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현장 특별점검 결과 공개…철근 누락 원인 지목
8월 초 정밀진단결과 발표…전국 건설 현장도 확인 중
GS건설, 사과문 통해 전면 재시공 약속…보상과 비금전적 지원도

홍건호 건설사고조사위원장이 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인천 검단 아파트 지하 주차장 붕괴 사고 특별점검 및 위원회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홍건호 건설사고조사위원장이 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인천 검단 아파트 지하 주차장 붕괴 사고 특별점검 및 위원회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소비자경제신문=권찬욱 기자] 인천 검단신도시에서 발생했었던 아파트단지 공사현장의 지하주차장 붕괴사고에 대한 정부의 조사결과가 공개됐다. 해당 조사결과에 따르면 당시 붕괴는 설계 단계에서부터 감리·시공까지 문제가 있었으며, 지하주차장에 세워진 기둥 상당수에는 철근마저 없어 붕괴 사고에 매우 취약할 수 밖에 없는 구조임이 드러났다. 

국토교통부는 5일 붕괴 사고와 관련된 건설사고조사위원회 조사 및 사고현장 특별점검 결과를 발표했다. 붕괴된 주차장이 있던 아파트의 발주처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이며, 시공은 GS건설이 맡았다.

우선 직접적인 원인은 콘크리트에 삽입되지 않은 철근이 지목됐다. 지하주차장은 무량판 구조로 설계됐는데, 해당 구조는 대들보가 없는 대신 기둥이 온전히 하중을 받는다. 그 대신 넓은 공간을 확보할 수 있고 리모델링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무량판 구조는 하중을 제대로 받아 넘길 수 있도록 콘크리트 기둥에 보강 철근을 제대로 넣어주는 것이 필요한데, 조사에서는 철근이 삽입된 기둥이 32개 중 약 17개뿐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설계 단계에서의 문제로, 감리는 도면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공 단계에서도 철근이 추가로 빠졌다.

콘크리트의 강도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사고 부위의 콘크리트 강도는  기준 강도(24MPa)보다 30% 낮은 16.9MPa로 측정됐다. 이는 설계 기준 강도의 85% 이상에 한참 못미치는 것으로, 조사위원들은 콘크리트를 양생 및 타설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추측했다. 

이 밖에도 조경공사로 인해 원래 설계보다 더 많이 쌓인 토사 등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무너져내린 지하주차장 현장. 이 곳에서는 지난달 29일 지하 주차장 1∼2층의 지붕 구조물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연합뉴스]

조사위원들은 재발방지대책으로 이번 지하주차장에 적용된 무량판 구조를 특수건축물에 포함해 관리를 강화해야한다고 주문하고, 추가로 현장 콘크리트 양생 품질 개선을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LH는 한국건축학회에 의뢰해 붕괴현장 뿐만 아니라 아파트 단지 전체에 대한 정밀안전진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진단 결과는 8월에 공개될 예정이다. 국토부 역시 시공사인 GS건설이 맡고 있는 전국 건설현장을 확인하고 있는 상황으로, 한국건축학회의 정밀안전진단 결과가 나오면 GS건설에 대한 처벌을 결정할 예정이다. 

입주예정자들은 아파트단지에 대한 전면 재시공을 요구하고 있으며, GS건설 역시 사고에 책임을 지고 전면 재시공을 진행할 계획이다.  

GS건설은 이날 사과문을 통해 “저희는 시공사로 책임을 통감하고, 사고 수습에 만전을 기할 예정이다. 특히 입주예정자들께서 느끼신 불안감과 입주시기 지연에 따르는 피해와 애로, 기타 피해에 대해 깊은 사과를 드린다”면서 “이에 대해 충분한 보상과 상응하는 비금전적 지원까지 전향적으로 해 드릴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어서 GS건설은 “저희는 대형시공사로서 설계·시공 전 과정에 대해 무조건 무한책임을 다해야 마땅하다는 고객들의 당연한 기대에 이의 없이 전적으로 공감한다”면서 “‘무량판 구조인 이상은 어떤 형태를 취하더라도 무조건 보강근을 더해 시공한다’는 원칙을 견지해 왔음에도 보강근이 결여된 이례적인 설계에 대해 크로스체크 등을 통해 완벽하게 걸러내지 못한 채 동일한 설계사에 단순히 재검토를 의뢰하는 안일한 대처에 그친 결과, 붕괴를 막지 못한 것은 GS건설 답지 못한 부끄러운 실수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GS건설은 “콘크리트 강도 문제는 붕괴사고로 인한 데미지인지 여부 그런 데미지가 건물 전체 안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되 만일 안전에 문제가 된다면 그것이 어디까지가 되었건 최대한 재시공 범위를 충분히 넓혀서 안전과 관련된 모든 문제점을 원천적으로 제거토록 하겠다”면서 “다시 한번 입주예정자 여러분께 깊이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검단아파트 지하주차장 사고원인으로는 철근 누락이 지목됐다. [사진=국토교통부]
검단아파트 지하주차장 사고원인으로는 철근 누락이 지목됐다. [사진=국토교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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