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새싹보리가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건강에도 좋고 다이어트에도 좋다며 TV방송프로그램에도 자주 나온다. 주변에서도 먹고, 미디어에서도 부추기니 없던 관심도 생기기 마련이다.

물론 새싹보리는 건강에 좋은 식품이다. 하지만 식품은 위생적으로 제조되는 것이 기본이어야 한다. 건강을 위해 먹는 식품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런 의미에서 새싹보리 분말식품에 대한 이번 조사결과는 꽤 충격적이다. 한국소비자원이 온라인에서 판매되고 있는 새싹보리 분말제품 20개를 조사한 결과, 절반이 넘는 11개 제품이 기준에 부적합했다. 7개 제품에서는 기준을 초과한 금속성 이물이 검출됐고, 8개 제품에서는 대장균이 검출됐다. 특히 4개 제품은 금속성 이물과 대장균 모두 기준에 부적합했다.

금속성 이물은 새싹보리를 수확하고 분쇄하는 과정에서 분쇄기가 마모되거나 칼날 등이 마찰되어 혼입될 수 있다. 따라서 새싹보리 분말처럼 원료를 분쇄해서 분말로 제조하는 제품은 충분한 자력을 가진 자석을 이용해 금속성 이물을 제거하는 공정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금속성 이물이 검출된 7개 제품의 검출량을 보면 허용기준을 최대 5배 이상 초과한 제품도 있었다.

사실 분말식품의 금속성 이물 논란은 하루 이틀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해 노니 제품을 비롯해 매년 잊을 만하면 다시 거론되고 있다. 그럼에도 개선이 되지 않고 있는 것은 큰 문제다.

대장균도 8개 제품에서 기준을 초과해 검출됐는데, 대장균은 사람이나 포유동물의 장내에 기생하는 세균으로 위생수준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 세균이다. 식품에서 대장균이 확인된다면 사람이나 동물의 분변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오염된 것으로 비위생적으로 조리·관리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병원성 세균도 존재할 가능성이 있어 식중독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도 있다. 식품에서 위생관리가 중요한 이유다.

표시사항도 미흡한 제품들이 많았다. 기본적으로 표시해야 하는 용량, 유통기한, 품목보고번호 등이 기재되어 있지 않거나 잘못 기재된 경우도 있었다. 표시가 미흡한 제품 중 상당수는 금속성 이물이나 대장균 기준에도 부적합했다.

한국소비자원은 이번 조사결과 확인된 부적합 제품의 자발적 회수·폐기·판매중지와 표시사항 개선을 관련 업체에 권고하여 문제 제품의 조치는 완료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도 위생관리 감독 강화를 요청한 상태이다.

하지만 새싹보리 분말 제조·유통업계 전반적으로 자체적인 위생관리를 강화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이번 조사는 안전·위생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었던 품목에 대한 지적일 뿐, 위생관리를 전반적으로 강화하지 않으면 언제든 또다시 문제는 불거질 것이다.

한번 신뢰를 잃은 제품이 다시 신뢰를 쌓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따라서 선제적으로 위생관리를 강화하는 것만이 기업도 소비자도 살 길이라 할 것이다. 건강에 좋은 식품으로 여기고 먹었던 소비자들의 분노는 이만저만 큰 게 아니다. 향후에도 개선되지 않는다면 분말식품 전체에 대한 소비자 신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소비자들이 부디 마음 놓고 믿고 먹을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안전·위생관리를 강화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저작권자 © 소비자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