왈인마을, 장고재마을 주민들이 집단 암 발병 피해 호소
공대위, 암 집단 발병한 장점마을 사태에 대한 책임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 대책 촉구
해당 공장 문 닫은 상태... 공장 사장도 사망해 피해 배상의 길 막막

금강농산서 발견된 폐기물(사진=연합뉴스 제공)
금강농산서 발견된 폐기물(사진=연합뉴스 제공)

[소비자경제신문 박은숙 기자] 전북 익산 장점마을에서 암 집단 발병에 이어 인근 마을에서 암 환자가 집단으로 발생했는 주장이 나왔다.

장점마을과 인접한 왈인마을, 장고재마을 주민들이 집단으로 암에 걸려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왈인마을 주민들에 따르면 비료공장이 설립된 후 암 환자만 8명 확인됐다. 장고재마을은 10명 정도 암에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왈인마을과 장고재마을은 모두 잠정마을 비료공장과 1km 떨어진 곳에 있다. 주민들은 장점마을의 암 집단 발병 원인이 비료공장과 연관된 ‘역학적 관련성’ 인정된 만큼 두 마을에 대한 암 발병 원인도 밝혀달라면서 역학조사를 요구했다.

주민들은 “마을에서 잠정마을 비료공장이 다 보인다. 우리 마을도 조사 좀 해달라”며 “잠정마을 같이 확실하게 주민들의 입장에서 조사를 해줄 역학조사팀이 필요하다”고 요구하고 있다.

◇ 환경부, 잠정마을 발병원인은 비료공장에서 배출한 유해물질... 해당 지자체들 반성과 사과

비료공장에서 담뱃잎 찌꺼기인 ‘연초박’으로 불법 유기질 비료를 만들어 인근 장점마을 주민이 22명 암에 걸려 14명이 숨졌다.

환경부는 지난 14일 장점마을 주민건강 영향조사 최종 발표회에서 집단 암 발병 원인이 인근 비료공장에서 배출한 유해물질 때문이라고 발표했다. 따라서 전북도 등 해당 지자체들이 관리 소홀에 대한 반성과 사과를 내놨다.

아울러 익산지역 21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익산환경문제해결 범시민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는 18일 성명서를 통해 암이 집단 발병한 장점마을 사태에 대한 책임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 대책을 촉구했다.

공대위는 “KT&G는 다른 비료업체가 연초박을 비료 원료로 사용하는 불법행위로 행정처분을 받은 사실을 알면서도 익산 금강농산을 비롯한 전국의 비료공장에 연초박을 계속해 위탁 처리했다. 법적·도덕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공대위는 “주민들이 겪는 엄청난 고통은 그 무엇으로도 위로될 수 없겠지만 아픔을 공감하고 상처를 보듬을 수 있는 것이라면 행정이 발 벗고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정치권도 사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익산시의회는 20일 성명을 통해 집단 암 발병한 장점마을 사태에 대한 책임을 규명하고 재발방지책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익산시의회는 "장점마을 집단 암 발병이 비료공장인 금강농산의 유해물질 때문이라는 환경부의 발표에 비통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면서. "환경부, 전라북도, 익산시는 그동안 주민들의 고통을 외면했던 무책임함을 인정하고 진정한 반성과 함께 장점마을 주민들이 겪어야 했던 정신적·육체적 피해에 대해 확실히 보상하라"고 지적했다.

현재 해당 공장은 이미 문을 닫은 상태다. 또 공장 사장도 사망해 피해 배상의 길이 막막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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