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이헌 후보 자진 사퇴 "후보자들 연봉만 즐기는 무능한 자 취급 모욕적"
중앙회 회장 고액 연봉 지적에도 회추위 검증능력 도마 위

저축은행중앙회 로고(저축은행중앙회 제공=연합뉴스)
저축은행중앙회 로고(저축은행중앙회 제공=연합뉴스)

[소비자경제 권지연 기자] 사무금융노조 저축은행중앙회 노동조합이 제18대 중앙회장 선거를 원점에서 치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국사무금융노조 저축은행중앙회지부는 18일 성명서를 통해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최종 후보자로 확정된 3명 중 한이헌 후보자가 일부 회추위원이 연봉삭감 등을 부당하게 강요한 것에 심한 모욕감을 느끼고 후보직을 사퇴하는 일까지 벌어지게 됐다”며 회장 선거 전면 중단을 촉구했다. 

◇ 노조, 회장 선거 전면 중단 촉구… “후보자 자격검증 않고 거래” 주장  

한이헌 전 국회의원(75)은 중앙회장 선거에 출마했다가 17일 후보직을 사퇴했다. 

한 전 의원은 저축은행 대표들에게 문자메시지를 통해 “면접시간에 세 후보자 모두에게 연봉삭감 통보를 했다고 하니 이번 인터뷰의 목적이 자질과 역량 검증에 있지 않았음이 분명하다”며 “이러한 행동은 ‘후보자들이 연봉만 즐기려는 무능한 자들 이라고’보는 시각에서 나온 것으로 심각한 모욕행위”라고 사퇴 이유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이에 앞서 지난 16일 제18대 중앙회장 후보자들에게 연봉삭감과 중앙회 인사개입 동의 각서제출을 요구한 회장후보추천위원회 위원인 민국저축은행 양형근 대표의 갑질 횡포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저축은행중앙회장의 연봉이 터무니 없이 많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그 이유는 성과급을 포함해 연봉이 7억원을 훌쩍 넘기 때문.  

지난해 정태옥 의원이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 회장 연봉은 7억3500만원. 금융투자협회 회장의 경우 6억원 수준이었다. 그래서 유사 금융기관 회장보다 연봉이 높아 저축은행중앙회 안팎에서 불편한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그런데도 민국저축은행 양 대표는 노조 측이 고액 연봉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것과 관련해 <소비자경제>를 통해 "연봉삭감을 요구하는 각서를 요구했다는 노조측의 주장은 사실무근”이라고 잘라 말했다.  

저축은행중앙회 회장의 고액연봉 논란과 해당 저축은행 대표의 ‘사실무근’ 주장에도 한 전 의원이 돌연 사퇴하면서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의 검증 부실 논란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노조 관계자는 “한 후보가 불공정 요구를 받은 것에 불쾌감을 느껴 사퇴했다. 이는 나머지 두 명은 인사개입, 연봉삭감 등을 수용하고 거래를 통해 후보자로 낙점됐다는 것”이라며 “후보자 자격검증을 하라고 회추위에 들어가 있는 사람이 이런 식으로 하는 것은 월권이며 일종의 중앙회 회장 길들이기”라고 지적했다. 

노조 측은 회추위에서 특정인이 3년 이상 하거나 이사회 이사직과 지부장직 겸직 제한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또 민국저축은행 양 대표의 경우 10여년 동안 회추위에 영향력을 행사해온 것에 비판의 날을 세우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 회장 선거는 오는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에 있는 더케이호텔에서 79개 회원사 모인 총회에서 투표를 통해 진행된다. 노조는 이날 불공정한 회장 선거를 막기 위해 기자회견와 집단 시위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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