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내려 예측 어렵고 피해 눈덩이

▲ 2011년 수도권 집중호우로 잠긴 도로(출처=기상청)

[소비자경제=강연주 기자] 장마가 시작되고 연일 비소식이 이어지면서 매년 이맘때 국민의 마음을 졸이게 했던 가뭄에 대한 걱정은 해소될 전망이다. 문제는 한 번에 많은 양의 비를 쏟아붇는 국지성 호우가 증가하고 있어 비 피해를 막기위해 국민들의 각별한 준비가 요구된다.

◆ ‘마른장마’ 올해는 안심

올해 장마는 지난 1일부터 시작됐다. 4일에도 충남북도와 일부 전라북도, 경상도, 강원도에는 호우특보가 발효됐다. 기상청은 이번 비는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시간당 30mm 이상의 많은 비를 동반하고 있어 비 피해를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전국적으로 장마가 시작됐지만 지난해 모든 국민을 애타게 했던 ‘마른장마’의 공포는 아직 가시지 않았다. 이는 최근 엘리뇨 등 지구촌 이상기후로 인해 강우량이 정상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국내 6월~8월 평균 강수량은 약 723.2mm로 연평균강수량의 60%를 차지한다. 그러나 지난해는 같은 기간 강수량이 388.0mm로 평년의 54%밖에 되지 않았다. 장마기간 강수량 역시 239.8mm로 평년 356.1mm보다 크게 못 미쳤다.

2013년 6월~8월 강수량은 567.5mm로 평년의 78%였고, 2014년 같은 기간 강수량은 599.8mm로 평년의 83.6%였다.

마른장마에 대한 공포가 올해도 이어지고 있는 이유는 실제 지난 6월 국내 강수량이 평년에 크게 못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6월 한 달간 강수량은 54.4mm로 평년 133.2mm의 40.8%였다. 강수일수도 8.0일로 평년보다는 1.9일, 지난해보다는 3.0일 적었다.

그러나 올해 장마는 예년 수준을 되찾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용진 기상청 대변인실 직원은 “올해 장마는 마르지 않았다. 비가 오지 않는다고 느끼고 있는 것일 뿐 실제로 올해 장마는 통계 치와 비슷하다. 장마라고 매일 비가 오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 (자료 출처= 기상청) (소비자경제 그래프)

◆ 가뭄만큼 무서운 집중호우, 발생 빈도 잦아져

문제는 많은 비가 한꺼번에 집중적으로 내리거나 특정 지역에만 집중적으로 내리는 국지성 호우의 빈도수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2012년 기상청의 발표에 따르면 국내의 집중호우 발생 빈도는 약 30%나 많아졌다.

이는 짧은 시간에 많은 양의 비가 내리다 보니 산사태, 침수 등의 피해가 쉽고 갑자기 내리는 경우가 많아 미리 대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국지성 호우는 덥고 습한 공기덩이에 여름철의 높은 온도로 인한 대류 불안정이 더해져 내린다. 습한 공기덩이와 높은 온도가 만나 큰 구름대를 만들고, 수증기가 지속적으로 유입돼 거대해진 수증기 덩어리가 정체해 비를 내릴 때 국지성 집중호우라고 부르는 것이다.

4일에는 집중호우로 낙석이 떨어져 이를 피하려던 열차가 궤도를 이탈하는 사고도 발생했다. 동대구를 향하던 무궁화호는 봉화에 있는 영동선 철로에서 낙석이 떨어지는 것을 발견하고 급정거했다. 이 사건으로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버스로 다시 이동하고 열차가 연착되는 등 불편을 겪어야 했다.

2011년 7월에는 3일 만에 연평균강수량 1100mm~1400mm의 4분의 1 양의 비가 내리는 집중호우로 인명피해와 재산피해를 입었다. 이 집중호우로 57명이 사망하고 12명이 실종됐다. 또한 2500억 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21~24일 시작된 올해 장마에도 집중호우가 계속됐다. 1일에는 100mm가 넘는 비가 내렸다. 이날도 시간당 30mm안팎의 강한 비가 내리는 지역이 있었다. 4일에도 서울, 경기도, 강원북부에 시간당 30mm 이상의 강한비와 함께 많은 비가 내렸다.

◆ 예측 힘든 집중호우, 미리미리 대비하자

▲ 집중호우로 인해 4일 오전 부안군 변산면 격포항에 정박중이던 7.3톤급 선박이 침수돼 크레인으로 인양을 하고 있는 모습. 호우가 농경지, 낙석, 도로 등의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출처=포커스뉴스)

집중호우가 발생하는 현상은 매우 빠르게 나타나기 때문에 예측하기 어렵다. 따라서 미리 대비하지 않으면 그 피해는 심각할 수 있다. 더욱이 올해 1호 태풍이 예고돼 강풍 및 호우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집중호우에는 저지대 및 상습침수지역, 정전, 고압전선, 신호등, 옥상, 지하실, 하수도 맨홀 등을 주의해야 한다. 저지대와 상습침수지역은 대피할 장소를 미리 알고 있어야 하고 정전 등의 비상상황에 대비해 손전등을 준비해야 한다.

또한 건물 옥상, 지하실 하수도, 맨홀, 가로등, 신호등, 고압전선 등은 감전 위험이 있으므로 접근하지 않는 것이 좋다. 예보와 특보 상황을 수시로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기상청은 홈페이지에 집중호우 사례를 정리하고 원인과 대비책을 설명하고 있어 이를 읽어보는 것도 좋다.

기후의 영향을 많이 받는 업종 중 하나는 농업이 있다. 농사는 농민의 삶뿐만 아니라 이후 출하량 등에 따라 가격 변동이 많아 일반 국민의 지갑과도 직결된다. 따라서 태풍, 집중호우 등에 대한 농가의 준비는 중요하다.

농업 시설물은 미리 보수해야 하고, 작물이 없는 비닐은 제거해놓아야 한다. 또한 환기팬을 가동하면 비닐하우스가 들뜨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이밖에도 농기계 점검 및 안전한 보관도 중요하다. 또한 채소, 과수, 벼, 축산 별 대비책을 확인하고 준비해야 한다.

정병석 농림축산식품부 재해보험정책과 사무관은 “집중호우가 반드시 농가에 피해를 주는 것은 아니다. 농작물에 따라, 토질에 따라 다를 수 있다. 현재까지의 강수 정도로는 문제가 없다. 그러나 배추나 무의 경우 비가 많이 와 물이 차면 뿌리가 썩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서 “매년 농가에 있을 수 있는 재해에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농가에서 이를 많이 봐야 한다”며 재해 방지 준비를 당부했다.

 

강연주 기자 npce@dailycn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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