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증상 없이 갑자기 나타나는 질병…골든타임 중요하다
작은 증상도 간과하지 말고 즉시 의료기관을 방문해야 한다
정부, 심근경색증 발병률에 대한 직접 통계 없다…통계 자료 및 등록 시스템 구축 필요

겨울철 큰 일교차로 심장질환 중 심근경색이 급증한다.(사진=연합뉴스 제공)
겨울철 큰 일교차로 심장질환 중 심근경색이 급증한다.(사진=연합뉴스 제공)

[소비자경제신문 박은숙 기자] 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지고 활동량이 줄어들면 심근경색 등 심장 질환이 급증한다. 심근경색은 특히 지역별로 사망률에 큰 차이를 보이는 등 여러 문제가 있어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와 정부의 철저한 관리 감독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12일 국회에서 ‘급성 심근경색증의 지역 간 사망률 불균형 어떻게 줄일까’라는 주제의 공청회가 열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5~2017년 월별 급성 심근경색 환자 수는 12월이 가장 많다. 추운 날씨에 몸은 기온이 내려감에 따라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혈관을 수축시킨다. 혈관 수축이 계속되면 압력이 커져 혈압도 올라간다. 잦은 수축으로 혈관이 딱딱지고 심장기능을 마비시켜 심근경색을 유발할 수 있다.

심근경색은 심장 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을 갑자기 막히면서 심장근육 괴사를 일으키는 질환이다. 돌연사의 주요 원인 중 하나여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고혈압이나 고지혈증을 앓고 있는 환자는 실내외 온도차 15도 이상인 환경에 장시간 있으면 심근경색 위험률이 40%나 높아질 수 있다.

심근경색은 특별한 증상 없이 갑자기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갑작스럽게 가슴통증이 30분 이상 지속되고 호흡곤란, 식은땀, 구토, 현기증이 동반되면 심근경색을 의심할 수 있다.

심근경색 대처에는 골든타임이 중요하다. 우선 빠른 시간내 치료를 받아야 살 수 있다. 증상이 심하지 않아도 환자는 직접 운전해 의료기관을 찾으면 안 된다. 또 기족이나 지인이 올 때까지 기다려서는 안된다.

김녹범 경상대병원 권역심뇌질환센터 교수는 “심근경색은 빨리 의료기관에 가야 사망률을 낮출 수 있다. 119를 이용하면 골든타임내에 도착한다. 2시간 이내 도착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실제로 119 구급차 이용하는 사람들이 적다. 자가용이나 택시를 타고 온다"며 "자가용이나 다른 구급차로 오면 살릴 수 있는 가능성이 낮다"고 강조했다. 

◇ 한국, OECD 유일하게 증가하는 나라…지역간 사망률 불균형

지난 2015년 OECD 평균 급성 심근경색 사망률은 7.5%에서 2017년 6.9%로 감소하는 추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한국이 유일하게 2015년 8.1%에서 2017년 9.6%로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 통계에 따르면 심근경색증 환자가 2014년 82952명에서 2018년 110773명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또 하루에 평균 60명 가량, 25분마다 한 명이 발병하는 셈이다.

심각한 부분은 계속 제기된 지역간 심장질환 사망률이 불균형한 부분이다. 경남이 서울에 비해 2배 높다. 경남 내에서도 심장질환 사망률이 가장 높다.

특히 심근경색 중 119 구급차 이용률과 사망률을 살펴보면 서울, 경기, 대전 지역은 119 구급차 이용률이 높고 사망률이 낮다. 경남은 119 구급차 이용률이 낮고 사망률이 높은 것으로 타나났다. 치료가 가능한 병원 지리적 불균등 분포가 심장질환 치료에 있어서 지역적 편차가 높게 나타나는 원인으로 확인됐다.

12일 열린 공청회에서도 이 문제가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현재 정부 부처에서 심근경색증 발병률에 대한 직접 통계를 관리하지 않고 있다. 당장 질환 관리를 위해 필요한 기초 자료가 없는 상황이다.

배장환 충북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 충북대병원 교수는 정부 차원의 통계가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배 교수는 "암에 걸리면 암등록 사업을 해서 국가에서 정보를 관리한다. 문제는 한국에 심근경색증 발생률에 대한 직접 통계가 없다"며 "늦었지만 고령화에 따른 질환의 급속한 증가에 대해 정부가 시급성을 인식하고 통계 자료 및 등록 시스템 구축에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김윤 서울의대 의료관리학 교수는 병원 전단계 문제를 지적하며 방안을 내놓았다. 그는 “병원 단계에서의 문제도 크다. 치료 가능 병원의 분포는 매우 불균등하다”며 “권역과 지역 심혈관센터가 미지정 되어서 공식적인 진료체계가 부재하다 ”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심뇌응급센터에 대한 인증제도를 구축해 치료능력이 제대로 갖춰졌는지 확인하고 부족하면 개선할 수 있어야 한다. 중앙센터 구축으로 전체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문제숙 보건복지부 질병정책과 사무관은 "권역센터 14개를 중심으로 등록 사업을 하고 있다“며 ”하지만 전체 심뇌혈관 질환을 파악할 수 없다. 앞으로 개선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국회에서 심근경색 지역 간 사망률 불균형 해소를 위한 ‘급성 심근경색증의 지역 간 사망률 불균형 어떻게 줄일까’라는 주제로 12일 공청회를 열었다.(사진=소비자경제)
국회에서 심근경색 지역 간 사망률 불균형 해소를 위한 ‘급성 심근경색증의 지역 간 사망률 불균형 어떻게 줄일까’라는 주제로 12일 공청회를 열었다.(사진=소비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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