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 3강체제 안착의 일등공신"

LG텔레콤은 SK텔레콤, KTF 등과 이른바 이동통신 3강체제를 형성하고 있지만 통신업계에서는 지금까지 항상 LG텔레콤의 생존에 대해 많은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나 LG텔레콤은 이런 세간의 풍문에 결코 흔들리지 않고 나름대로의 기술력과 마케팅력을 총동원해 이른바 생존전략을 지속적으로 전개해왔다.

그리고 지난해 9월부터 개시된 뱅크온 서비스에 힘입어 이같은 생존전략에 탄력이 붙고 있다. 뱅크온 사업부를 책임지고 있는 현준용 사업부장에 따르면 뱅크온의 선전에 힘입어 올 연말까지 안정적인 생존의 최소 규모인 가입자 600만명 확보를 가뿐하게 넘어설 것이 확실시되기 때문이다.


서비스개시 후 가입자 급증


“올초만해도 가입자가 약 492만여명에 불과했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말과 올초부터 시작된 뱅크온 서비스와 번호이동성에 힘입어 기하급수적으로 늘기 시작했습니다. 뱅크온서비스를 실시한 후 줄잡아 10월말 현재까지 약 135만명 정도의 가입자가 증가했습니다.

앞으로도 이같은 여세를 지속적으로 몰고 나가 궁극적으로 LG텔레콤이 국민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고 또 세계 이동통신업계를 리더할 수 있는 글로벌 이동통신사로 성장시키는데 큰몫을 담당해나갈 작정입니다. 국내 이동통신의 성장과 고객들의 보다 편리하고 질높은 서비스 향유를 위해서도 LG텔레콤이 SK텔레콤과 KTF와 함께 이통 3강을 형성해나가야 합니다.”

뱅크온서비스로 많은 가입자를 유치해 궁극적으로 이통 3강의 확고한 뿌리내리기란 LG텔레콤의 오랜 숙원을 매우 합리적이고 효율적으로 달성하고 있다고 강조하는 현 사업부장은 이를 보다 확고하게 추진하기 위해 현재 많은 준비를 하고 있다.

현 사업부장이 꿈꾸는 뱅크온의 비전은 종합금융서비스로 최종정리된다. 뱅크온으로 국내외에서 이뤄지는 모든 금융관련서비스를 담아내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현 사업부장은 다양한 사업자와의 제휴협력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교통카드, 직불카드, 항공카드 등의 기능을 추가로 뱅크온에 담아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 사업부장은 이를 위해선 해당기업이나 관청 등과의 협력공감대가 이뤄져야 성공할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방법으로 이들 해당기업들과 관청 등을 설득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런 현 사업부장의 노력이 결실을 맺으면 그가 꿈꾸는 뱅크온의 종합금융서비스는 더 빨리 우리 앞에 다가올 것이다.

“이통 3강 구도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닙니다. SKT와 KTF가 이통시장을 양분한다고 가정해봅시다. 이 경우 양사는 기술개발보다는 양사의 안정적인 성장을 위한 단합과 협력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질 것이고 그러면 자연스럽게 고객들은 양질의 서비스를 향유하는데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국내 이통산업의 기술력 향상에도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이런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정부도 3강체제를 원하고 있고 또 우리도 가능한 빠른 시일내에 가입자를 늘려 안정적으로 3강체제에 뿌리를 내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뱅크온의 성공비결은 약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성공비결을 하나하나 뜯어보면 단점이 영원한 단점이 될 수 없다는 매우 색다른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단점을 잘 승화시키면 성공의 키포인트로 전환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현 사업부장이 꼽는 뱅크온의 성공요인을 들어보자.


약점을 강점으로 승화


“첫번째 성공요인은 은행과 이통사의 적절한 역할분담이었습니다. 지난해 9월 이전까지만해도 은행과 이통사업자는 제휴 대신 독자적으로 모바일뱅킹을 실시하거나 준비중에 있었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한계를 느낀 양측은 자연스럽게 제휴를 모색하게 됐고 양측의 선두주자인 국민은행과 SKT가 협력방안을 모색했지만 서로의 입장이 틀려 잘 진행되지 못했습니다.

당시 국민은행 김정태 행장은 은행권의 가장 큰 경쟁자는 이통사업자라고 지칭할 정도로 양측의 줄달리기는 팽팽했습니다. 이런 와중에서 국민은행과 우리가 협력을 모색했고 각자의 영역을 최대한 인정하는 범위내에서 모바일 뱅킹을 실시하자는 신사협정을 맺었습니다. 그리고 양사는 서로 머리를 맞대고 상품기획과 마케팅 등을 심도있게 준비했고 이런 노력에 힘입어 뱅크온의 성공신화가 탄생했습니다.”

첫 번째 성공요인을 서로의 영역을 인정한 제휴협력이라고 소개하는 현 사업부장은 두 번째 요인을 유통채널에서 찾는다. SKT나 KTF는 전국에 걸쳐 광범위한 유통채널을 갖추고 있지만 LG텔레콤은 그렇지 못하다.

그래서 이들 경쟁사보다 유통채널을 확충하는 것이 훨씬 수월했고 이런 운신의 폭을 적극 활용해 은행 창구에서 직접 직영점이나 본사 직원들이 고객의 가입을 적극 권유하는 이른바 1대1 유통채널을 운용할 수 있었다. 현 사업부장은 SKT가 이런 유통채널을 운용했다면 대리점이나 직영점 등 기존 유통채널의 반발이 심해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장담한다.

그러나 약 300여곳의 직영점을 운용하고 있는 LGT는 이런 유통전략을 진행함으로써 역설적으로 오히려 유통커버러지를 확대하는 매우 긍정적인 효과를 맘껏 누릴 수 있었다.

마지막 성공요인은 판매직원들의 뛰어난 판매감각이다. 현재는 경쟁사들도 은행창구 등에서 판매를 하고 있지만 LGT의 판매사원들의 감각과 기술을 절대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 모 은행창구 직원은 LGT 직원이 고객 세분을 유치할 때 경쟁사 직원은 기껏 한분의 고객을 유치할 정도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할 정도다.

물론 경쟁사에 비해 뛰어난 뱅크온의 경쟁력도 판매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 사업부장은 실제로 뱅크온의 높은 경쟁력 우위를 인정한 많은 은행들이 올 하반기부터 뱅크온을 새로운 사업파트너로 선택하고 있다고 덧붙인다.

얼마전 한국소비자 포럼이 선정한 올해의 브랜드상 수상을 비롯해 한국소비문화학회의 2004 소비문화 대상의 영예까지 안은 뱅크온은 국민·제일·외환·기업·대구·우리·조흥·농협·부산·경남·광주·하나·전북·신한·제주은행에 이어 최근에는 우체국과도 서비스 계약을 체결해 그 영역을 점점 넓혀나가고 있다. 판매력 향상에는 LGT의 매우 적극적인 직원교육과 지원이 매우 큰 역할을 했다.


전체를 보는 눈을 가져라


LG그룹 회장 비서실 등에서 근무한 현 사업부장은 사업부직원들에게 항상 전체를 보는 눈을 가지라고 주문한다. 전체를 보는 눈을 가질 때 더 좋은 서비스를 찾아낼 수 있고 또 미래를 보다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현 사업부장은 이통 3사의 협력과 경쟁을 중시한다.

성숙시장에서는 치열한 경쟁이 당연히 필요하지만 리스크가 큰 새로운 사업은 공동으로 협력해 시장을 키워나가는 것이 훨씬 더 합리적이고 유용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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