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소재 게임…출시 전 주목받다 출시 이후 각종 논란에 휩싸여
제작비 약 7억원 중 펀딩으로 8500만원, 국가지원금 1억 1900만원 투입
개발사 겜브릿지 결국 해체…게임 판매 자체도 2022년 8월부터 중단

웬즈데이는 출시전 구 일본군 위안부를 소재로 했다는 점 때문에 많은 언론들의 주목을 받았으나, 출시 이후 각종 논란에 휩싸이면서 지난해 판매가 중단됐다. [사진=겜브릿지]

구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소재로 제작됐다가 좋지않은 게임성에 논란을 낳았던 ‘웬즈데이(The Wednesday)’가 국가지원사업 지원금과 텀블벅 크라우드 펀딩(이하 텀블벅 후원)으로 받은 제작비를 엉뚱한데 사용했다는 주장이 다시 제기됐다. 특히 텀블벅 후원에 대해서는 보상으로 내건 각 국 언어 번역에 대해 개발팀에서 관심이 없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개발에 참여했던 제보자 A씨는 지난달 27일 소비자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개발사 겜브릿지가 텀블벅 후원을 할 당시 후원자들에게 많은 양의 후원을 받아 웬즈데이 게임 내에 영어와 일본어 등 각국 언어로 번역된 내용을 추가해야 했는데, 실제로 이루어진 15건의 문서는 게임 내에 아이템에 적힌 글귀 등으로 반영이 됐으나 실제 텀블벅 후원보상으로 약속된 일어번역으로까지 이어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A씨가 제공한 당시 번역 담당자와 게임 개발팀간에 메일 및 채팅 내역에 따르면 겜브릿지 측은 텀블벅 후원 시작 당시 일어와 중국어 등에 대한 번역을 소망하고 있었고, 이후 펀딩 목표를 달성하면서 자의적으로 재능기부 형태로 번역에 참가하겠다고 밝힌 이들에게 일부 아이템의 번역을 의뢰했다. 이후 해당 번역을 받은 겜브릿지 측은 지난 2020년 4월 23일 게임 엔딩 크레딧에 번역 담당자의 이름을 올리겠다는 메일을 끝으로 더 이상의 연락을 주고 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다.

A씨는 이에 대해 “텀블벅 후원 달성 보상으로 적혀있던 번역은 단순한 아이템의 번역이 아닌 전체 시나리오와 게임 등에 대한 번역이 되어야 한다”면서 “억단위의 개발비가 들어간 게임이면 번역물이 그렇게 작을 리도 없고, 일부 번역 담당자가 시나리오 번역에 대한 의사를 밝혔음에도 내부에서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웬즈데이는 텀블벅 후원당시 보상으로 각국 언어로 번역하는 로컬라이징을 보상으로 내걸었다. 물론 지켜진 것은 없었다. [사진=텀블벅]
웬즈데이는 텀블벅 후원당시 보상으로 각국 언어로 번역하는 로컬라이징을 보상으로 내걸었다. 물론 지켜진 것은 없었다. [사진=텀블벅]

당시 웬즈데이의 텀블벅 후원은 목표량의 300%를 초과 달성했기 때문에 영어·중국어·일본어·프랑스어·독일어·네델란드어로 번역되어야 했다. 그러나 웬즈데이는 지난 2020년 12월 1일 출시 이후 각종 논란과 혹평을 받았으며, 한국어를 제외한 다른 국가의 번역은 전혀 적용되지 않은 상태였다. 이후 약 17일이 지난 12월 18일 영어가 지원되기 시작했으며 다음해인 2021년 3월 5일이 되서야 중국어가 지원됐지만, 다른 국가의 언어는 지원되지 않았다. 

이후 웬즈데이는 2022년 8월 25일 판매가 중단되기까지 수많은 논란을 낳았다. 특히 게임 개발에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콘진원)으로부터 지원받은 1억 1900만원과 텀블벅 후원으로 모은 8400만원 가량을 포함해 7억원이 투자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게임성과 퀄리티가 심각할 정도로 낮아 엄청난 비판에 직면했다. 

특히 겜브릿지가 웬즈데이 이전 몇가지 게임을 개발하고 이에 대한 지원사업 선정과 수상경력이 여럿있는 회사였다는 것도 논란을 키웠다. 그런 회사에서 나온 신작이 인디게임보다 게임 퀄리티가 떨어진다는 것 때문에 당시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처음부터 사기 목적으로 텀블벅 펀딩과 콘진원의 지원금을 끌어들였다는 주장이 나왔다.

여기에 텀블벅 후원 시작 당시 이미 개발비로 2억원 이상을 사용했다는 내용을 겜브릿지 측이 밝혔다는 사실이 발견되고, 후원 버전 그래픽과 출시 버전 그래픽에 차이가 없다는 사실 또한 알려지면서 끌어들인 돈으로 대체 뭐했느냐는 지적도 있었다.

이 밖에도 다양한 논란이 엮이면서 당시 겜브릿지 측에서는 해명글을 통해 여러 논란에 대해 해명했으나 대부분 해결되지 않다가 겜브릿지가 해체되면서 결국 텀블벅 후원 당시 약속은 지켜지지 않게됐다. 웬즈데이도 2022년 8월 판매가 결국 중단되면서 사라지게 됐다.

당시 개발비에 대한 해명이 담긴 겜브릿지 측의 입장문을 살펴보면 앞서 언급된 국가지원금 및 텀블벅 후원금 2억 300만원과 비플러스 대출 펀딩 5000만원, 겜브릿지의 2019년도 매출 3억원, 초기 자부담 2500만원에 추가 대출을 합쳐 총 7억원이 투자됐다. 

A씨는 이번 제보에 대해 “개발팀이 완전히 해체돼가지고 이 문제를 따질 수 있는 사람이 없는 상황이었는데, 이번에 게임물관리위원회 이용자간담회에서 웬즈데이와 관련해 이야기가 나왔길래 이제는 공개해도 되겠다 싶어서 이번에 제보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한편 콘진원은 지난달 31일 소비자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웬즈데이의 국가지원사업 지원금에 대해 “해당 사업은 1년 이내, 대체로 9개월 이런 정도의 제작 지원이었고 지원금의 70%를 선지급한 뒤 1번 중간평가를 진행한다”면서 “당시 웬즈데이의 경우 중간평가 결과 결과물이 좋지않은 것으로 판단해 나머지 지원금 30%는 지급하지 않는 것으로 판정됐다”고 밝혔다. 

소비자경제신문 권찬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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