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인 9일 새벽까지 경찰 진술 “성추행하고 사진 보냈다.”
박원순 실종 당일 정세균에게 전화 “너무 힘들다. 죄송하다”
경찰 소방관 585명 2차 수색 끝에 10일 자정 지나 시신 발견

경찰이 10일 새벽 서울 북악산에서 박원순 서울시장 시체를 발견해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이 10일 새벽 서울 북악산에서 박원순 서울시장 시체를 발견해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성추행 혐의로 고소된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시 북악산 숙정문 근처에서 숨진 채 발견되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10일 0시 20분께 박원순 시장 시체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서울경찰청 최익수 형사과장은 “소방 구조견이 시체를 찾았고 경찰과 소방관이 확인했다”면서 “타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경찰이 유족과 상의해 부검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한 점을 고려할 때 박 시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인다.

A씨는 8일 박 시장 비서로 일하면서 성추행을 당했다며 서울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과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MBC는 고소인이 직접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고소인은 성추행 정황을 자세하게 진술했고 박 시장과 주고받은 텔레그램 사진과 대화를 증거로 제출했다고 알려졌다. 고소인은 2017년 이후 성추행 횟수 등을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했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경찰은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경찰 수뇌부에 보고한 뒤 박 시장 소환 일정을 조율하고 있었다고 알려졌다. 이런 까닭에 박 시장의 극단적인 선택이 성추행 고소 사건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 변호사와 함께 경찰에 출석한 A씨는 9일 새벽까지 경찰 조사를 받았다. 박 시장의 죽음이 성추행 고소와 관련됐는지 파악되진 않았다.

 박 시장은 9일 아침부터 행동이 이상했다. 박 시장은 9일 점심을 정세균 국무총리와 함께 하기로 약속했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총리실 관계자에게 “시장님 몸이 좋지 않아 오전 일정을 모두 취소했는데 총리님과 오찬은 가신다고 하니 준비해달라”고 말했었다. 그러나 박 시장이 정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서 “너무 힘들다. 죄송하다”고 말했다고 알려졌다.

서울시는 오전 10시 40분 박 시장 건강 때문에 일정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4분 뒤 박 시장은 모자를 쓴 채 마스크까지 끼고 외출했다. 박 시장 딸은 오후 5시 17분 경찰에 전화(112)를 걸어서 “네다섯 시간 전에 아버지가 유언 같은 이상한 말을 남기고 집을 나갔는데 전화기가 꺼져 있다”고 신고했다.

박 시장은 오전 10시 53분 서울시 종로구 와룡공원에 있었다. 경찰 조사 결과 박 시장은 오후 2시 42분 와룡공원에서 지인과 통화했으나 오후 4시께 서울 성북구 북악골프연습장에서 휴대전화 신호가 끊겼다. 경찰은 오후 5시 30분부터 기동대 등 경찰 428명, 소방대원 157명, 수색견 8마리를 동원해 북악산 일대를 수색했고, 밤 10시 30분부터 2차 수색을 벌이다 박 시장을 발견했다.

성추행 사건은 박 시장이 사망했기 때문에 마무리된다. 검찰사건사무규칙 제69조는 수사를 받던 피의자가 사망할 경우 검사는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을 불기소 처분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최익수 형사과장이 10일 새벽 서울시 성북구 와룡공원에서 박원순 서울시장 사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지방경찰청 최익수 형사과장이 10일 새벽 서울시 성북구 와룡공원에서 박원순 서울시장 사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원순 서울시장 빈소가 마련될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헌화를 위한 국화가 옮겨지고 있다. 연합뉴스
박원순 서울시장 빈소가 마련될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헌화를 위한 국화가 옮겨지고 있다. 연합뉴스

소비자경제신문 이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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