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 육아 커뮤니티에 다수의 악플
“우유에서 쇠 맛이 난다”
남양유업, “마케팅 업무만 지시”

남양유업은 유력 경쟁업체를 온라인 댓글로 비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진=남양유업
남양유업은 유력 경쟁업체를 온라인 댓글로 비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진=남양유업

남양유업이 온라인 댓글에서 유력 경쟁업체를 조직적으로 비방한 정황이 드러나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6일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등 7명을 명예훼손 혐의로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지난해 3월 부산 지역에 있는 모 홍보대행사를 시켜서 “매일유업에 원유를 납품하는 유기농 목장 근처에 원전이 있어 방사능 유출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댓글을 온라인 육아 커뮤니티에 지속적으로 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육아 커뮤니티에 올라온 악의적 댓글
육아 커뮤니티에 올라온 악의적 댓글

경찰은 지난해 7월 홍보대행사와 남양유업을 압수수색해 남양측 악플사용자로 확인되는 아이디 50개를 발견했다. 악플러들은 280만명이 이용하는 온라인 육아 커뮤니티에 “유기농 우유 성분이 의심돼 아이에게 먹인 것이 후회된다”, “우유에서 쇠 맛이 난다” 등 경쟁사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댓글을 작성했다.

사건의 전말은 매일유업이 자사 제품 비방 댓글을 지속적으로 올리는 아이디 4개를 수상히 여겨 경찰에 신고하면서 드러났다. 경찰이 확인한 결과 이는 남양유업과 관련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남양유업 팀장급 직원 3명이 매일유업에 대한 비방 댓글과 관련해 홍보대행사 직원들과 논의했던 정황이 확인됐다.

경찰은 남양그룹 조직 차원에서 개입이 있을 것으로 생각해 홍원식 회장, 대표이사, 팀장 3명, 홍보대행사 직원 등 7명을 입건해 수사를 심층 진행할 예정이며, 추후 구속영장 신청도 검토하고 있다. 남양유업은 과거 2009년과 2013년에도 인터넷에 경쟁사 비방 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경찰의 수사를 받은 적이 있다.

이와 관련해 남양그룹 측은 ‘마케팅 업무를 맡겼을 뿐 비방 게시물을 올리라고 ‘직접’ 지시한 적은 없다’, ‘실무자가 홍보대행사와 업무 협의하는 과정에서 매일 상하 유기농 목장이 원전 4km 근처에 위치해 있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자의적으로 판단해 논란이 됐다’라는 입장이다.

소비자경제신문 임윤식 기자

 

 

저작권자 © 소비자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