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코로나 19 대응 위해 전략적 지원
치료제·백신 올해 내년 걸쳐 집중 개발
국내외 기업도 치료제 연구에 ‘불붙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 3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코로나19 치료제 백신개발 범정부지원단 3차 회의에서 공동단장인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 3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코로나19 치료제 백신개발 범정부지원단 3차 회의에서 공동단장인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 19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치료제 및 백신 개발에 정부가 대규모 지원에 나서 관심이 모아진다. 국내외 기업들 역시 관련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정부 “코로나 치료제 연내 만든다”

정부는 3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 범정부 지원단 제3차 회의를 열고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전략적 지원에 나설 것을 선언했다. 투입되는 추경 예산은 약 1조 원이다.

보건복지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은 4월부터 치료제, 백신, 방역물품‧기기 3개 분과회의를 매주 운영함과 동시에 범정부 지원단 및 실무추진단 회의를 격주로 개최하는 등 범정부 지원 체계를 본격적으로 가동해왔다. 정부는 치료제 분야에서 혈장 치료제와 항체 치료제, 약물재창출 연구 등을 집중 지원하기로 했다.

혈장 치료제는 코로나19 완치자의 혈장을 채취하고 농축해 약으로 만든 것이다. 혈장은 혈액 중 적혈구와 백혈구, 혈소판 등이 빠진 액체 성분으로 완치자 혈장에는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항체가 들어있는 만큼 효과가 기대된다.

정부는 연내 혈장 치료제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다만 해당 치료제를 개발하려면 완치자 혈장이 대량 필요한 만큼 정부는 현재 대한적십자사와 함께 경기 안산시와 대구광역시 등에서 혈액을 모으는 중에 있다.

역시 이날 열린 코로나19 정례브리핑을 통해 김강립 1총괄조정관은 “혈장치료제의 근본적인 한계는 완치자 혈액에서 추출한 혈장 속 성분을 활용하는 방식이라 많은 양의 혈액을 확보하는 게 전제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중앙방역대책본부 정은경 본부장은 “만 18세 이상~65세 미만이며, 완치·격리해제 후 14일 이상이 경과하신 분들은 참여가 가능하므로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항체 자체를 이용하는 항체 치료제에 대해서도 정부는 내년 개발이 목표임을 밝혔다. 올 하반기 임상을 추진하며 이에 앞서 국립보건연구원과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등은 쥐와 원숭이 등을 대상으로 동물실험을 지원할 예정이다.

약물 재창출도 나파모스타트 등 일부 약물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을 받아 현재 국내 임상시험을 진행 중에 있다고 이날 발표됐다. 빠른 시일 내에 그 성과가 나오도록 정부는 해외기관과 협의하고 있음을 밝혔다. 나파모스타트는 항응고제와 급성 췌장염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다.

백신 분야에서는 합성항원 백신 1건 및 DNA 백신 2건 등 3대 핵심품목을 이듬해 하반기 개발을 목표로 집중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앞으로 개발된 백신에 대한 국가 비축을 확대해 기업 부담을 완화하고 필요 시 백신을 국내서 대량 생산 가능하도록 공공 및 민간 시설도 사전 준비할 것이라고 정부는 밝혔다.

또 정부는 코로나19 치료와 관련해 치료제로 개발 중인 ‘렘데시비르’에 대해 특례수입을 결정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관계부처, 수입자인 길리어드사이언스코리아와 조속히 국내 수입을 협의해 나갈 방침이다. 더불어 코로나19 중증환자 치료에 필요한 인공호흡기와 에크모 등 의료기기, 의료진을 위한 개인보호구도 확보하기로 했다.

중장기 감염병 대응 연구기반도 강화한다. 정부는 국립 바이러스‧감염병 연구소를 올해 하반기부터 오는 2022년 사이 설립해 감염병 연구 개발 컨트롤타워로 삼고 바이러스 분야 기초를 키우기 위해 한국 바이러스 기초연구소 설립을 추진할 방침이다.

또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위기가 발생할 경우에 대비해 자금지원과 제품 인허가 등을 신속히 할 수 있도록 특별법 제정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정부는 대책 발표 이후에도 범정부 지원단 및 실무추진단을 상시 운영해 추진과제별 이행 상황을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현장 점검 및 추가적 대책발굴을 위해 기업 애로사항 해소 지원 센터를 지속 운영하는 등 치료제‧백신 개발을 끝까지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코로나 치료제 경쟁 해외서도 속도전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해외에서도 코로나19 치료에 대한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해외 백신 임상시험 건수를 보면 중국이 현재 5건으로 가장 많이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3건, 영국과 독일은 각 1건의 임상시험을 진행 중에 있다. 백신 후보물질은 총 10종이다.

지난달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내놓은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국내외 치료제 및 백신 개발 현황과 과제’에 따르면 백신 개발을 강화 중인 대표적 기업은 캔시노 바이오로직스(중국), 이노비오(미국), 모더나 테라퓨틱스(미국), 존슨앤존슨(미국), 큐어백(독일), 글락소스미스클라인(영국), 사노피(프랑스) 등으로 나타났다.

국산 치료제 역시 개발 ‘기대감’

국내 기업들 역시 국산 치료제·백신 개발에 빠른 속도를 내고 있다.

셀트리온은 이달 중 항체 치료제 임상 물질에 대한 대량 생산에 착수한다. 개발 중인 코로나 19 혈장 치료제 GC5131A를 무상 공급하겠다고 선언한 GC녹십자도 다음달 중 임상시험 진입을 목표로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제넥신이 개발 중인 코로나19 DNA백신 ‘GX-19’는 이달 초 인체 임상을 코앞에 뒀다. 제넥신과 컨소시엄을 구성한 바이넥스는 이미 GX-19 임상시료 생산을 완료하고 상업용 생산계획을 준비 중이다. 휴벳바이오는 옵티팜과 손을 잡고 백신 공동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소비자경제신문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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