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갑신년은 정치, 경재적으로 회색에 가까운 한해였다. 이를 뒤로 하고 을유년이 힘있게 시작 됐다. 경제 전문가들은 올해 경기 전망에 대해 대체로 전년과 비슷하거나 악화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전망일 뿐 단정은 아니다. 변화요인은 얼마든지 있고 최고 경영자들의 능력 여하에 따라 역경이 될 수도,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삼성경제연구소의 이용화 수석연구원은 일선 최고 경영자들에게 근시안적인 경영 전략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당장 살아야 된다는 생각으로 근시안적 경영전략을 편다면 오히려 4~5년 뒤 정상화된 국내 경제에 또 다시 적응하기 위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논리다. 그는 “IMF가 국가 경쟁력제고 하는데 기여했다는 다소 과장된 면이 있다”면서 “그러나 IMF로 축소지향적인 경영전략을 이미 경험 했으며 지금의 위기 상황을 충분히 극복해낼 수 있다는 것을 IMF를 통해 배웠고 이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불투명한 을유년 경제에 대해 기업들이 충분한 내성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내수는 어렵고 해외 판로는 냉각 돼가고 있다고 진단한 이 수석연구원은 “최고경영자 관점에서 올해가 어렵다고 긴축경영을 하는데 너무 심한 움츠림은 기업 미래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하고는 “국내 기업들이 다 어려운 것만은 아니고 최고경영자의 경영 전략과 능력에 따라 3~4년 뒤 최고경영자들의 기업경영능력에 대한 평가가 이뤄질 것”이라고 IBM 이나 제너럴일렉트릭사와 같은 기업의 예를 들어 설명했다.

난세에 영웅이 난다했다. 경기가 어렵고 힘들다 해도 잘되는 기업은 잘 되기 마련이다. 어려운 경제라는 시험 문제에 발목이 잡혀 보다 큰 대업을 잃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일선에서 만나는 최고경영인들의 성공기를 듣다보면 대부분 어려웠던 시절을 이기고 오늘의 위치에 이른 경우가 많다. 인종차별의 역경을 딛고 성공신화를 이룬다거나 빚쟁이로 몰려 산속에서 도망자 생활을 하다 죽을 각오로 사업을 성공시킨 것, 한겨울 시멘트 위에서 비닐 한 장에 의지해 새우잠을 자면서 일군 성공의 모습 등 어려운 역경들을 이기고 성공한 기업인들이 올해 경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에 움츠러들 필요는 없을 것이다. 분명 본인들이 걸어온 인생역정과 을유년 어두운 경기전망과는 비교할 수 없는 것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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