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분사 이르다"

[소비자경제=박성민 기자] 내년 초 예정된 우리금융지주의 카드사업 분리 방침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리은행, 농협, 산업은행 등이 서로 카드사업을 하겠다고 하는데 문제가 있다는 의견이 있으며, 카드업계 과당경쟁 등으로 신용카드 발급 숫자가 2003년 카드대란 때를 능가하는 등 최근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는데, 정부가 다수 지분을 소유한 은행과 국책은행이 앞다퉈 카드사를 만드는 건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이유 때문이다.

금융권 내부에서도 우리금융의 카드사업 분사가 이르다는 시각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지난달 이사회에서 예정대로 우리카드 분사를 의결했지만, 설립인가권을 쥔 금융위에서 부정적인 기류가 감지되자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우리은행, 경남은행, 광주은행, 우리아비바생명, 우리투자증권 등 계열사 노조협의회는 지난달부터 서울 회현동 우리금융 본사에서 카드사 분사에 반대하는 농성을 벌이고 있어 신용카드 분사와 관련 내부 반발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노조는  "정부가 최근 가계부채 증가의 요인 중 하나로 신용카드를 지목하며 영업 자제를 요구하는 분위기인데, 굳이 분사를 하겠다는 건 시기가 부적절한 과욕"이라고 비판했다.

금융당국은 올해 안에 발표할 신용카드 구조개선 종합대책에 전업카드사(독립법인)의 영업을 억제하는 내용도 담을 것으로 알려졌고, 이로 인해 전업카드사 추가 비용이 부담이 될 수 있어 이와 같은 부정적 언급이 나오고 있는 것.

금융당국 관계자는 "하나SK카드와 KB국민카드의 분사로 전업카드사가 벌써 7곳으로 늘었다"며 "농협과 우리은행이 내년에 카드 부문 분사를 하게 되면 카드 발급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여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아직 설립 예비인가 신청을 하지 않았고, 시간을 두고 지켜보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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