하고 ‘순한 맛 매콤한 맛 인도에도 없는 이 맛 타지마할’이라는 가사가 인도의 대표적 문화유산 타지마할을 모욕했다고 지적하며 노라조와 세븐틴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한국 누리꾼들도 “처음에는 잘 이해가 안됐는데 터번 쓴 인도 밴드가 한국에 대해 ‘김치김치! 독도킥! 경북궁 사무라이~’이라는 식의 노래를 한다고 역으로 생각하면 이건 문제가 맞다”고 인정했다.

조빈은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인도 본고장 느낌을 내기 위해 사용한 몇가지의 단어가 그 말을 사용하시는 국가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로 쓰이고 또 얼마나 신성한 말인지 제대로 뜻 파악이 되지 못했다”며 “이건 분명한 저희의 실수다”라고 해명했다. 조빈은 또 “단지 카레는 누가 먹어도 어떻게 먹어도 맛있는 음식이란 걸 노라조 스타일로 즐겁게 알리고 싶었다. 진정코 누군가를 비하하거나 소중한 한 나라의 문화와 전통을 깎아내리려는 마음으로 만든 노래가 아님을 말씀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어 “마음 상하셨을 남아시아 외 인도에 계시는 많은 분들께 사과의 말씀 전한다”고 덧붙였다.

문제가 된 블랙핑크 뮤직비디오  How You Like That. 사진=블랙핑크 공식 유튜브 채널
문제가 된 블랙핑크 뮤직비디오 How You Like That. 사진=블랙핑크 공식 유튜브 채널

현재 미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한국 걸그룹인 블랙핑크도 뮤직비디오에서의 힌두교신에 물망에 올랐다. 문제가 된 블랙핑크의 뮤직비디오는 빌보드 메인차트 핫 100에서 33위에 올라와 있는 신곡 ' How You Like That‘이다.

뮤직비디오 전체 3분4초 분량에서 힌두교 신 중 하나인 가네샤의 모습이 장식품으로 1초 정도 노출되었는데 이에 일부 인도 팬들이 "우리의 힌두교 신은 대중음악 뮤직비디오에 등장할 장난감이나 받침대, 미학적 조형물이 아니다"면서 “게다가 가네샤를 모실 때는 절대로 바닥에 신상을 둬서는 안 된다. 가네샤 신상을 땅에 닿게 하는 행위 자체가 우리에겐 모욕이다”며 비판했다. 가네샤는 인간 몸통에 코끼리 머리를 가졌으며 지혜와 행운을 상징하는 재물신으로 힌두교 삼위신(브라마,비누슈,시바) 다음으로 섬기는 신도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YG엔터테인먼트는 6월 30일 “의도하지 않은 실수다. 인도 팬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관련된 비디오의 장면을 삭제했다. 

크리스털 앤더슨 조지 메이슨대 교수는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을 비하하거나 조롱하기 위해 해당 문화의 요소를 이용한다면 그것은 무례한 일이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는 11일 ‘힌두신이 뮤직비디오에? 팬들과 충돌하는 K-팝 그룹들’(Hindu God in a Music Video? A K-Pop Band Runs Afoul of Fans) 이라는 기사를 통해 K-팝 가수를 비판해다. 그러나 이 기사에는 방탄소년단의 일본 원자폭탄 티셔츠와 마마무가 흑인으로 분장하고 브루노 마스의 'UPTOWN FUNK'부른 다소 억지스러운 사례도 소개되어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 언론들의 K-POP논란 보도가 미국 대중문화를 휩쓸고 있는 한국 문화를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소비자경제신문 권찬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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