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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향
2010년 7월 27일 오전 1시 30분경, 경북 울진에 있는 제 가게 내부에 설치 된 웅진코웨이(이하 웅진) 제품으로부터 화재가 시작되었습니다.
화재로 인하여 저의 보금자리이자 삶의 터전이 한순간에 날아가고, 주위 가게 등 상가건물 전체가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당시 이 화재는 뉴스에 방송 될 정도로 큰 사고였습니다.
방에 있던 웅진-공기청정기 쪽에서 불이 시작됐다는 목격자의 증언으로 당사에 연락을 했고, 담당자가 화재현장에 나와 현장을 확인했습니다.
방문한 담당자에게 국과수 의뢰 중인 사실과 화재당시의 상황을 상세히 설명했습니다. 어느정도는 인정한다는 답변을 받았고 그에 따른 보상도 당사 내부 조정 및 결정을 통해 꼭 해주겠다며 집을 잃고 일터를 잃은 저를 안심시켰습니다.
그때까지만해도 웅진의 책임감 있는 태도에 당사에 대한 저의 믿음과 신뢰는 그 어느것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잠깐이었습니다.
보상해주겠다는 약속은 온데간데 없고.. 결정해서 전화 주겠다는 말만 몇십번 반복하며 제가 전화를 하기전에는 연락 한번 없었습니다. 재방문하겠다던 약속도 계속 미루기 일쑤였습니다.
사고 이후 국과수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그 내용은 멀티콘센트에 연결된 공기청정기 코드배선에서 발화가능성이 있고, 공기청정기 내부가 매우 심하게 연소된 점으로 미루어 내부 발화가능성도 배제 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더불어 멀티콘센트에 연결되어 있던 TV의 경우, 내부는 거의 연소되지 않고 TV가 놓여진 우측 바닥 즉, 공기청정기쪽에서 접근된 화염에 의해 연소된 현상이 뚜렷한 점으로 보아 외부화염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크므로 TV에 의한 발화가능성은 적다고 했습니다.
화재사고후 대부분의 감정결과가 감정물로 제시하는 연소잔해물이 매우 심하게 손상된 상태이기때문에 명확히 논단하기는 어렵다고는 한다지만, 위 감정서 내용이면 충분히 원인을 파악하고 해석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웅진은 이 내용을 보고 자사제품이 명확히 화재원인이라는 문구가 없으니 아닐 수도 있지 않냐는 아주 이기적인 해석을 하며 힘 없고, 돈 없고, 무지한 소비자를 상대로 말도 안되는 트집을 잡고 말을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전화 통화를 통해 억울함을 호소하다가 답답한 마음에 당장이라도 본사로 쳐들어 가고 싶지만 노모를 모시며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저로서는.. 시골에서 가까운 거리도 아니고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웅진의 계속되는 말 바꾸기에 지쳐 갔고 더 이상 기다릴 수 만은 없었습니다.
지금은 어렵게 빚을 얻어 가게를 대충 수리해서 장사를 다시 시작했지만 대출이자와 가게세를 감당하며 힘들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거기에다 당시 화재로 인해 피해를 본 주변 상가들은 가입한 화재보험을 통해 보험사로부터 보상을 받았고, 그 보험사들이 저에게 구상권을 청구하면서 그동안 수차례의 법원호출이 있었고 현재 5천만원 이상의 거액을 청구하는 법원서류가 제 앞에 와 있습니다.
저는 이제 어떡하나요.. 매일 불면증에 시달리고.. 모든게 다 걱정이고.. 한숨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정말이지 눈을 뜨고 있어도.. 이 일만 생각하면 앞이 캄캄합니다. 심지어 삶을 포기 하고도 싶어집니다…
힘든 시간이 시작된지 그렇게 그렇게 벌써 2년이 다 되어 갑니다.
혼자 감당하고 혼자 싸우기에는.. 너무 벅차고 힘들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세상에 알려야겠다고 마음 먹었습니다.
웅진은 이제와서 보상 받고 싶으면 소송을 하라 합니다. 어렵게 사는 사람이 소송을 어떻게 하냐고 말하니 무조건 소송에서 이기면 보상받지 않냐고 합니다.
이제는 저를 무시하고 비아냥 거린다는 생각까지 듭니다. 돈 없는 서민의 입장을 한번이라도 헤아렸다면 그게 자사 제품을 애용하는 고객에게.. 그리고 그 제품 때문에 너무도 힘들어 하는 저에게 할 소리입니까?
그게 2년동안 기다린 피해 고객에게 웅진이 해줄 수 있는 최선의 보상인지 묻고 싶습니다.
제가 잘못한 게 있다면,
웅진을 믿고 적지도 않은 대여비를 주며 공기청정기를 사용한 죄!
예고없이 갑자기 화재사고를 당한 죄!
보상해 주겠다는 웅진 직원과의 통화내용을 녹취하지 못한 죄!
무조건 믿기만 하고 바보처럼 확약서 하나 못 받은 죄!
답답한 마음에 고객센터 상담원 붙잡고 하소연 한 죄!
그래도 믿고 2년동안 기다리기만 한 죄!... 밖에 없습니다.
지금이라도 웅진의 제품을 이용하는 고객들을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피해보상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주시기 바랍니다.
웅진이 미래를 다 불태워 날려 버린 덕분에 어차피 저는 더이상 잃을 것도 없습니다. 계란으로 바위치기라고 비웃어도 어쩔 수 없습니다. 앞으로 살기 위해서는 방법이 없습니다. 끝까지 싸울것이고, 그리고 이길 것입니다.
불이 난 그날 제 일터와 집이 없어지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제 목숨이 다했더라면.. 혹시 그랬더라도 웅진이 이렇게 나몰라라 했을까봐 너무 무섭고.. 웅진을 믿고 사랑했던 고객의 한 사람으로서 끝없는 배신감에 오늘도 잠을 못 이룹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